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 화보조행기 - 작품조행기와 습작조행기가 화보조행기로 통합되었습니다(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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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만남

취미생활을 하다보면 같은 것을 좋아하는

동호회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모임에 동참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저 또한 애착을 갖고 봉사하는 모임이 있는데요!

이번 이야기는 저와 함께 나누고 즐겨주시는

형님들과의 2박3일의 일기입니다.

 

몇번을 보자 보자 하며 만나는 날을 학수고대했던 우리.

저를 설레임의 기다림에 빠지게 했던분은

동호회에서 함께 봉사하시는 형님이십니다.

 

지난 월요일.

형님이 하루 일찍 먼저 내려오셔서

현장세팅을 같이 하였습니다.

한낮의 불볕더위를 이겨가며 세팅을 하였는데요,

'와~~ 이 숙취가요...'

뜨거우니까 '우웩우웩' 소리만 나는겁니다ㅡㅡ:;

   롸비니는 술쟁이

' Bartender Robin '

제 직업은 대한민국 4세대,

24년차 Flair Bartender

Robin 입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출조 전날엔 술을 좀 피하려해도

이게 머피의 법칙인지ㅎㅎㅎ

 

 

그늘 하나없는 뙤약볕 아래에서

힘들게 세팅하고 돌아가는 발걸음은,

그래도 내일은 조금 편하겠다는듯 가볍습니다ㅎㅎ

저 멀리 집 두채 보이시죠!^^

형님, 외로워도 슬퍼도...

'쫌만 참고 계시소! 내일 금방 올껀께~'

 

 

다음날.

어김없이 밀려오는 숙취해소를 위해

우리동네 최애 반점인 '서원반점' 에서

잡채밥 한 그릇으로 시작합니다.

 

 

"흔들리는 호텔속에서

너의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활짝 열어놓은 차창 너머로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불륜노래를 흥얼흥얼 따라부르며,

국도를 산책이라도 하듯 천천히 달려봅니다.

 

 

매년 이시즌이면 롸빈이가 찾는 '반지의 제왕' 다리.

 

 

저멀리 청소년 수련원도 보이네요.

작년 이맘때 밤새도록 '아모르파티' 노래에 소리지르며

대환장파티를 열던 학생들이 생각나는군요ㅎㅎ

 

 

여름이 언제 찾아왔나 하루하루가 초록에 잠기는 저수지

 

 

이 저수지는 독수리의 날개처럼 양 끝에

상류 수몰나무 포인트가 있는데요,

좌측상류골은 배수기가 시작되면 포인트가 상실되고

우측상류골로 자리를 많이 잡습니다.

 

 

배수가 길어지면서 우측상류골도 물이 많이 빠지고 낚시인들의 모습은 거의 안보이는데 상류 초입에 자리한 한명의 낚시꾼이 꾼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류 수몰나무 군락옆 넓직한 공원과 정자.

올해 이곳에서의 휴식은 형님들과 함께여서

더 즐거울거 같네요♡

 

 

그리고 공원 밑에 세팅해둔 보금자리.

롸비니는 도착하자마자 텐트안으로 낼름 들어갑니다.

'진짜 뙤약볕에 머리 다 벗겨지겄네!'

그리고 그늘이 되어주는 텐트와 파라솔 아래에서

이틀동안 즐길 대편성을 구상합니다.

물위에 듬성듬성 길게 늘어져있는 수초가 보이시죠?

형님과 제가 노릴 포인트이죠ㅎㅎ

 

'사부작사부작 세월아내월아'

여유를 가지고 대편성을 마치고

붕어를 유혹할 먹잇감을 준비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옥수수글루텐으로 공략을 해보렵니다.

이곳에선 대부분 옥수수를 쓰시는데,

저는 옥글에 좋은 기억이 있어서요^^

찰지게 반죽된 옥수수글루텐을

먹기 좋은 크기로 달아서,

14대에 장전합니다.

미끼 정비는 내일 아침까지 딱 2번 할겁니다.

찌불을 달면서 한번, 자정무렵에 한번.

이미 채비세팅 과정에서 옥글을 멍청하게 달아

5회이상씩 투척해서 밑밥투척은 어느정도 됐을겁니다.

