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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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로 나선 조행기(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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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마음은 조급한데 마누라 눈치가 심상치 않다. 그저께 밤을세고 낚시를 한 탓에 오늘은 왠지 가만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시즌 말미에 붕어는 커녕 제대로 된 입질 한번 보지 못한 꾼의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치 않는다. 동료 조사에게 전화를 하니 자인 밀못에서 철수 준비란다. 밀못으로 갈까하다가 정출도 있다고 하니 조용한 곳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평소 마음에 둔 청도의 한 소류지로 차를 몰았다. 주말이라 조우가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지만, 그보다 시즌이 끝나도록 붕어 얼굴 제대로 못본 꾼에게 혼자만의 무료함이나 두려움은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목적지인 하극락지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습니다. 주인 잘못만나 출고된 지 한달도 채 못되서 비포장길을 벌써 몇번이나 다닌 저의 애마입니다. 대신 세차는 자주해 줍니다. img_2094070_10_0?20061016202354.jpg 하극락지 오르는 오솔길입니다 제가 이길을 오늘까지 여섯번 오르는데 제대로 된 대물은 선물하지 않더군요. img_2094070_4_0?20041110205101.jpg 좌측으로 난 길은 농사짓는 경운기가 다니고 때로는 트럭도 다닙니다. 주차공간이 별로 없는게 하극락지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하극락지 전경입니다.그리고 위쪽에 보이는 둑은 상극락지 입니다. 상극락지는 현재 지난 여름에 둑 보수공사로 물을 빼고 약70%정도의 수위입니다.아직 한번도 대를 드리우지 않았지만 아는 조사님의 말로는 황소만한 잉어가 있어서 엽총으로 잡아야한다고 우스개 소리를 합디다. ㅎㅎㅎㅎ지난 여름 물을 뺐다고 하지만 바닥이 뻘이고 전역에 마름과 땟장이 있어서 어자원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저기 보이는 사진 우측 끝부분 갈대가 보이는 곳이 제가 자주 가는 포인터입니다. 제대로 된 포인터인지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둑에서 포인터 까지는 약500미터는 걸어야 합니다. 땟장과 마름이 섞여있지요 하극락지 상류쪽 밭이 있는 포인터인데 땟장이 밀생해 있습니다. 이곳은 아무리 붕어가 있다고 해도 자제 해야 겠지요 지나친 욕심에 농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을 해서는 안되겠지요 얼마전 낚시 금지를 시킨 이유도 무분별한 꾼들 때문이 아닐까요 하극락지 우안입니다. 전봇대 주변 우측으로 두 자리가 나옵니다 포인터가는 길에 과수원이 있는데 아직도 수확을 안했더군요 저녁에 배고플때 슬쩍--하면 안되겠죠 대충 대편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수초가 밀생해 있고 특히 마름이 바람때문에 이동이 잦아 채비를 투척하기가 매우 힘이 들었습니다. 땟장과 마름이 만나고 바닥에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골이 있어 최상의 포인터에 30대를 안착시켰습니다. 오늘밤 제일 기대 되는 곳입니다. 대충 정리를 끝내고 나니 5시를 넘겼다. 그때까지 은근히 바랬던 조우는 나타나질 않는다. 각각의 구멍에 겉보리와 황토를 배합해서 넣고 하룻밤을 지새우기 위해 파라솔과 텐트를 치고난 후 디카로 사진을 찍으려는데 이게 왠일인가! 밧데리가 다 된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멋진 조행기와 함께 대물을 담아보려고 준비한 카메라에 밧데리가 없다니 ....오호통재라! 하지만 어쩌랴 없는 밧데리를 .. 제대로 된 조행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허기진 배를 김밥고 컵라면으로 때웠다. 대충 끼니를 때우고 커피 한잔과 함께 처음으로 찌를 응시한 시간이 대략6시30분 .. 약간의 깔짝이는 입질과 조금 올렸다가는 그대로 ... 그러기를 한참, 뒤쪽이 훤해지는 걸 느끼고보니 보름이 아직 멀었는데도 달이 제법 밝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었다. 하지만 수초가 밀생해 있어서 달은 그다지 영향이 없으리라는 나름대로의 판단과 위안을 하면서 계속 찌를 응시한다. 