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부산에서 살다가 양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부산과는 달리 양산은 주위 환경은 너무도 좋더군요.
집 뒤편엔 천성산이라는 울창한 산이 있구요. 집앞에는 회야강이 흐르더군요.
어릴 적부터 생물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여기가 천국인듯 느껴졌습니다.
함성을 지르며 회야강 중류 이곳 저곳을 헤매면서 붕어들과의 접촉을 시도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좋은 포인트를 찾았는데 그곳은 다름아닌 저희 집 바로 앞이더군요(양산 소주동 소남다리 아래)
집앞의 붕어와 잉어들은 까다롭지 않은 녀석들로서......
입질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바늘에 옥수수를 끼워 던지면 5Cm짜리 붕어들도 달려들만큼 식성들이 좋은 녀석들이었습니다. 너무도 잦은 입질 때문에 2대 이상 펼치면 입질 보기가 힘들정도였으니까요
2008년 봄부터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며 붕어들과 만남을 이루었지요.
자연스럽게 동네 어르신들도 알게 되었으며, 직업과 나이를 떠나서 낚시 친구들도 많이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리 바로 아래에는 비와 바람을 막아주어 궂은 날씨에도 낚시를 즐길수가 있었죠.
그러던 여름 어느 토요일 오후.
저와 매일 낚시하시던 분의 전화가 왔습니다.
'**씨, 지금 어디에요? 지금 고기들이 물위로 뜨고 난리인데요...'
'네? 이유가 뭐죠?;'
'모르겠어요. 낮3시부터 고기들이 물위로 자꾸 올라오더니 이제 방향 감각을 잃었는지 제자리에서 빙글 돌고 있네요'
'네 집인데 바로 나갈께요.'
나가서 직접 제눈으로 보니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치어들과 피래미 종류의 고기들은 거의 죽어서 바닥으로 가라 앉아버렸고,
작은 붕어들은 옆으로 반쯤 누워서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2~3자짜리 잉어들도 물속에서 원을 그리며 도는 녀석과 주둥이로 바위에 돌진하는 녀석도 보였습니다.
주민들 중에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몇년전에도 이런적이 있었는데...아마도 저 위에 있는 공장에서 흘려 보낸듯 하다고....
그래서 물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공장 위치 위쪽으로 갔는데 거기엔 물위에 떠있거나 죽은 고기가 없었습니다.
저 공장이 맞다고......심증은 확실히 굳어졌지만 주장할 물증이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신고를 해야 한다며 입을 모으는데...어느 한분이 이미 파출소에 신고를 했다고 하더군요
증거를 남겨야 겠다고 생각하고 생수병에 물을 가득 담고, 디카로 사진을 찍어 두려고 집에 가질러 갔더니 동생이 들고 나간뒤였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 들었더니 저녁시간이 되어 희미해서 분간도 안갑니다.
그런데 때마침 시청직원이라는 사람 3명(남자1, 여자2)이 오더군요.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물한통과 죽은 고기만 몇마리 들고 가더군요.
이제 시청직원들도 왔으니 원인을 찾아서 이 일이 해결되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런일은 좀 크게 알려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어 다시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싶었습니다
부산의 모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지금의 상황을 말하고 취재요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담당자가 없으니 내일 아침 일찍 오겠노라고 하더군요.
답답했지만 할수없이 인터넷으로 환경단체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양산지부'쪽에 전화를 했죠
환경단체 역시 내일 아침에오겠다는 똑같은 말을 합니다
수천마리 고기들이 전부 죽어가고 있는데 다들 내일 아침에 오겠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답답했습니다.
같이 낚시를 즐기시던 많은 분들이 그러시데요.
지금 이상황에서 우리가 할일은 다했다. 이제 어떻게 돌아가는지 결과만 기다려 보자고...
저희는 뜰채를 들고 다시 모여서 죽은고기가 아닌 죽어가는 물고기들은 보 아래 작은 웅덩이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분은 렌턴들고 또 한분은 뜰채들고 다른 한분은 고기를 담고.....4시간을 그렇게 반복해서 많은 고기들의 이사를 도왔습니다. 혹시나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죠.
그렇게 시간은 흘러 새벽이 되자 모든사람들은 돌아갔지만 저는 그래도 홀가분한 미혼이기에 거기서 지켜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 안에서 지켜 보고 있으니 부슬 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서(아, 누군가 내렸군) 벌떡 일어나서 보았습니다
승용차 한대에서 두사람이 내려서 강가 쪽으로 한번 보더니 그곳으로 내려가는 것이였습니다(남자2명)
혹시 모를 일이기에 차 번호판을 적어두고 저도 얼른 따라 내려갔습니다
저도 그사람들 따라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습니다.
