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자고로 사람은 아침에 뱃속이 든든해야 된다는 와이프의 20년도 넘은 지론에 저는 귀찮은 듯 괜찮다고 빼다가(잠을 깨운 게 미안하기도 하고 ),
따끈하게 차려준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충북 괴산군 불정면 추산리에 소재한 추산지로 힘차게 출발해 봅니다.
몇일 전만 해도 소백산 정상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습니다.
풍기 IC를 지나 잠깐 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죽령터널(4.6Km)를 만납니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 지 차가 안 보입니다.
단양을 지나 충주호를 끼고 가다 보면 장회나루터가 나옵니다.
물이 많이 빠져 유람선은 운항을 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내륙이라서 그런지 36번도로 가장자리에 핀 벗꽃은 아직 꽃망울만 맺혀 있습니다.
가끔 낮에도 음주운전 검문을 하는 월악교에 이르자 월악선착장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가슴이 탁 트이기에 차를 길가에 세우고 셔터를 눌러 봅니다.
같은 36번 도로인데도 여긴 벗꽃이 만개했습니다.
추산초등학교를 지나 드디어 추산지제방이 보이자 가슴이 벌렁벌렁(?)해 집니다.
관리실 옆에서 제방쪽을 보고....
관리실 옆에서 상류쪽을 보고....(배 있는 곳이 관리실)
관리인과 인사를 나누고 오토바이로 안내를 받아 상류쪽 포인트로 이동을 합니다.
포인트에 도착을 하니 맞은 편에 약 10여명의 조사님들이 밤낚시를 하셨는데
밤새 떠 놓은 물이 얼정도로 수온이 내려가 입질을 보지 못했다는 볼매인 투정과 함께 철수 준비를 하십니다.
채비를 펴는데 관리인이 뒤에서 정보를 줍니다.
"여기는요. 4칸대 이상을 펴야 입질을 받을 수 있어유~"
"뭐여? 4칸대 이상?" 외바늘에 생미끼를 주로 사용하는 제가 깜짝 놀랍니다.
"적어도 3칸대 이상을 쓰시구유~~.
지렁이를 쓰면 주로 빠가가 나오구유~ ~
글루텐쓰면 피래미 나오걸랑유~~ 그러니깐 무조건 떡밥만 쓰세유~~"
이런.....최소한 3칸대 이상에 떡밥낚시를 하라구?? (아주 엘보우 걸리라고 고사를 지내는 건가?)
이거 원 나 같은 스타일은 추산지에선 낚시를 하지 말라는건지....
하여튼 2.8칸, 3.2칸, 3.6칸, 3.9칸 까지 4대를 편성하고 관리인말을 무시하고 전부 지렁이만 달았습니다.
이쯤에서 꽝을 예감하게 되더군요. ㅠ.ㅠ
한 두시간이 지나면서 남동풍이 조금 강하게 불어 채비 투척에 약간은 힘이 들지만 수온은 잘 올라 갑니다.
머리를 비추던 햇살이 넘어가니 저 멀리서 물비늘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3.6칸, 3.9칸까지 가뜩이나 무거운 낚시대로 피라미를 20 마리 이상 잡으니 짜증이 슬슬 납니다.
이노무 피래미가 건방지게 붕어처럼 찌를 올립니다. 그것도 중후하게....
그래서 집에서 훔쳐온(?) 강아지 사료로 불과 3분 만에 이만큼 채집을 했습니다. 개체수가 엄청나고도 큽니다.
머리도 떼어보고 내장도 파내고 바늘에 달아 봤지만 이건 건들지도 않습니다.
시간은 더욱 흘러 해가 넘어가니 물비늘이 발 아래서 얼굴까지 밀려들어 눈이 부십니다.
입질이 없으니 눈이 엄한데로 쏠리더군요.
건너편 묘지인데...낚시를 꽤나 좋아 하셨나 봅니다.
낚시라는 병은 죽어야 낫는다고 하는데 망자의 묘지를 보니 죽어도 낫지 않나 봅니다.
봄 새싹이 파릇 파릇 돋아나고 있는 뒤로 채비준비에 열중인 조사님이 보입니다.
저희 일행들과 저녘식사 겸 반주를 한잔 하고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별 입질이 없어 머리 위로 넘어가는 반달을 보고 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분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한판 벌리자고 하시네요. 기다렸다는 듯 반가움에 쪼르륵 달려갔습니다.
우연히 만난분은 턱걸이 월척을 일찌감치 하시곤 마음 편히 이슬이를 한잔 하십니다.
생두부와 김치, 따끈한 내장탕과 족발, 그리고 주고 받는 술잔과 정겨운 대화.......이 맛을 어디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일행 중 한분의 얼굴이 작게 나와 다시 독사진으로 찍어 봤습니다. 양반이 따로 없져?
이분은 얌전하게 앉아 따라주는 술은 절대로 거부를 안 합니다.
