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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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를 접어며...

참많은 시간을 물가에서 보냈다. 얼음이 녹을즈음 시작한 나의 물놀이는 얼음이 다시 얼어 찌를 회수하기위해 얼음이 녹기를 기다려야하는 11월말까지 계속되었다. 뒤돌아보면 일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물가에서 보낸게 아니었나하는 의구심마져 들게하는 시간들이었다. 밤의 절반을 물에 헌납하고도 모자라 돌아오는길은 언제 시간을 다시 내어 꼭 다시오마라는 언약을하고 하곤 했었다. 남들은 그럴 것이다. 허구한밤을 물가에서 보냈으니 괴기씨라도 말렸을것이라고... 물을 찾을때마다 내가 원하는 고기를 만날수가 있었다면 나는 무수한밤을 물에서 지새는 그런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만해도 그렇다. 시월중순부터 나는 열한번이나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며 대물과의 상면을 위한 승부를 벌였지만 단한마리의 대물은커녕 단한번의 입질을 소월지에서 받았던 기억밖에는 없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더많은 시간을 물가에서 보내게한 이유인것이지 괴기타작하러 다니는 킬러는 결코 아니었음을 나보다 더 많은 님들이 공감할 것이다. 얼마전 패장이 되어 범어지에서 돌아온 나를 집에 부모님은 왜추운데 사서 고생하냐고 건강생각해서 출조를 만류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괴기낚으러간 넘이 괴기는 고사하고 빈망태에 녹초가되어 돌아오니 어지간히 실력이없어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낚시에 끝이있다면 참많은 낚시인이 졸업장을 받았고 더러는 학위도 받았을 것이다. 등반에는 분명 목적이있고 정상이 있는데 이놈은 해도해도 그끝이 보이질않으니 아마도 나는 육체가 허락하는 순간까지 물가에서 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나자신마져도 왜? 라는 질문을 던질때가 많다.왜 무었 때문에 왜? 어쩌면 평생풀리지 않는 수수깨끼를 운명처럼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게 나의 운명이 아닌가 싶다. 11월22일날 범어지의 겨울은 나로 하여금 이번이 올해의 마지막출조라고 생각했다.너무 추웠고 이대로가다간 입질이들어와도 입질을 받아도 낚시줄이 얼어 챔질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마지막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다음날 저녁에 나는 범어지에 앉아있었다. 아침에 서리에젖은 낚시대를 닦으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수많은 상념이교차되어 머리를 스쳐지난다. 조건이좋아 하루에 세 마리나되는 월척을 낚던일, 자리를 놓고 옆조사와 실랑이를 벌이던일 모임날 계원들에게 거짓말하고 밤낚시갔던일, 꽝조사가되어 열받아있는데 아침에 온 젊은 조사가 바로옆자리서 월척을걸어 허파를 뒤집어 놓던일, 미숙한허접꾼에게 친절하게 채비매는법,챔질타이밍을 가르쳐주셨던 고마우신 조사님, 조급한마음에 식량도없이 출조했을때 찌게며 라면이며 같이먹자고 유난히 수줍음이많아 사양하는나를 억지로데려가 먹여주셨던 고마웠던 조사님등등... 아! 이대로 대를 접어야만 한단 말인가? 친구가했던말이 생각난다. 자기는 뉴질렌드에 태어나야 했었다고... 뉴질렌드가 아니어도 좋다. 미련이 남고 아쉬움이있을때 대를 접는 것이 어쩌면 너무 과하지 않고 적당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꾼들의 마음은 아무도 모를 일, 범어지에 앉아 추위와 바람과 싸우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그중에 어쩌면 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글을 읽다가 보니 제가 올린글로 착각할 정도로 저와 유사한 생각을 가짐을 알게되었습니다.그런데 돌아보면 낚시하는 모든분들이 님과 같은 생각을 가졌음을 아실겁니다..

ㅠㅠㅠ

제가 자주가는 경산 진량이나 자인면 각 저수지 가보면 허허벌판 같은 저수지마다 꼭 한분 조사분이 대를 드리우고 있음을 발견합니다.대부분 어망이 안 보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고기 잡는것 만이 낚시 하는 이유가 아님을 보여줍니다....지나가던 분들이 날씨도 춥고 고기도 안 잡히는데 여기서 무슨 청성(호들갑)을 떠냐고 말하지만...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분을 도리어 부러운 눈길로 바라봄은 웬일인지...

3월 본격적인 낚시즌을 맞이하기전에 ... 지치지 마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월동하시기 바랍니다.

님글에 대한 댓글을 달다보니 ...새벽 3시 물안개가 뿌옇게 일어나면서 바람에 흩날리고 서리는 하얗게 저수지를 덮고 혼자서 무념무상에 잠기는 모습...며칠전 모습이 사진처럼 제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아~~~다시 가고파라





조행기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이글을 보신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이시겠지만
붕선달님 이말이 생각납니다
"낚시는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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