시청 환경과 사람들인데 신고를 받았는데 저희는 이제 연락을 받아서 늦게 왔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말이 수상하더군요 그래서 차안에서 부터 이사람들 복장까지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신고 온 장화와 렌턴에 '환경과' 라고 적혀있더군요.
죽은 고기를 계속 주워 담더니 더웠는지 입고있던 점퍼를 벗었습니다.
그러자 시청직원이라 했던 그 남자 왼쪽 가슴엔 폐수를 흘려보냈을거라고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았던 그 공장의 이름이 찍혀있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신 ***공장 사람들이지?" 라고 묻고 싶었지만 아침에 도착하는 방송국 사람들과 환경단체 사람들이 도착할때까지 모른척 하는게 나을것 같아서 그냥 모른척 했습니다.
그 두명은 고기들이 왜 죽었냐며 저한테 이것 저것 물어보더군요.
"여기 바로 위 공장 어딘가에서 폐수를 흘려보냈겠죠" 했더니
"그건 아닙니다. 모든 공장은 대대리에 있는 정수장으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곳으로 물이 흘러 나오지 않습니다"
물속의 흙을 손으로 뜨더니 "물이 썩었네"하길래
"매일 낚시를 하였고 꺽지와 동사리도 살만큼 깨끗한 물인데요"
"그럼 원인은 단 한가지 뿐입니다. 논에서 뿌린 농약이 흘러 든것입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이제 추수할때가 코앞인데 무슨 농약을 뿌린다는 겁니까?"
"...."
말문이 막히자 죽은 고기들을 계속해서 주워 담길래
"조사 할려면 그 정도면 안됩니까?"
"아 이것 저것 조사할려면 많이 들고 가야합니다"
"지금 주워 담은것도 수십마리인데 충분하시겠네요. 그만 들고 가세요."
"충분한데요...저희 집에 고양이를 키워서 그 녀석들 줄려고 그럽니다"
"아;; 아저씨~ 오염된 붕어를 고양이가 먹으면 그 고양이는 살겠어요?"
"아 그렇네요..."
그렇게 말도 안되는 말만 내뱉던 두 남자를 돌려 보내고 차로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깜빡 잠이 들었었는데 후두둑 하는 소리에 놀라서 깼더니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어 비는 그치고 강으로 내려가봤더니 그 비는 어제보다 물의 수위를 1M까지 올렸다가 물이 빠진 지금도 50Cm정도 올라있더군요.
그 비가 죽은 고기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쓸어가 버린거죠. 억울함에 안구에 습기가 차는 기분이였습니다
어제의 동네어르신, 그리고 낚시 친구분들도 다시 모였습니다.
새벽의 있었던 일을 얘기해 드리자
"그래 맞다니깐...고기들이 죽어 뜬곳이 여기인데 이 근처에서 위치상 흘려보낼곳은 거기 뿐이잖아"
"맞다. 티셔츠에 그 공장이름 찍혀 있었으면 그놈들이 맞네"
환경단체에 다시 전화를 걸어서 조사 온다던 사람들이 왜 안오냐고 물으니 출발했으니 곧 도착할거라고 하네요
2시간이 지나서야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폐수 흘려보냈다는 공장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경비실에 경비아저씨 밖에 없어서 직원들을 만날수가 없었다고 말을 합니다. 다른쪽으로 알아볼테니 어제 떠 놓은 물병은 일단 잘 보관하라는 말을 하구선 전화를 끊었습니다.
잠시 후 어제 저녁에 시청에서 나왔다던 3명이 다시 왔더군요.
둘러보고 비가 쓸고간 것을 확인하고선 다시 차로 돌아가길래 제가 길을 막고 물었습니다.
"어제 새벽에 여기에 시청 직원이라고 두명이 왔었는데 시청직원이 아니라 사칭하고 다니는것 같은데여"
"네? 그럴리가요..."
"**** 타고왔는데 남자 두명이 시청 직원이라고 했습니다"
"아...그 사람들 시청직원 맞습니다"
"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검은 티셔츠에 분명히 ***라고 적혀 있었는데......."
"아...그것은 저희 시청에 손이 모잘라서 ***공장에 연락해서 좀 도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뭐야, 이 미1친쉨키들 환경단체에서 찾아갔을땐 아무도 없다고 하고 시청직원은 일손이 딸려서 아무도 없다던
공장 에서 사람들 데리고 오고.....)
