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겨울 이야기.....

한해가 마침표를 향해 숨가쁘게 달리고 있다. 4계절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고 겨울을 가장 싫어한다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가 하나 둘이 아니지만 지금 이 나이에 있어서는 가장 큰 도락인 낚시를 못 다녀서이리라.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넘기고 한해를 마감하는 이맘때쯤 내첫사랑의 그녀가 편지 한장속에 그동안 즐거웠다,이유는 묻지말고 그냥 잊어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간 기억이 시리고 아픈 추억으로 남아서........ 눈을 지긋이 감고 40년도 훨씬 더 지난 기억의 저 밑바닥을 하나 하나 헤집어보면 토막난 기억들로하여 때로는 희미한 웃음으로 볼을 허물기도 하고 때로는 아픔이 되어 명치를 쿡! 찌르기도 한다 유년의 내 기억에 겨울은 내복을 입지 않은 맨살에 뻣뻣한 무명으로 지은 바지 저고리의 서늘하고 까칠한 감촉으로 다가온다, 그 무명 바지저고리를 입고 하학길 구불 구불 돌아흐르는 도랑을 따라 집으로 향하다 꺼먼 광목으로 만든 신주머니에 물을 가득채워 다리위에서 빙빙 돌리다가 시린물 가득 흐르는 냇물에 빠져 좁은 다리를 통과하여 그야말로 생쥐가 되어 오들 오들 떨다가 아버지가 솜이불로 나를 말아서는 지게에 지고 오리길을 바람처럼 달려서 설설 끓게 덥혀논 아랫목에 밀어넣든 기억이 선명하다 동네 가장자리에 자리한 우리집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 세운 사립문밖에는 겨울밤이면 자주 무엇인지 모를 짐승이 놀다 간다. 어느땐 엄마,아빠,애기짐승들까지 수도 못헬만큼 많은 짐승들이 사립문에 붙어 놀고 있고, 앙상한 가지 싸늘한 조각달이 걸려있는 큰 동이감나무 중간에는 부엉이가 귀를 세우고 앉아 부-엉,부-엉한다,부엉이 우는 곳에는 큰짐승이 같이 있다는 이야기를 할머니께 들은 나는 부엉이가 울면 얼른 다른 곳으로 날아갔으면 하고 이불밑에서 늘 손을 모았다. 그러나 내 어린날로부터 지금까지 우리 고향에서 사람이 짐승에 해코지당하였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다.삵괭이나 너구리에게 토끼나 닭이 해를 당한것은 보고 듣고 하였지만........ 시골이 고향인 이들치고 썰매와 팽이에 대한 추억 하나쯤 되살리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공부보다는 바깥으로 뛰어다니며 놀기를 좋아한 나는 그 누구보다 썰매타기를 좋아했고 우리집에 머슴을 살았던 돌이라는 형에게 나는 그 썰매와 송곳을 만들어 달라고 보채서 성공을 했다 어려서 부터 간덩이가 크기로 소문난 나는 잘 얼은 얼음판보다는 해빙기 녹아서 일렁거리는 얼음판에 그것도 깨어져서 틈이 썰매길이만큼이나 벌어져 물이 썰매높이의 반만큼이나 잠기는 그런곳에서 썰매를 타는 것을 즐겼다. 아차!하여 뒤로 넘어지면 물속에 뒹굴어야하는 스릴을 맛보면서, 팽이는 예나 지금이나 뭘 만드는 것에는 잼병이어서 팽이를 그럴듯하게 이쁘게 잘 깎지를 못했다. 무지개색으로 상부를 칠한 이쁘게 생긴 문방구에서 파는 팽이는 국민학교 상급생이 되었을 즈음에나 구경했고 ,설사 그때 파는 팽이가 있었다손치더래도 그걸 살 형편이 되지않아서 언제나 팽이는 깎아만든놈으로 만족하여야 했다. 팽이는 오리나무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나무가 연하고 굵기도 어린아이 팔뚝만한 것으로 구하기도 쉬웠으니까. 위쪽에 어설픈 솜씨로 구리용(크레용)으로 대충 그림을 그린 팽이가 얼음판위에서 신나게 돌아가는 양이 지금도 눈에 잡힐듯 선명하다 중,고등학교 엄한 형님밑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쳐야했던 내게는 중고등학교시절에 큰 추억거리가 없다.키가 작아 나보다 나이가 두세살이나 어린 가시네가 나를 내려다보면서 동생취급하던 기분나쁜 기억이 고등학교 1학년까지 이어졌으니까,지금의 내 체격을 형성하였던것이 고2학년때부터였다 고등학교2학년때 키와 체중이 지금 내 키와 체중이다 그러니 그 사이에 이쁜 옆집 학생에게 남모르는 연심을 키우는 짝사랑은 하였지만 대 놓고 연애질을 하는 불량끼?가 내겐 싻틀 수가 없는 환경이었던게 중고등학교 ....... 고향을 벗어나선 친구도 사귀지 않았다 여드름이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한 사춘기 내 유일한 벗은 소설책이었다 담배연기 자욱한 시골의 만화방 한쪽에는 오뎅국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모락 모락 김을 날리고,박박머리 국민학생에서 교모를 뒷주머니에 꽂은 고등학생, 포마드를 발라 뒤로 넘긴 청년들까지 이십대 아래 남성전람회를 방불케한 그 만화방에서 빌려본 소설, 그 시절 시골 만화방에 흘러 들어오는 무협지는 한권도 빼 놓지 않고 다 읽었던것 같다. 군협지,정검지,정협지,무유지,비호,비룡,천애기등 중국무협소설과 대망,미야모도 무사시등을 비롯한 지금은 제목도 기억나지않는 일본 무협소설류........ 그러다가 지금의 내 체격을 갖춘후인 고2겨울부터 친구들과 이웃집처녀 들의 호롱불켜진 봉창에 돌 던지기가 시작되고 내청춘의 가장 아름답고 또 서글픈역사가 이뤄졌던 1969년 겨울 첫사랑의 그녀와의 만남과 사랑과 가슴아린 이별이 이뤄지고........ 하여튼 겨울에는 아프고 시린 추억이 따뜻하고 포근한 추억보다 더 많다 쭉 곧은 신작로 양 옆으로 도열한 키 높은 포플라가지에 걸려 창백한 빛을 뿌리는 푸른 보름달을 등에 지고 연인을 만나려 언손 불며 십리길을 걸었던 여드름 투성이 소년의 40년후의 미래를 그 누가,누가 짐작이나 했으랴...... 세월은 모두의 과거속에 새로운 이정표 하나를 남기려고 촌각도 멈칫거리지 않고 앞으로,앞으로 내 달리고 있다.똑-딱,똑-딱.......

