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모양의 저수지

저수지마다 대물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가 있습니다. 시기가 맞는 저수지에서는 소음이나 달빛등 악재가 있어도 대물이 쉽게 입질을 합니다. 시기가 맞지 않은 저수지에서는 아무리 공을 들여도 "너 왔냐?"는 인사가 없습니다. 저는 그 저수지의 시기가 맞는가 그렇지 아니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저수지의 인물을 생각 합니다. 수위가 알맞고 수초가 가장 참하게 어우러져 있는 상황 이라면 그 저수지의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 합니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자연은 크고 내가 아는것은 겨우 손톱만큼 뿐이니... 지지난주에 기말고사를 마친 물사랑2가 주말에 태풍 때문에 출조를 못하더니 지난주 내내 손이 근질 거리는 모양 입니다. 이번주에는 꼭 출조 하자고 약속을 해놓고 있었는데 청담님과 진짜초보님께서 동행을 청하십니다. 4자리가 나오는 저수지로 창녕군 유어면 광산리의 야골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붕어 없는 조행기의 달인 월척님께서 붕어사진 올릴수 있는 저수지를 찾는 눈치 입니다. 월척님과 낭만조사님께 화북지를 소개 해드렸습니다. 꽝이 드문 저수지이며 새우빨이 좋아서 준월척의 입질이 잦아서 주말에는 꾼들이 좀 들어오는 편이긴 하지만 월척님과 낭만조사님께는 잘 맞는 저수지일것 같습니다. 광산리 앞에서 청담님과 진짜초보님께 야골지로 먼저 들어가시라고 하고서 월척님과 낭만조사님을 화북지로 안내를 해드리고 야골지로 들어 섭니다. 야골지의 좌안쪽에 청담님께서 자리를 잡고 계십니다. 한때 낚시점을 운영 하시면서 대구 경남북이 좁다고 쫓아 다니신 분인데 저수지, 댐, 수로등을 지도처럼 알고 계십니다. 바지모양으로 두개의 골로 이루어진 야골지의 우측골 안쪽의 모양 입니다. 연안쪽으로 뗏장과 여뀌(역국대)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우측골 안쪽에서 둑 좌측쪽을 바라본 전경 입니다. 연안뗏장과 그 앞쪽으로 어리연이 잘 어우러진 모습 입니다. 우측골 제일 안쪽 자리에서 둑의 우측을 바라본 전경 입니다. 30대 이상의 긴 대로 뗏장을 넘기면 좋은 포인트가 될것 같습니다. 우측골이 있는 우안 제일 안쪽자리 입니다. 30전후의 대로 연안 뗏장을 넘긴 자리를 공략하고 40전후의 긴 대로 중앙부쪽 어리연 사이로 조금씩 나있는 뗏장주변을 노리면 좋을것 같습니다. 이곳에 제가 대를 펼치기로 하였습니다. 제 자리보다 약간 하류쪽의 모양인데 역시 연안 뗏장과 중앙부의 어리연이 멋진 그림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도 수초작업 없이 30전후의 대로 자연구멍을 노리면 좋을것 같습니다. 이곳에 물사랑2가 앉기로 하였습니다. 물사랑2가 32대를 꺼내어서 이곳저곳 찍어 보더니 대를 펼치기 시작 합니다. 지난번 출조때보다 키가 또 더 커진것 같습니다. 이제는 아빠키와 같아졌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날때쯤이면 아빠보다 더 커질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경을 안써도 등수가 확보되던 초등학교 공부에서 중학교로 진학 하여 첫시험을 보고서 낮은 결과에 많이 놀랐던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실패를 극복 하려고 나름대로 신경을 쓰는것 같더니만 이번에는 29등을 했답니다. 300명중의 29등이니 반을 꺾어서 상위 5%안에 들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것 같습니다. 아빠의 생각도 똑 같습니다. 공부가 업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공부에 얽매이는 모습은 보고 싶지를 않습니다. 상위 5%정도쯤에 부자간에 의견일치를 봅니다. 