또한 술의 종류도 가리지 않더군요. 그렇지만 눈빛은 맑고 밝았습니다.
따끈한 커피한잔까지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렇게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인원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어 마신 후
취침조와 낚시조로 나뉘어 집니다. 저는 제 자리로 가서 다시 쪼아봅니다.
다시 제 자리에 앉았지만 말뚝인 찌를 바라보다가 제게 더욱 가까이 내려온 반달을 당겨서 찍다가 새벽을 맞았습니다.
건너편에서 아침을 맞은 조사님.......아직 춥습니다.
맞은 편에는 해가 들어왔지만 아직 제 자리까지는 햇빛이 들어 오질 않습니다.
추운 날이면 항상 효자 노릇을 해주는 요 녀석도 한장 찍어봤습니다.
제가 앉아 있는 자리입니다. 미리 담배 꽁초 하나 없이 치웠습니다.
입질도 없으니 청소할 시간이 많습니다.
아침에 입질을 보려고 준비했지만 이미 배수가 시작되어 입질은 더욱 없습니다.
어제 저녁 우연히 만난분의 조과를 조행기에 출연 시킬 붕어를 위해 그분을 찾았습니다.
"붕순이가 얼굴을 가렸자나요~!!" 다시요!!!~
"그렇지요~보기 좋습니다."
요넘 얼굴도 찌어주고....
토종이 맞는 지 확인 하느라고 꼬리까지 찍었습니다.
비록 한사람을 제외한 모든 분들이 꽝을 쳤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기대 하지 않았던 반가운 분들을 만나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여러 님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피래미 등살에 KO패를 당한 최악의 조행기 였을 겁니다.
추산지에 피래미 씨가 말랐다는 소식이 들리기 전에는 찾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전체적으로 사진이 좀 많아 보시는데 불편한 듯 하여 죄송합니다.>































일행분들이 반가운 대전분들이시군요.ㅎㅎㅎ
충주후구경 잘했습니다.
월악산 송계계곡에서 송어잡던 생각이 나네요.
피라미만만한 송어 엄청 많습니다.
사진실력도 예사롭지 않군요.
월척구경도 잘하고 갑니다.
사진 한컷한컷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확실히 점점 좋아지는 화보가 눈으로 확 느켜집니다
좋은 조우들을 만나서 그나마 위안이 많이 되셨군요!
함께하신 조우님들의 존함이라도 적어 두셨으면 인사라도 드렸을낀데...
어쨋던 고생 많으셨습니다
월하신 조사님 감축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화보 많이 기대 하겠습니다
어복 충만 하시길,,,,
일등으로 리플을 달아 주셨군요.
지난 번에 처음 올린 조행기에도 관심어린 리플을 달아주시더니......감사합니다.
사진실력이라니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대전분들을 아시는군요.
입아픈 붕어님과 그분들과 함께 물가에서 뵈어도 반가울 것입니다.
만나뵙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대물킬러님,
지난 번에도 리플을 달아주셨는데.....또....감사합니다.
화보가 좋아진다니 다행입니다. 질적으로 좋아져야 하는데
양적으로만 늘어 나는 듯 하여 오히려 송구 합니다.
함께 한 분들의 아이디는 알지만 월척싸이트 회원이 아니라 일부러
묶어서 통칭을 하였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대물킬러님도 어복충만 하시고 대박하시는 조행기 기대하겠습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 추산리에 소재한 추산지,그림같은 화보조행기잘보고 갑니다...
회원님들 웃음소리가 여기울산까지 들리네요 ㅎㅎㅎㅎ
충주댐하면 좌대낚시만 하는줄알았는데...
추운날 고생많았습니다.
항상건강하시고,행복하이소~~~
깔끔한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498하세요
저의 두번째 조행기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복 충만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모든일이 만사형통 하시길 바랍니다.
신선해님, 감사합니다. 대박하십시요~
제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붕어를 낚는 것 보다 조우를 만나 좋은 시간 보내는 것이 더 보람이 있다고...
그런데 저처럼 꽝조사는 다 그러더군요 ^_^
주변의 좋은 모습과 초면의 좋은 님들과 함께하신 모습이 아릅답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기 바랍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앉으면 하는 말이 있지요.
"사람이 좋아? 붕어가 좋아? " 이거.......누가 감히 붕어가 좋아라고 말하겠습니까?
붕어도 좋지만 사람이 더 좋으니 일단 사람 좀 만나고 붕어 좀 볼라치면
술귀신을 찾아오는 잠귀신, 가끔은 風雨귀신까지.......그쳐? ㅋㅋㅋ
제글에 리플을 달아 주시는 케미마이트님이나 위에 계신 여러님들......
이러다가 물가에서 뵈면 보나마나 여러 가지 귀신들이 함께 하겠지요?
그래도 리플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