낚시 안 할 때도 겨울은 싫었습니다.
비움의 계절이라지만, 불편합니다. 여러 사정으로 일년내내 더운나라에 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코끝이 찡한 추위가 너무 생각 난다.'고....

봄봄님의 글 속에는 인생의 반추가 들어있습니다.
추억을 먹고 산다 했던가요? 우리네 인생이 그런가 봅니다.

공들여 쓴 글, 그저 편하게 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글이 맛깔납니다.

분명 한때 문학소년이었을 듯^^

겨울방학때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 덮어쓰고

무협지 읽던 기억이 새롭네요

한 해가 다 저물어갑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월척으로, 저수지로 안출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이글보구 상받으시는거 아닌지 몰겠네여! ㅎ

ㅂ ㅗ ㄱ 마니받으세요^^
봄봄님께서 사계절중 봄을 가장 좋아하실 것은 모르는 분이 없지 싶구요,

우사인볼트가 제 아무리 빨리 뛴다해도 세월만큼은 아니지 싶습니다.

그리고 봄봄님의 시계는 앞으로도 최소한 40년은 더 돌아가야 하니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를 게을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시간이너무 빨리갔네요

어언 벌써 한해가갑니다

이렇게빨리갈줄알았으면 쪼금 뒤에 태여날걸

좋은세상 좋은시간 좋은 조우님 모두가 빨리만갑니다

이제는 돌아볼시간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면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네요

월님들은 이제부터라도 아낌없이 정을주고 주위를돌아볼줄아는 월님이되십시요

시간이흐로고나면 남는건 아쉬움 뿐입니다

봄봄님 흐르는 시간은 누구나 다똑같은데 외 유독 우리의세데만 빨리가는것일까요

하지만 앞으로 할일이너무맚읍니다

제일중요한게 건강입니다 항상건강하시고 많은세월 후배들에게

좋은교훈이되는 말씀 자주들려주시고 이끌어주시는 봄봄님이 존경스럽네요

한해잘보내시고 내년의희망에넘치는힘 기대하겠읍니다
겨울 유년기 시절이 떠오르는 추억의 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고구마 자루 쌓아놓은 골방에 동네 아이들 옹기종기 모여 놀던 겨울밤이 그립습니다.
오후에 축담에 모여서 팽기깎아 만들고 얼음지치기용 설매 만들다 얼어 터진 손등에 피가 응키고
이맘때 쯤 해넘이엔 학비 밑천인 소의 죽끊일 여물썰기하고....
꽁꽁얼은 논바닥에 자치기도 많이 했습니다.
선배님들의 글에서 유년의 고향을 봅니다
20년쯤의 연배차에도 불구하고 기가막히게 공감이 가는걸 어찌해야합니까
제고향이 무던히도 깡촌이었나봅니다
무례하게도 정서적으로 비슷한걸느끼니 그래서 선배님들과 좀 친한척이라도
해지나봅니다