 

☆오늘의 대편성☆

나이스원 46대 60대까지 14대

수심 : 2.2m~2.4m

미끼 : 옥수수글루텐

채비: 한지찌5.0g

에어봉돌 4.25g~3.75g

원줄 그랜드맥스fx 4호

목줄 비바크리스탈 3호

바늘 벵에돔7호

 

 

 

길어진 오후해가 서산에 걸릴때쯤

엄마가 문밖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밥먹으라고 불러 들이는마냥,

형님께서 저녁식사 콜을 외치십니다^^

역시 밖에서는 삼겹살이쥬ㅎㅎ

거기에 형님께서 해주신 순두부찌개까지~♡

근데 여러분! 여름엔 꼭 꼬기 관리 잘 하셔야해요!

형님이 아이스박스안에 넣어둔 비싼 고기는

얼음이 다 녹아서 이틀만에 상했더라구요.

육안으로 똭봐도 저세상 꼬긴데 형님은 그것도 모르시구

냄새 맡아보라는데!

아니 똭봐도 저세상 비쥬얼인데 비닐 뜯는 순간 냄새가...

' 맛갔다고 했는디 왜 나를 힘들게 하는거시여~~'

에궁~우리형님은 어쩔수 없이 제가 데꼬 댕기면서

더 알켜줘야겠어용ㅋㅋㅋ

 

그래도 울 형님이 이런건 진짜 나무랄데없이 잘해요^^

'내 이건 칭찬해 드릴께!ㅋㅋㅋ'

 

 

이제 해가 서산으로 완전히 넘어간 시간임에도

어둠은 한참 늦게 찾아옵니다.

그러면서 낮시간의 불볕더위는 사라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것이 이제야 좀 살거 같네요.

산들이 둘러싸고 있고 지대가 살짝 높은곳이라

날씨도 인근 지역에 비해 변화무쌍하고

골바람에 기온도 더 낮아서 꼭 여름, 배수기시즌이면

찾는 이곳 저수지.

( '낮에 그늘만 있으믄 딱인데 말이지...')

형님 자리를 염탐하고ㅎㅎ

똥꾼들이 어디다가

쓰레기를 박아놨나 아이스캔하며 공원을 뒤지는데!!!

오늘의 특별손님이 등장하십니다.

업무 마치시자마자 우리를 보러 찾아와주신

저희 팀에 형님이십니다.

'실은 제가 꼬기 좀 사오라고 시켰어요.ㅋㅋㅋ'

 

'오늘 처음 만난 두형님은 같은 71년생.

우리 팀에 딱 두명있는 동갑내기 되시겠다.

뭐 얼굴로 봐서는 누구 형이고 동생인지는...

그래서 사진을 못 올리겠다 ㅋㅋㅋ'

 

 

물가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 그런가 봅니다.

서로간의 긴인사는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명이 말없이 후다닥 움직이며 대좌세팅에 대편성하고

텐트까지 올리는데 1시간면 족하더라구요^^

그리하여 완성된 점빵.

수심 1.5m권에 수초형성이 좋고

전방에 수몰나무 그림이 좋은 곳에 기대감도 좋습니다.

( '붕어 좀 모이라고 후라쉬 비치고 사진좀 찍었슴돠!' )

 

 

자리마다 밝혀지는 찌불들


( '여기도 꼬기 쫌 모이라고 후라쉬 쫌 비췄슴돠!' )

 

 

저멀리 '반지의제왕' 다리에도 찌불이 밝혀지고..

' 쩌거는 스마트케미 아니겄지? ' ㅎㅎ

 

가로등 하나 없이 온전히 찌불만이 빛나는 저수지는

역시나 조용하기만 합니다.

자정이 되기전, 늦게 오셔서 저녁도 못드신

형님을 위해 야식을 준비해주시는 맘 착한

우리형님♡

야심한 밤에 공원 한 귀퉁이엔 주막의 불이 환하게 비춥니다.


 

 

손도 크셔서 이걸 언제 다 먹나 했는데,

' 혹시 우리 배불리 먹여서 재우고

혼자서만 찌불 보려고!ㅎㅎ'

 

형님이 준비해주신 맛있는 야식과 그 양은 계획한바

틀림없는거 같았습니다ㅋㅋ

(내 생각이 맞았네, 맞았어ㅡㅡ:;)

밤을 새우고 동트기전 깜박 잠이 들었는데

주변소리에 잠을 깨보니...

그님이 찾아왔다 가셨나 보네요.

낚시대 3대를 감아놓고 바늘까지 펴놓고 가신 그님.

오늘밤엔 꼭 보고야 말거야!

 

눈부심으로 낚시가 힘들 시간까지

오전장을 지켜보았지만

역시 이곳은 해 뜨고 나서는 힘든곳입니다.

 

 

더 뜨거워져서 본부석에 들어갈수도 없기전에

아점을 먹고~♡

 

 

어제 눈여겨 봐둔 쓰레기들을 치웁니다.