자연구멍이 참해서 대를 펼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좌로부터 30,28,26,40,40,32,28,36으로 8대를 펼쳤습니다. 바닥이 깨끗해서 찌가 산뜻하게 섭니다. 밀생한 어리연은 뗏장수초처럼 수면아래로 줄기가 심하게 얽혀 있어서 구멍을 내기가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지요. 더구나 어리연은 수심 2m전후의 급심대에 많이 자라므로 수초제거기를 찔러 넣기도 어렵습니다. 어리연을 넘긴 포인트에서 입질을 받으면 그야말로 대가 부러지라고 챔질을 하여서 곧장 끌어내야 합니다. 챔질순간 바로 띄우지 못하면 절대로 끌어낼수 없는게 어리연 포인트의 낚시 입니다. 좌안 중류에 수초대의 초입부쪽 포인트에 대편성을 끝내신 청담님께서 포인트권의 멋진 그림을 감상하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대물꾼의 가장 행복한 순간중의 하나일것 같습니다. 청담님의 대편성 입니다. 뗏장, 어리연, 마름에 몇줄기 부들까지 최고의 그림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만을 골라서 찌를 멋지게도 세워 두셨네요. 진짜초보님께서 대편성중이신듯 한데 뭔가 계산이 잘 안나오는 눈치 입니다. 뒤늦게 시작하신 낚시인데도 집중력이 워낙 좋아서 내림낚시는 수준급 이신듯 하던데 대물낚시는 첫동행이라서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바지모양의 중앙부 곶부리에서 좌안쪽으로 약간 들어간 자리인데 첫눈에 이곳이 중요한 회유목으로 보입니다. 대물낚시 경험이 많지 않으실텐데 좋은 포인트를 잘 선택 하신것 같습니다. 진짜초보님의 포인트도 수초그림이 최상 입니다. 바지모양의 중앙부 곶부리이니 지형적으로도 가장 돋보이는데 수초까지 멋지게 어우러져 있으니 보기에 참 좋습니다. 좌안에서 맞은편 우안쪽을 바라본 그림 입니다. 저수지의 규모는 약 2500평 정도로 그리 크지 않지만 골이 두개여서 포인트가 많이 나오고 만수를 이룬 지금 상류권 그림이 아주 좋습니다. 이정도의 그림이면 월척 한두 마리는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 없는데 글쎄요... 경남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산 전체를 개간 하여서 단감 과수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을쯤이면 감나무 잎이 떨어지고 가지마다 주렁주렁 탐스러운 단감이 매어 달린 모양은 가히 장관 입니다. 야골지 둑의 우측끝에 농막이 있습니다. 단감농사가 본격적으로 바빠질때 이곳에서 사람이 기거 하면서 추수를 합니다. 몇해전에 10월말경에 이곳 야골지로 출조 했을때에 이미 다 따내었어야할 감이 나무에 그대로 달려서 시들어가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첫추위가 일찍 닥쳐서 감이 얼어 버려서 출하를 못한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땀 흘려서 가꾼 농사인데 해마다 풍년을 이루면 좋겠습니다. 청담님께서 본부석 앞에 자리를 잡으시는 바람에 저희들은 식사를 얻어 먹었습니다. 얼마나 꼼꼼하게 씻고 다듬고 하시는지 야외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먹기도 처음인것 같았습니다. 그릇이며 숟가락이며 컵이며 일회용은 일절 없으며 그것을 깨끗하게도 닦아서 가지고 다니시네요. 저도 일회용을 다 없애긴 했지만 혼자 먹는 저의 짐에 비하면 항상 조우님들과 함께 하시는 청담님의 짐들은 많아서 보통 부지런 해서는 이렇게 깨끗하게 할 수가 없을텐데 청담님은 환경낚시뿐만 아니라 봉사를 몸소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새우고 콩이고 가리지 않고 덤비는 잔챙이들에게 시달리는 밤이 되었습니다. 