초등학교 들어갈무렵까지 촛꽂이불(석유등잔불)을 썻습니다
전기들어와 마을어른들이 전봇대밑에 고사지내던 풍경이 떠오르고
마을이장네에서 삐삐선으로 끌어온 스피커로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부모님 일터나가 늦게들어오는날
너무 배가고파 대여섯살때 두살위형과 제비집털어 제비새끼도 꿔먹었습니다
텃밭에 때이른 참외 퍼런거 따다 쓴속 파내고 겉만 먹기도했구요

겨울이면 날마다 팽이를 깍았습니다
오리나무 . 소나무 . 서툰솜씨로 톱질하고 낫질해 팽이를만들다보면
손등이 성할날이없었습니다
깊게 패여나간 생채기도 불과 며칠지나면 약바르지않아도 잘나았습니다
신호대로 팽이채만들고 공책찢어 소쿠리대를 살삼아 주걱연도 만들었습니다
공책찢었다고 아버지앞에 무릎꿇고 회초리도 맞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놀이들이었습니다

구술나무를 길게 깍아 장검을 만들고는 손잡이엔 그럴싸한 수염도 달았습니다
그칼로 옆집 경식이형제와 우리형제간 매일 칼싸움을 했더랬습니다
굵은철사를 날삼아 만든 썰매 .
판자를 깍아 양철로 격발대를 대 만든 화약총
대나무를 휘어 팽팽하게 시위를단 대나무활..
겨울엔 웃마을과 깡통돌리며 쥐불놀이 ..우리는 전쟁이라 했습니다 ..를 하다
마을초가를 태우거나 볕짚단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동네 대숲은 6.25때 피난민들이 파놓은 반공호가 많았었습니다
나무기둥을 댄 방형태의 사각호부터
둥그런형태로 흙을 파낸 원형호 ..
그곳에서 대나무를 타고 나무판자 화약총을 쏘고
비밀스런 방공호에서 전쟁놀이를 했습니다
종일 지치도록 뛰어다녔지만 피곤한줄도 몰랐던 좋은날들 ...

얼고 터진 손등으로 얼음을 타고 팽이를 깍고 전쟁놀이를 했지만
집에돌아가면 소쩍새우는밤님의 얘기처럼 고구마뒤주가 좁은방 반이상을 차지해버린
소마굿간방엔 할머니께서 언제나 우릴 기다려주셨었습니다
쇠죽간 아궁이 군불에 구운 고구마
마당한켠에 묻어둔 무우 .그리고 싱건지 (동치미)
할머니께서 숫가락으로 긁어주는 무우채는 너무 시원했고
눈이 앞마당을 다덮는동안 들려주시던 구수한 옛날이야기는 우리들의 동화였습니다

옆집 경식이형제는 제형제와 마찬가지로 사오십대가 되어가지만
여전히 잊을수없는 유년의 기억입니다
파트린느님 반갑습니다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 현실이
팍팍할수록 추억은 더욱 살뜰한 법이겠지요
따뜻한 시선 늘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혼자는무서버님 감사합니다
그랬더랬습니다
아랫목이 뜨끈 뜨끈한 방에 배깔고
드러누워 책을 읽었었습니다


풍월주님 감사 합니다

권형님 안녕하세요
여드름 많고 생각이 많았던
조용하고 골샌님같은 소년,그게 청소년기의 저였습니다


SORENTO00님
모르는 사이에 야금 야금 건강이 나빠집니다
시력,청력,근력 가장 먼저 나타나는게 시력이 떨어지는 것
그러다 청력이 떨어지고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요즈음 절감하고 있습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부지런함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떨어지는 체력으로 운동하기가 싫어져버려서
그게 근력저하의 큰 까닭이 될터인데 말이죠.....

야월백수님 안녕하세요
50중반을 넘기면서 한해가 무척이나 빨리 간다는 것을
느꼈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낚시 한번 다녀오면 한주가 그냥
가버리는......

이제 이 나이에는 무얼 이루겠다는 큰 욕심보다
건강하고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는 게 큰 행복이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소쩍새우는밤님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으면
서로 아하하고 고개를 끄덕일 추억들이 무척이나 많지요
다음에 언제 또 한번 어린날 이야기를 들추어 내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은둔자님 안녕하세요
우리 고향엔 1972년 제가 군입대하였다가 첫 휴가를 나오니
전기가 들어와 있더군요
그리고 한해가 흐른 다음에 먼지 풀풀 나던 신작로가
아스팔트로 덮이고
방안 어느 곳에 서있었던 고무마 가마
뒷마당에 묻어둔 무우를 쇠스랑으로 찍어내어
군것질 할것이 없었던 겨울 긴긴날밤 무우를 깎아 먹었던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릅니다
http://img.blog.yahoo.co.kr/ybi/1/19/e6/gdy2312/folder/495729/img_495729_1459821_0?1105917553.gif>

붐붐님 뵙적은 없지만 글로서 많이 뵙고 있습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하십시요,,
봄봄님 안녕하세요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케미히야님,폭기조님 반갑습니다
두분 모두 얼마남지 않은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는 뜻하시는 일 모두 성취되는 멋진 한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2025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