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신병이 새로 들어왔다. 으이구, 내가 너라면 자살한다 자살해… 지난 군생활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 오늘은 귀여운 신병녀석이나 데리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얌마! 신병. 너 여자친구 있어?" "예, 있습니다" "사랑하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 사랑이 뭔데?" "……………………" "그래 바로 그거야. 쉽게 정의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 ……………………………." "후훗. 너도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면 사랑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될꺼야" 정말 사랑이란게 대체 뭘까?
군대가 내게 가져다 준 것은 '그녀와의 이별'뿐이라고 한탄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를 떠나보낸 대신 평생 잊을 수 없는 전우들이 생겼다는 것을.. 3년간 미우나 고우나 동고동락한 나의 전우들. 세상은 역시 공평한가 보다. 그릇에 물을 담기 위해선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는 말이 오늘은 제법 와 닿는다.
내일이면 제대랍니다. 지긋지긋한 이 국방색 모포도, 지긋지긋한 이 군대냄새도, 지긋지긋한 이 내무반풍경도, 이젠 모두 영원히 안녕입니다. 참 우습지 않나요? 막상 떠나려니깐 - 아쉬움, 섭섭함, 그리워 질것 같은 느낌이 드려고 하네요. 이런 기분 일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말이죠.
아직도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내일도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 것만 같은데… 정말로 제대하긴 하는 걸까요? 햐얗게 지새웠던 입영전날 밤처럼 제대 전날밤도 역시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것 같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