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간만에 밤 낚시를 떠나 봅니다.
근무 여건상 맞교대 를 하다 보니 비번날 낮에 짬낚 위주로 다녔는데
시즌을 맞아 의무 사용 해야 하는 연차가 있어 휴가를 냈습니다.
저기 산 아래 2차선 도로에서 정확히 246미터 를 논길을 타고 들어오면,
저렇게 주차를 하다 뒷차가 나간다 하면 잽싸게 나와서 차를 몰고 246미터를 달려가서
차를 보내주고 다시 되돌아 와야 합니다.
여기 위 비포장길 로도 진입 가능 한데 저렇게 막고 있네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낚시 가능한 구간 은 150미터 남짓 인데
포인트가 몇자리 나오지 않으니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법좌대로 알박기 하고
그나마 좌대 없는 자리는 바톤터치 해서 어지간 해서는 자리잡기가 힘들고 자리 욕심에
싸움도 가끔씩 일어 납니다.
도착 해서 생자리를 파고 있는데 다행히 옆엣분이 다른곳으로 간다고 해서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아 봅니다.
작년에 후배들이 했던곳..,
19, 23, 25, 27, 23..,
원줄 "시가 포스" 카본 4호에 목줄 케브라 3.5호 로 무장한 검증된 신뢰할수 있는채비 입니다.
자기 채비를 믿지 못하면 낚시하기 힘들지요.
"전투낚시"
제 낚시 스타일 입니다.
저 내림중좌 에 자작한 받침틀 에 낚싯대 5대를 걸고 등받이도 없는 자리에 꼿꼿이 앉아서
김밥 이나 비스켓 에 물 한통과 잠을 쫒기 위한 커피 한통의 최소한의 먹거리를 가지고
파라솔 과 난로에 의지 하며 꼼짝 않고 온 정신을 집중하며 차가운 밤기온을 버티며 붕어와 싸웁니다.
배가 부르거나 앉은 자리가 편하면 집중력이 흐트러 지니..,
양쪽 19, 23대 는 수초 옆으로 바짝 붙이고 나머지 3대는 맹탕 에 던집니다.
떡밥낚시 전문 이라서 평소엔 2~3대 만 운용 하는데 때가 때인 만큼 오늘은 조금 무리를 했습니다.
수심은 대충 70~1미터 사이..,
그나마 금강 하구뚝 수위가 1.45 정도 되어 찌를 세울수 있고 현재 3시간 당 1.5센치 정도로
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여기도 타 금강권 수로와 마찬가지로 금강 하구뚝 배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물빼는 시간을
잘 알아야 합니다.
또한 백제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 하여 금강 수위가 많이 내려가 여기도 만수가 되어도
수심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밤에 잠시 쉬기 위하여 날 밝을때 미리 잠 자리를 봐둡니다.
시간이 없어 언제 쓸지 몰라 전에 만들어 두었는데 너무 좋네요.
뒷좌석 한쪽을 폴딩 하여 침상을 펼치고 그위에 보온매트를 깔고
파워뱅크 50a 짜리에 12v 1인용 매트를 연결 하고
그 위에 요를 깔고 누우니 170cm 인 제 키에 여유 있게 발뻗고 쉴수 있습니다.
저녁을 간단히 김밥으로 때우고 해가 떨어져 케미 끼우고 본격적 으로 초 집중 모드에 들어갑니다.
오른쪽 본류 물구멍 쪽으로 4명, 왼쪽 장박꾼 1명 있는데 누구하나 입질이 없습니다.
21:30분이 넘어가니 여기의 룰 에 맞춰 쉬어야할 시간 입니다.
02:30분,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났습니다.
반달이 조금 지난 달이 처량 하게 너무 밝습니다.
일을 하다 무리를 해서 오른쪽 어깨에 오십견이 왔는데 통증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습니다.
03:30분 쯤,
오른쪽 수초에 붙여놓은 23대의 찌가 두어번 움직이더니 곧 이어 그림처럼 올라 옵니다.