주섬주섬 거둬들인 담배꽁초들

수풀사이에 오래동안 방치되었던 샤워텐트

보기엔 분리수거하는 용도인데 관리 안되고

방치된 시설과 쓰레기들....

"똑똑!

혹시 취미로 붕어낚시 하시는 정부 관계자님!

차라리 저런 시설들은 관리 안할거면 철거 하시는게 좋아요.

저기다 두면 치워가는줄 알고

더 버리는 경우가 있다구요."

전부 한대 모아 마을 쓰레기차를 기다립니다♡

 

행복했던 만남 (조황조행기 - 화보조행기)
그거 잠깐 치우는데도 얼마나 덥던지요~
오만가지 잡상인 롸비니ㅎㅎ

그래도 치우고 난후 뒤를 돌아보면

보람이 있습니다^^

("형님은 더위 잘 안탄게 그렇게 웃으시죠.나는 듁갔네요"ㅋ)

 

 

오늘은 먼저 2박을 하신 형님께서

다른 약속장소로 이동을 하십니다.

낮시간에 더위속에서 휴식을 취한듯 안취한듯

눈비비고 나와 형님의 짐정리를 도와 드리고 있는데,

한켠에선 어제오신 형님께서 몸보신용 수육을 삶고 계십시다.


더위에 보신까지 챙겨주시는 형님들

사랑합니다^^♡

 

 

경북으로 올라가시는 형님과의 아쉬운 작별을 하고

해가 넘어간 공원엔 다시금 더위는 사라지고

신선한 공기가 자리 잡습니다.

'지금 이상태믄 왠종일 낚시하겄네'

 

오늘밤도 고요히 자리를 지키는 찌불.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려 짧은 밤을 지세웠지만...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입니다.

다행히 구름이 끼어 철수하는데 한결 수월하였어요.

마지막까지 형님과 함께 뒷정리가 잘 되었는지

본부석자리였던 곳을 살펴보고


 

제자리도 확인하고~

 

분리수거함이 있던곳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다음 출조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눕니다.

 

 

돌아가는 차안,

차창밖으로 산들바람을 손에 움켜쥐으며

불륜노래를 흥얼거리면서 ...

원래 가사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인데

왜 '호텔 속에서~' 로 들리는 건지 ㅡㅡ:;

ㅋㅋㅋ

 

예전 광고멘트가 생각납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

XXX X화방송~'

형님들과 저는 낚시를 통해 만난 관계입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몰랐죠.

같은것을 좋아하는 카페나 밴드형식의

동호회 같은것을 통해 교류하며 봉사하다가 만났습니다.

이유도 없고 목적도 없이 보고 싶음에

동출을 얘기하였고

이윽고 우리는 만났습니다.

나이를 떠나서 같이 짐을 옮겨주고 같이 세팅하면서

'니꺼는 흔거고 내꺼는 쌔거네

이건 좋네 안좋네

저건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팀킬하며 티격태격 울그락 불그락

할때도 있지만 ㅋㅋ'

때되면 조용히 혼자 나와 뜨슨 밥을 짓고

꼬기를 굽고 찌개를 끓이고

철수할땐 같이 거들면서

주변 쓰레기청소를 하고나서는

큰 한숨쉬면서 땀 닦아내며 만족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가는ㅋㅋㅋ

우리는 만나면 좋고 행복한 친구들입니다.

 

저에게 이런 사람들이 또 어딨을까요~~

낚시라는 공통취미로 만나 이런감정을 공유하고

느끼는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또 보고싶어지네요...

 

P . S

                "너는 내가 다시 온다.

               꼭 먹고 말꺼야 X토스! "

 

 

 

 

 




항상 안출 하세요.
사랑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반가운 얼굴도 보이네요 ~~^^
ㅎㅎㅎ 먹방 하셨네요.
멋진 풍경 감사하게 잘 봤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서로의 우정을 찐하게 느끼고
서로의 장,단점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그런 사이.ㅎㅎ
먹거리가 풍부하니 너무 좋습니다.
항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발 아래 아닌 멀리 있는 쓰레기까지 치우시는 거 쉽지 않은데,, 고생하셨고 너무 보기 좋습니다.
다음번엔 꼭 대물 상면하시길 바랍니다.
주변 정리 쓰레기 깔끔히 정리 치우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잘 보고 갑니다~!
와 한편의 수필집을 읽은 느낌입니다!!
너무 재밌었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그 우정 끝까지 가시길요~~!!
그림 잘 보고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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