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돌아가련다.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이제껏 자신의 존귀한 정신을 천한 육체의 노예로 삼았으나
어찌 슬퍼 탄식하여 홀로 서러워 하리
지나간 인생은 후회해도 이미 쓸데 없음을 깨달아
장래 인생을 쫓아 갈 수 있음을 알았네
실상 내가 인생길을 갈팡질팡한 것은 오래지 않았나니
지금이 바른 삶이요, 어제까지 그릇됨을 알았네
고향가는 배는 흔들흔들 움직여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솔솔 옷깃에 불어 온다
길손애게 고향이 얼마나 머냐고 물어 보며
새벽빛 아직 희미하여 길 떠나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우리 집 대문과 지붕을 보고 기뻐서 뛰어갔네
머슴들도 기뻐 마중나왔고
꼬마들은 대문께서 기디리고 있네
집 마당의 세 줄기 오솔길은 황폐했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나를 반기어
꼬마 손을 끌고 방에 들어가니
술이 가득 독에 담겨
항아리와 잔을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마당의 나무 보고 웃음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내키는대로 움직이고
무릅이나 들어갈 좁은 방이라도 편안히 있음을 알았네
동산은 날마다 취향있는 경치로 바뀌고
대문은 달았으나 언제나 닫힌 채로다
지팡이 짚어 늙은 몸 부축하여 걷다가는 쉬고
때때로 머리 들어 주위를 살핀다
구름은 산 굴속에서 나와서는 흘러가고
새는 날기가 싫어져 둥지로 들어가네
저녁 햇빛 그늘져 서산에 지려하고
나는 마당의 외솔을 쓰다듬으며 거니네.
(도연명의 귀거래사중 일부)
주말입니다..낚시꾼의 마음은 벌써부터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군위 특파원인 대경낚시로 문의해봅니다..그동안의 폭염으로 출조를 자제해왔던지라
손맛이라도 볼참으로 전날 잘 나왔다는 부계 창평지로 방향을 잡으려했는데 4륜차 가져오면 좋은장소를 알선해주시기로 했습니다...
대경에 들러 인사나누고 새우,케미 준비하여 알선장소로 향합니다..창평지에서 신령방면으로 1k못미쳐 우측의 퇴비공장 맞은편 비포장길로 진입합니다..산길 우측에도 못이 하나 참한게 있네요..대경 사장님 말씀으론 이곳엔 큰고기 없다네요...계속 올라갑니다..정상에서 좌회전 다시 내려갑니다..길이 장난이 아닙니다..승용차는 엄두도 못내고 4륜이라 하더라도 운전경력이 길지않다면 포기하는게 좋습니다..지난 태풍으로 길중간중간에 크레비스같은 골창이 생겨 빠지면 견인차도 못들어옵니다..
하도 길이 험해서 중간에 새워두고 저수지 답사를 하고서도 차를 끌고 갈 자신이 잘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용감합니다.. 못나올값이라도 들어가고봅니다.
차를 세워두고 저수지를 바라보는 순간 아! 이런곳에도 저수지가...감탄이 나옵니다...주변에 인가라곤 전혀없고 그 흔한 과수원, 밭뙤기 하나 없습니다...3천평정도 되보이는 수면은 지난비로인한 뻘물이 형성되어 있고 상,하류는 마름으로 빼곡합니다...서둘러 1.2칸~3.5칸까지 6대를 편성하고 우선 지렁이를 투척해봅니다..잔챙이 입질에 찌가 춤을 춥니다...
새우로 모두 장착하고 찌를 응시하면서 문득 불안한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이정도 환경이라면 벌써 그물꾼이 싹쓸이 하지 않았겠나라는...주변을 살펴보니 텐트를 친 자리도 보이고 켄맥주 깡통이 낚시 흔적에비해 과도하게 많습니다...그물질이 수차례에걸쳐 행해졌다는 입증이됩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꿋꿋합니다...그물에 걸리지 않는 고기도 낚시로는 걸어낸다..
초저녘부터 잔챙이 입질에 심히 시달리니다..5치붕어가 새우를 쭉쭉 빨아댑니다...수심이 너무 나와 갓낚시형태로 1m권에서 잦은 입질이 옵니다..11시경 갑자기 전화가....뒤로 몇걸음 가서 통화를 하던중 3.2칸대 찌불이 느릿하게 올라옴을보고 전화기를 팽개치고 챔질 우~~~웅 소리를 내며 대를 제대로 못 새웠습니다..수초에 감으면서 바늘이 팅~~,,,짧은 순간 상황이 끝나버렸습니다..
분명 4짠데...허탈,또 허탈... 빌어벅을 전화가 하필 그때에...1시경 또한번 입질을 받았습니다...똑같은 3.2대에 이번에는 제대로 건져 냅니다..줄자로 재니 대충 34정도 될 것 같습니다..30분 후쯤 또한번의 입질 36.5정도로 앞전보다 조금 더큽니다.. 기록경신에는 실패했습니다..이후론 입질이 없습니다..
저녘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새벽이 되니 제법 주룩주룩 내립니다...불안함에 찌도 눈에 잘 안들어옵니다.. 노면이 젖으면 미끄라워 못나갈 수도 생기는데...후다닥 대를 접습니다..어떻게 빠져 나왔는지 내가봐도 신기합니다...산정상에서 돌아나올때 바퀴가 빠졌는데 다행히 무사히 처리가 되었습니다..편한 도로로 나오니 긴 한숨이 나오며 어젯밤의 일들이 꿈만 같습니다..
좋은 시기가 도래 하였으니 모든 월님들 대물의 행운을 안으시길 기원드리며 좋은 장소 알선해주신 대경낚시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추신:저수지 이름은 모르오나 꼭 가시고자 하는 분은 마음 돈독히 먹고 들어가셔야 할겁니다..
헌물찬스
-
- Hit : 4873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8
좋은글, 좋은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길이 참 곡절많은 무심지를 다녀 오셨으니 감회가 깊으시겠습니다.
저도 봄에 그곳에서의 새벽감동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비록, 아침이 되고 조금의 허탈감을 맛보긴 했어도
잉붕어지만 47cm 를 선물해준 무심지가 님의 조행기에 새삼스럽습니다.
월척하심을 축하드리며, 늘 좋은 나날 되십시요.
그때 그 묵직함을 더듬으며 사진 한장 올립니다.
월하심 축하드립니다.조행기 잘 보았구요 안전조행 하세요.
월척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과 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고갑니다.
늘 즐낚하십시요!
참고로 상기 조행의 월척은 토종입니다..계곡지 붕어여서인지 체고는 그리 높지 않더군요..
F1(잉붕어)는 제가 유료에 중독되어 있을 당시 엄청나게 잡아봐서 생김새는 잘 압니다..
돼지털 카메라가 준비가 안되서 촬영을 못한게 아쉽네요..
철수시 방생했으니 물속을 한가로이 노닐겠습니다....감사합니다...
손맛은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