가슴 터질듯한 심장의 쿵쾅 거림..,
밤 낚시의 진정한 맛 찌 올림,
숨을 고르고 정점 에서 힘껏 챔질 해봅니다.
약간의 덜컹 거림 후 새벽 시간에 적막을 깨고 물파장 소리가 작은 수로에 울립니다.
순간 어깨가 찢어질듯 아파 비명소리가 저절로 입에서 나옵니다.
턱걸이 월척,
싸이즈 미달 로 사진을 찍어 근거만 남기고 즉방 합니다.
영상 4도,
좌대 밑에 난로가 있으니 상판이 온돌처럼 뜨끈 해서 몸은 추운데
엉덩이는 따뜻 합니다.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
어제 저녁부터 모든 자리가 조용 합니다.
입질이 없으니 눈은 찌에 집중하고 마음은 지난 세월 이런생각 저런생각 이 떠 오릅니다.
내 나이가 벌써 환갑 하고도 진갑이 지났구나.
예전 같으면 동네 환갑 잔치에 해소 기침 콜록 거리던 뒷방 늙은이 였습니다.
엊그제 같던 젊은 시절 천년 만년 오래갈줄 알았는데 세상 무서울것 없고 20kg 이 넘는 80리터 배낭을
짊어 지고 혼자서 지리산 수많은 골짝 을 빨치산 같이 몇일씩 누비던 강철같이 단단하던 체력과
민주 동지 들과 "통신주권 사수" 를 위해 두주먹 불끈쥐고 " 단결 투쟁" 외치며 앞장서던
바위같이 굳었던 신념 은 어디 가고,
어느덧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 물가에 앉아 허리 구부정한 늙은이가 쓸쓸하게 허상만 남아 있구나.
이제 얼마나 이렇게 낚시를 할수 있을런지..,
달은 처연하게 밝은데
멀리서 새벽닭 우는소리,
수리부엉이 우는소리,
방울새 우는소리..,
상념에 젖어 봅니다.
06:30분,
여명이 밝아올 무렵 가운데 27대 의 찌가 다시 그림처럼 솟아 오르는것을 정확히 봅니다.
또 한번의 희열..,
그리고 챔질,
"덜커덩"..,
손아귀를 통하여 팔로 그리고 어깨를 거쳐 몸으로 전해지는 바로 "덜커덩" 하는 그 느낌..,
"걸었구나"
36년 산전수전 겪었던 낚시 다양한 경험을 총 동원하여 겨룹니다.
힘을 엄청 씁니다.
예전 구절지 에서 잡았던 43.5Cm 짜리 보다 더 힘을 쓰는것 같아 제어가 힘듭니다.
붕어 얼굴을 겨우 물에 띄웠는데 크기가 엄청 납니다.
만세를 하며 뒤로 물러서는데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엄청난 흥분으로 아픔은 이미 잊었는데..,
순간 "우당탕" 마지막 바늘털이를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낚싯대의 텐션이 사라지며 허전 합니다.
땅 꺼지는 한숨,
아쉬움..,
채비를 확인해 보니 도래 고리가 늘어나 펴져서 클립 쪽 을 봉돌과 같이 달고 나가버렸습니다.
잉어, 향어도 어지간 한것은 개끌듯 끌어내던 검증된 채비 인데..,
곰곰이 실패의 원인을 하나 하나 상황에 따라 분석해 봅니다.
오기가 생깁니다.
모든 채비에 도래를 짤라 버리고 클립 직결로 하여 정비 하고 계획을 바꿔
여기에서 하루 더 하기로 하고 후배에게 보급 지원을 요청 합니다.
오후2시쯤 후배가 순댓국밥, 떡볶이, 수육, 커피, 물 등 보급 지원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맛있는 순댓국 먹어본적이 없습니다.
후배 잘둔 덕에 배부르고 맛있게 먹고 남아서 내일 아침에 먹기 위해 바람 잘통하고 시원한 차바퀴 옆에 잘 두고
밤을 위해 차에 들어가 속옷만 입고 잠을 청해 봅니다.
자리에 누우니 아직은 차 안이 시원 하고 온도가 적당 해서 세상 부러울게 없이 편하고
한가롭습니다.
