올해 처음으로 찾아간 거주지 인근의 대형 저수지.
올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했던
저수지 중에 한곳인 이곳은
여름 내네 마름으로 뒤덮여 져서
낚시가 불가능한 평지형 저수지입니다.
형님과의 동출이 잡혀 있어서
며칠전 답사를 다녀왔었는데요
역시나 낚시인은 단 한명도 안 보였고
첫 추위가 찾아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바람도 만만치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출조날.
미리 와서 출항 준비를 해 보려는데...
지난 주말의 추위로 한낮에는
점퍼가 필요했고 바람이 얼마나 불었던지
며칠전과 다른 풍경이 눈앞에 보입니다.
정박해 있던 수상보트좌대가 뒤집혀 있었고
이 수상보트좌대는 텐트살이 다 부러져 있더군요.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
이렇게나 화창한 날씨인데 말이죠
저 불법좌대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제작년에 신고해서 몇동 치운걸 확인하긴 했는데
다시 지어놨더군요.
불법좌대가 설치된 곳이 논뚝인데...
형님이 오시기 전에 후딱 세팅을 합니다.
타이밍 기가 막히게 세팅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찾아오신 형님^^
이른 시간부터 준비가 되었기에
여유있게 동반 출항을 하였는데요,
형님은 상류 줄풀과 마름밭으로,
저는 저수지 중상류에 넓게 분포된
연밭 생자리를 까고 들어갑니다.
생자리라 바닥이 얼마나 지져분하던지
몇군데를 옮겨다니며 그나마 자연 포켓이 보이고
바닥이 찍히는 포인트를 찾다보니
금새 찌불을 밝힐시간이 되었습니다.
인적 없는 저수지에 불어대는
스산하기 짝이 없는 차가운 바람.
거기에 빼곡한 연의 병풍이 만들어 낸 어둠에
찌불은 더 밝게 빛을 내는것이
이제 곧 겨울이 올것임을 알리는듯 합니다.
어디서든 움직이기만 하면
다 보일거 같은 찌불.
그러나 어둠이 완전히 내리면서 기온은
뚝뚝 떨어지고 찌불은 얼어붙은듯
꼼짝을 않습니다.
연밭 가운데에 혼자 있는게 외로울까봐
달님이 환하게 미소짖고 올라오지만...
' 니때메 찌가 잘 안보이거든! '
' 쫌 들어가줄래!!! '
ㅋㅋㅋㅋ
저수지에의 추운밤은 무료하기 그지없게 지나가고
새볔의 여명이 밝아오는 시각
움추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려 기지개를 펴는데
맨 좌측 찌불도 기지개를 펴며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 올라온다 올라온닷! '
넓게 분포된 연잎 위로 붕어를 띄워
강제집행 했는데...
아쉽게도 작은붕어가 나와줍니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만난 녀석이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고맙다. 어여 가라~♡'
해가 떠오르면서 따뜻한 기운이
차가웠던 밤공기를 몰아내고
밤새 고집했던 옥수수 미끼대신
새로운 미끼로 녀석들을 유혹해 봅니다.
한대 한대 글루텐을 밀어 넣는데
첫번째 붕어가 나왔던 똑같은 대에서
꼼지락 거리는 어신과 함께 찌마디가 바뀌는
선명한 오름이 보입니다.
글루텐이 녀석들의 입맛을 댕긴건지
때가 되서 나온건지ㅎㅎ
그리고 곧이어 찾아온 세번째 입질은
바로 앞 짧은 24대.
에구~ 베스가 많은 곳에서 잘살아야 할텐데ㅡㅡ:;
형님도 밤새 고생을 하시다가
철수 직전에 월척급 붕어를 만나셨다고 하더군요.
해가 완전히 오르며 잡어의 성화도 없어져 버린 저수지
물고기의 라이징 소리도 꿀렁임도 없는
작은 바람소리만이 귓가를 조용히 건드리는
평화로운 이 저수지도
이제 곧 이곳의 시즌이 찾아오면
발디딜 틈도 없이 시끌벅적 하겠지요.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찾아 보았습니다.
첫추위의 여파가 출조 당일까지 영향을 미쳐서인지
조과는 미비하였지만 오랜만의 형님과의 동출로
주위 청소도 하고 같이하고 다음 동출을 기약합니다♡.
다만 싸이즈가 조금 아쉬울따름이네요.ㅎㅎ
덕분에 잘 보고가며 다음엔 더 좋은곳에서 원하는 대물붕어 손맛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