우안쪽의 우리 부자는 그래도 조용하게 캐미빛을 즐길 정도는 되었으며 11시쯤의 8치와 이세형 11호 바늘을 정확히 윗입술에 걸고 나오는 5-6치들 몇마리로 나름대로 맛 나는 낚시를 즐겼는데 좌안쪽의 사정은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콩이며 새우며 넣기 바쁘게 물고 늘어지는 잔챙이에 더운 날씨에 더 더운 밤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한편 월척님은 자정전에 이미 대망의 9치급 붕어를 낚으셨다고 목소리에 권위의식이 짙게 깔려 있던데 철수길에 현풍 휴게소에서 만났을때는 오랜만의 잠 안자는 낚시로 인한 피로에 지쳐서인지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꼭 한마리쯤 하실줄 알았는데 기세를 보니 월척을 낚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월척님 그리고 낭만조사님 수고 하셨습니다. 물사랑2는 야식을 먹고 와서 2시전후쯤에는 몇차례의 참한 입질을 놓치긴 했지만 거의 밤을 지새우며 오랜만의 출조를 즐겼습니다. 아쉽게도 좋은 녀석을 낚아내지는 못했지만 잔챙이의 당찬 찌올림에 간만에 찌맛을 만끽한것 같습니다. "군아야! 수고 했다. 이제 곧 방학을 맞을테니까 부지런히 다녀 보자꾸나." 청담님과 진짜초보님은 5-6치급 마릿수와 7치, 8치까지 낚으셨는데 사진을 찍으려니 벌써 망태기를 비우셨네요. 조행기를 쓰는데 익숙치 않은 대물꾼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 인데요 월척이 없으면 꽝으로 생각하여 대를 걷기전에 망태기부터 비워 버리거나 심지어는 망태기에 붕어를 넣지도 않고 바로 방생을 해버리지요. 부자간에 낚은 6-8치급 야골지 붕어 입니다. 우측부터 청담님, 물사랑2, 진짜초보님, 물사랑 입니다. 아침 늦도록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함께 하신 님들 수고 하셨고요, 다음에 또 동행출조의 기회가 있기를 기대 하겠습니다. 예쁜 꽃까지 더해진 어리연의 모양 입니다. 경남쪽 저수지에서 왕왕 만나는 수초인데 수면아래로 굵은 줄기가 심하게 얽혀 있고 수심이 2m전후로 비교적 깊은곳에 자라는 수초 이므로 어리연이 밀생한 포인트를 만났을때 수초구멍을 만들 생각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초도감에는 진흙에 자란다고 나와 있는데 어리연이 있는곳의 바닥은 심한 뻘바닥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어리연이 듬성한 자연구멍의 경우는 바닥이 깨끗해서 채비내림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분질배유목 닭의장풀과 외떡잎식물. 높이 15∼50㎝. 한해살이풀로 줄기는 밑부분이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가지가 갈라지며 마디는 크다. 잎은 어긋나고 긴 달걀꼴이며 끝이 뾰족하고 잎자루는 칼집모양으로 길이 5∼7㎝, 나비 1∼3㎝이다. 꽃은 하늘색으로 7∼8월에 총상꽃차례로 핀다.) 사진을 찍을때는 서슴없이 '제비꽃'이라고 불렀었는데 야후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닭의장풀'이란 식물 이었습니다. 철수길에 환곡수로를 둘러 보았습니다. 데스맨님께서 밤에 전화로 수로쪽을 물으시길래 환곡수로로 나오시라고 했는데 데스맨님은 뵐 수 없었습니다. 환곡수로는 평소에는 경남일원의 늪지나 수로중에서 비교적 수질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큰 비가 내린후에 다른곳이 뻘물에 덮혔을때에 빛을 발합니다. 그때는 30대 안쪽의 대로 떡밥낚시를 하면 쉽게 대박이 나기도 하며 밤낚시도 잘 되는 편 입니다. * 일 시 : 2004. 07. 10.(음력 5월23일) * 장 소 : 경남 창녕군 유어면 광산리 야골지(약 2500평 준계곡지) *수위및 포인트 : 100%수위. 우안 끝자리. * 동 행 : 청담님, 진짜초보님, 물사랑2 * 날 씨 : 만수상황에서 양쪽 골자리 안쪽까지 물이 들어차서 수초가 멋진 그림을 형성하고 있음. * 채 비 : 유동채비(원줄 써미트5호, 목줄 케브라5합사, 이세11호 외바늘11-13cm) * 조 과 : 붕어8치-6치 마릿수 * 미 끼 : 새우, 콩 (야골지 전체도) (야골지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