둘쨋날,
다시 야간낚시 모드에 돌입 합니다.
입질은 없고 21:40분쯤 차에 들어가 쉬고 02:30분 에 나옵니다.
05:00시 쯤 이번엔 왼쪽 23대 에서 입질이 와서 챔질 했으나 "아니다" 싶었는데
역시나 누치 입니다.
그리고 아무일 없는듯 아침이 밝았습니다.
09:30분,
너무나 피곤 합니다.
낚시 하기전 주위 쓰레기 모아놓았던거 봉다리에 담고 장비 를 걷습니다.
20분 정도면 내가 여기 오기전 포인트 모습이 됩니다.
옆 에서 고기를 걸어 내는데 부러울것도 없고 낚시를 더 하는것에 더이상 의미가 없게 느껴집니다.
손맛을 보고 대물을 걸어 얼굴을 보았고 몸으로 느꼈으니 그걸로 만족 합니다.
다만 다음에 여기에 다시 온다면 이번의 시행착오 를 거울삼아 전략 전술을 좀더 연구 하고 채비를
보강 해서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해 보며 일상으로 돌아 갑니다.
코로나라는 돌림병이 창궐 하여 마스크를 끼고 사람마다 거리를 두어야
네가 살고 내가 사는 아수라 같은 사바 세계로..,
3월 25일,
오늘은 결혼 32년 되는날 입니다.
거지같은 꼴을 하고 케잌 하나 사들고 집에 갑니다.
마누라쟁이가 그래도 서방 왔다고 반겨 주며 밥은 먹고 댕기냐고 물어 봅니다.
좋은 후배 덕 에 밥 잘먹고 낚시 했다고 하니 잠자리가 불편 하지 않았냐며 다음엔 좀더 큰차로
"팰리세이드" 사준다고 합니다.
1년 6개월 전에 산 싼타페tm 휘발유차 도 이제 나이 먹어 감각이 떨어져 내가 운전하기 과분 한데..,
케잌을 먹고 조금 있으니 피로가 몰려 옵니다.
침대에 눕자 마자 죽은듯 두어시간 잠을 잤습니다.
퇴근때 딸이 와서 족발을 시켜 줍니다.
언제 부터인지 결혼 기념일에 내가 좋아 하는 족발을 시켜 먹는게 불문률이 되었습니다.
아들놈은 신경도 쓰지 않고 당직이라 빠지고..,
잘 먹고 딸이 돌아간뒤 거실에 장비를 늘어 놓고 다음을 위하여 정비합니다.
* 조행기 랍시고 몇번이나 망설이다 두서 없이 써 봅니다.
여기 다른 조행기를 보면 기백만원 하는 좌대며 백만원이 훌쩍 넘는 받침틀
그리고 수백 만원 하는 깔맞춤 풀셋의 낚싯대 에 5칸, 6칸 하는 장대들을 펼쳐 놓고
온갖 편의 장비를 차량 한가득 바리바리 싸들고 편안한 낚시를 하는데
저는 여기 중고 장터에서 구입한 보잘것 없고 단종된 낚싯대 몇대 자작한 받침틀에 걸어 놓고
모든 악조건을 몸으로 떼우며 초라 하게 낚시 한것을 조행기 라고 올리고 보니
창피 스럽 지만 너그러히 봐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왠지 조행기가 너무 포근하네요
창피할것 하나 없습니다
오히려 더 편했습니다..
장비 좋다고 그림이 더 좋게 나오는것 아니 잖아요..
뽀대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분들의 스타일이고
이렇게 단촐한 장비로 하시는 님 이 진정 프로같은 느낌이 듭니다..
늘 안출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올해 진갑입니다.
결혼기념일 축하드리며 연륜이 묻어나는 조행기 감사합니다.
우리는 늙은것이 아니라 무르익어가는 중 입니다.
더열심히 더욱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무엇이 부럽겠습니까
오늘같이 내일을 준비하고 어제같이 오늘을 살아갑시다
연식은 좀 있는 우리들 화이팅! 다시한번 화이팅!