"그게 말이 됩니까? 다른곳도 아니고 폐수방류 예상되는 업체에서 사람을 데리고 오는것이..."
"그런데 당신 누구세요? 어느 환경단체에서 나오셨어요;;?"
"아니 말이 되는소리를 해야죠. 일손이 모자랄 일도 없는데 하필 그업체에서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거냐고요 그리고 저는 환경단체에서 나온게 아니라 여기 사는 주민으로서 말하는 겁니다"
"환경단체에서 나온것도 아니고 그냥 주민이라면 저희가 하는것만 지켜보세요. 가겠습니다"
그렇게 시청직원들은 떠났습니다.
***방송국, 환경단체, ***공장, 폐수, 새벽, 일기예보, 주말, 많은 비, 공무원, 환경과, 수습.........????
머리속은 여러 단어들이 떠 다니고 복잡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 나름대로 해석이 곧잘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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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인지 아니면 그날만 그랬었는지 모르지만 ***공장은 공무원들이 취약한 토요일 오후, 그리고 많은 비가 온다던 일기예보는 정말 기쁜 소식이였을겁니다. 폐수는 공장밖으로 배출되고.....
그런데 예상보다 늦게 비가 와서 폐수는 희석되지 않고 강으로 바로 흘러들어 물고기들을 전부 죽이게 되죠
파출소로 신고를 하자 ***공장이 자주 인사를 하였던 그 파출소는 시청에 신고 이전에 ***공장으로 먼저 귀뜸을 해주었을 것이고 ***공장은 급히 시청직원과 친분이 있는 직원에게 연락을 하여 수습을 지시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뒤늦게 온 큰 비는 모든 흔적을 쓸고 내려가서 ***공장의 행위는 완전범죄가 되어 버린거죠
공장과 관계도 결론이 나옵니다
부산의 모방송국은 아무 상관도 없는 양산이기에 방관자의 입장이였을것이고 (취재 안왔음)
시청과 환경단체는 돈에 매수 되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청직원과 ***공장직원 동행조사<<<말도 안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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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겪으면서 저는 정말 우리나라가 썩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다시 이런일이 생긴다면 저는 이렇게 할것입니다
1.증거수집: 신고보다 증거를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디카로 사진만 확보 했었어도 이 사건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인데 말이죠 ㅠㅠ
사진이 없으니 당시 제가 떠 놓은 물과 차량번호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깨끗한 생수병에 물담기, 상세한 사진)
2.신고: 파출소 신고 하지 말고 수질 오염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곳으로...
회야강은 울산태화강으로 흘러 들기 때문에 울산의 식수와도 관련되어있습니다 (울산시청과 방송국)
지난 여름의 아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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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장 사람들 식수에다가 폐수를 섞여서 마셔보지 정말 개념없는 사람들같으니.....
저희쪽은 잊을만하면 이런일들이 페놀사건 부터..... 에효...
디카말고도 음성도 녹음하시어 증거를 확보해야 할겁니다
개한민국은 법치국가 이니까요 ㅋ~
이런 문제점이 다만 그곳 한곳만의 일이 아닌 만연하게 드러나지 않는곳에서
행해질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어 집니다
참,,,,,
지고로스님 고생한 보람도 없이 말입니다
애고.......
아직도 저런 작태가 일어나다니...
지고로스님 고생하셨습니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겠지요.
그나물에 그밥들입니다.
지고로스님 마음 푸시지요.... 다음부터는 이렇게는 안 당하지요...
수고 하셨습니다.
아직도 이런 작태가 남아있다니. 신고를 해도 안되고,,,
안타까움 금할길 없네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님처럼 행동한다면, 폐수를 버리고, 환경을 파괴하지는 못할것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많은분들의 조언으로 또다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지금 얻은 지식이 도움이 되겠네요.
우리의 붕어는 우리손으로 지켜야죠;
결국은 그물을 자기들이 먹는건데..
환경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죠.
안타깝습니다.
불상한 내 붕어들..흑 흑.
좀 더 확실한 물증이 필요할 것 같네요.
그나저나 생사를 넘나드는 물고기 이사하신다고 고생이 많았네여.
제가 다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구 건강하세요.
늘 바라보던 그곳... 한번쯤 낚수대를 담구고 싶던 그곳에
그런일이 있었군요... 소주공단 인근에 몇몇 환경유해 배출업소가 있습니다.
저의 거래처 근처에도 몇곳 있구요... 환경단체의 감시의 눈길이 아쉽습니다.
월척캠페인: 오분만 청소 합시다
두번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될 일입니다..
수고한 보람도없이 완전범죄가 성립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