밤은 서서히 깊어가고 불현듯 집에 있는 18개월 난 딸랑구가 눈앞에 선하다. 곁에 있으면 귀찮아도 떨어져 있으면 늘 보고 싶다. 하루는 근무로 또 하루는 낚시로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이 점점 차가워 지고 무릎이 시려워 온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찌는 이제 미동도 없고 불빛은 점점 희미해져가고있는데, 도대체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추은 날씨에, 아무도 없는 이 늦은 시간에 저수지에 홀로 앉아서, 생업으로 이러고 있다면 얼마난 비참할까하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아는 조사님이 낮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하극락지 혼자 있으면 무서울낀데' '하극락지 위쪽에 사이비 보살집이 있어서 밤이면 이상한 불경소리가 들리는데,ㅎㅎㅎ, 자꾸만 그런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날씨는 차갑게만 느껴지는데 왜이리도 입질은 없는지,, 시계를 보니2시가 막 넘어간다. 저수지 밑 동네에는 기척도 없이 조용하고 가끔씩 똥개만 짖는다. 이대로 더 해야하나? 아니 조금만 더... 아니 이게 무슨 고생이야 잠도 오고 추운데. 그래도 조금만 더 참으면 새벽 입질은 볼거야. 아 미치겠다.! 어찌해야 하나? 지금 철수를 감행한다고 해도 여간 힘든게 아닌데,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시계를보니 3시가 넘었다. 도저히 몰려오는 졸음과 추위에 혼잣말로 원망과 후회를 하면서 대를 접는다. 왜이리 대를 많이 폇을꼬, 파라솔텐트는 치지말걸.....에이xx

토붕님! 안녕하세요.
좋은 그림과 글 잘 보고갑니다. 늘 아름다움이 가득한 조행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모님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심도 부러음이 앞섭니다. 항상 즐거움이 가득하신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신 좋은 작품 잘
보았습니다.
6섯번을 올라서 좋은 찌오름을 못보면 7번를 오르고 그래도 안되면 8번을 오르고...
대물꾼 고집 아니겠습니까??
토붕님 저수지 인물이 수려해서 꽝을 친대도 계속 도전해보고 싶은 저수지 입니다.
좋은넘이(붕어) 많이 들어 있을것 같은데 터가 센가 봅니다...
시원한 그림 잘보고 갑니다..
2004년 마무리 잘하시고 대물 하세여..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너무 알려진 닉네임이라 진짜토붕과 헷갈리는 분이 계시는군요
아이디를 다른걸로 바꾸시죠.
본의 아니게 월척님들을 헷갈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이디를 산내맨으로 바꿨습니다. -꾸벅-
산내맨님!
반갑습니다.
하극락지 조행과 상극락지 수려한 화보 잘 보았습니다.
홀로조행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시즌 막바지 대물 한마리 하시길 바랍니다.
산내맨님!
참 힘든 조행이었군요.
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한
일들을 생동감있게 표현해 주셨습니다.
가정도 돌보랴 낚시도 해야되고 마눌 누치도 봐야되고...
그래도 기대하는 큰 놈이 찾아와 주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공감가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 집니다.
춥고 외로운 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내맨 님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받침틀 멋있네요. 어디서 구입하셨는지?
아니면 직접 제작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언제 사진으로
한번 올려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
기다릴께요 산내맨님......
울산맨님 안녕하세요.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말 정말 공감이가는 조행기 입니다. 어젯밤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다 저는 새벽3시에 대를 접었습니다.
다음을 기약 한거죠.....
한편으론 이제 저도 꾼들이 느끼는 것들을 느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참으로 희한한것은 그렇게 고생하고 또 하루가 지나니 물가가 그립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죠??
산내님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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