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낚시 조행기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지금이 가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정도이지만
아직 10월이니까 가을이라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10월이면 한창 선선한 바람만 불어오고 맑은 하늘만 봤던 것 같은데
이제는 가을이 가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거기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도 태풍이 잦다고 하니까 언제나 주의하면서
안전하게 낚시를 즐겨야 하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걸을 때마다 욱씬거리는 발가락을 질질 끌고서 낚시터로 향했습니다.
슬럼프라는 핑계로 여름 내내 낚시대 한 번 안 잡았는데 그 짧은 가을만이라도
열심히 다녀서 제가 낚시꾼인 것을 잊지 말아야지요.
사실 예전엔 겨울에 얼음낚시라도 꼬박꼬박 다녔는데 이젠 날이 추우면
뼈가 시려서 얼음 낚시도 선뜻 잘 안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가을만이라도 열심히 다닐까 싶은데 어째 붕어들이
도와주지 않기로 맘 먹었는 지 입질 한 번이 없더군요.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제가 아니지요.
열심히 미끼 갈아끼고 열심히 캐스팅 하면서 한 마리라도 나와주기를 바라봅니다.
도시 불빛이 없는 물가는 케미불빛과 별빛이 어우러져 세상 아름답습니다.
확실히 도시에서는 별을 볼 일이 없다보니 하늘에 조금만 별이 많이 떠 있어도
배로 감동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물가에 피는 물안개도 아름답고 말이죠.
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자연에서 스스로 자라난 꽃들을 보면
괜히 대견하면서도 칭찬 해 주고 싶습니다.
저는 민들레에도 이슬이 맺히는 지 몰랐는데 아침 일찍 보니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있더군요.
누군가의 손을 타지 않은 것들은 확실히 그것들만의 개성이 돋보여
한참을 더 보게 됩니다.
하지만 마냥 꽃과 나무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죠.
더 좋은 조행기로 찾아오겠다 약속했는데 하필 카메라 칩을 집에다가
두고 오는 바람에 블랙박스 칩을 사용했더니 사진을 몇 장 찍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붕어 한 마리가 나와주어 꽝은 면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싶습니다.
이번 조행기도 일 주일 정도 늦었더니 이미 다음 영상에 올라갈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다음 조행기도 가지고 오겠습니다.
부족한 조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