비록 보잘것없는 장비지만 내가 만족하고 붕어손맛 보면 그걸로 만족 아닌가요?ㅎㅎ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봉돌까지 가지고 간 대물붕어는 다음에 복수하시죠.
덕분에 잘 보고가며 항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안출하세요
오랜만에 조행기로 뵙네요.
단촐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래서 더욱 정성스럽게 읽어 봅니다.
내내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축하 드립니다 ????
년배가 비슷해서
동변상련?을 느끼면서
푹 빠져듭니다~
늘 안전출조 하시구요
담출조때 덩어리손맛 기원드립니다
손때묻은 소박한 장비로 즐낚하시는 님이 진정한 고수요 꾼이십니다
덕분에 멋진조행기 잘보고갑니다
안출하시길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비법 전수해 주세요
환갑 축하드립니다
요즘은 50이아니고, 환갑부터 신중년이라고 하더군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
조행기 자주보고 싶습니다
저도 선배님같은 조사가 되고싶네요.
감사히 잘보고 갑니다.
건강 잘 챙기셔서 계속 보여주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선배님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글귀하나하나 집중해서 읽었네요
어깨건강 얼릉치료 완쾌하시길빌어드립니다
조금있으면 칠순이 돌아오는 나로서는 언제까지 건강하게 낚시를 즐길수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지금은 장성한 아들과 같이 좌대낚시만 편하게 동출하다보니
노지는 엄두가 안나서 부럽게 느꼈습니다 안출을 기원합니다
요즘 다들 따로 다니느라 얼굴보기도 힘드네요ㅎㅎ
다음 정출때는 볼수있겠죠^^
조행기도 잘보고 추천도 꾹꾹하고 갑니다~~
조행기가 제가낚시를 하는듯합니다.
다음 출조시에는 4짜손맛보실겁니다!!!
항상 안출하시길~~^^
천년 만년 에 감동~~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오랫만에 친구 조행기를 보니 반갑구먼...
잘지내고 계신것 같아 좋네 ㅎ
모쪼록 건강하게 직장 생활 잘하시고 낚시도 즐겁게 하시길~~~
공주에서 미르......^^
이젠 황혼기에 접어드는 연세이지만
후배님을 보니까 세상을 잘 사신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게 안낚 하시길 바랍니다.
남은 인생을 겉치레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취미생활을 하며 여유를 즐김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어려운 시기에 건강관리 잘하시고 다음 조행기를 기대해봅니다.
면도날님이 어떤 분이실지 조금 상상이 되네요ㅎㅎ
다음도 기대할께요~!
좋은 댓글 달아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지금의 자유와 풍요는 선배님들의 노고 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음리 처음으로 붕어에게 항복한 곳 입니다. 원줄을 그랜드맥스 4호로 목줄을 합사 최강 2호로
모든 채비를 변경했죠.ㅎㅎ
금강하구에 사는 무시무시한 붕어들, 걸어보긴 했지만 끌어내는데 실패한 추억에 장소 입니다.
항상 안출하세요.
늘 안전 건강 하세요
결혼32주년 축하드리고 늘 안출하시기 바랍니다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강츄
낚시 첨에 입문할때 낚시대 좋으면 고기 잘잡나...하며 저렴한 낚시대와 꼬질대로도 좋다고 낚시 댕겼습니다..그것이 불과4년전일인데 이제는 욕심이 생겨서 그래도 좋은 낚시대로 깔맞춤하고 그것도 모자라 낚시 상황에 맞춘다고 또 다른 낚시대 장만하고.. 조금 편할라고 장비 사고...그것도 모자라 뭐 필요한거 없나 싶어 장터를 매일 드나듭니다....욕심을 넘어 과욕을 부리는게 아닌가 싶은게 제 삶의 현실이지만 쉽게 버려지지 않네요....내려 놓으면 소소하게 가볍게 진정한 낚시를 즐길수 있을텐데.....인고의 세월을 겪어야만 내려 놓아겠지요..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조행기네요..감사합니다..그리고 건강하시고 늘 즐낚하십시요..^^
감동입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마음 가는데로 즐기시면서 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