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가 딸린 가장으로서 가장 큰 보물은 역시 아이들이겠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전 어른들께서 "애들 땜에 산다.."고 하시는 말을 당시엔 이해 못했지만, 결혼하고 애들을 키우게 되니 자연 알게 되더군요.
격무와 스트레스로 후줄근해 진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세상 모르게 곤히 자고 있는 애들 얼굴을 바라보면 '얘들이 없다면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뻔한 질문을 하면서 다시 힘을 얻곤 합니다. 예전에 흔했던 '토끼같은 자식'도 아닌 '여우같은 새끼'들인데도 말이죠...
결혼하고 첫 애를 낳았을 때 제 스스로 다짐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애들이 커가면서 그 나이에 배워야 할 일들을 제가 직접 가르치겠다고요.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한해서 이지만... 그리고, 지금까지는 잘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바둑, 훌라후프, 고스톱, 축구, 줄넘기, 두발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배드민턴, 탁구를 가르쳤고, 앞으로 야구(캐치볼), 포커, 수영, 낚시와 성인이 되면 면도하는 법(아들에 한함), 운전 그리고 술도 가르쳐 줘야 겠지요. 그런데, 요즘들어 벌써 체력에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아직은 갈길이 먼데 큰일입니다... 훗날 딸이 사귀는 남자 친구(또는 도둑놈)를 데려오면 밤새 대작해서 먼저 쓰러지지 않아야 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다른 것을 가르칠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두발 자전거'를 가르칠때 좀 힘들었습니다. 첫째 애는 계집애라 초등 3학년때 가르쳤지요. 유난히 조심성이 많고, 겁이 많아 덩치는 커도 쉽사리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을 온갖 감언이설로 유혹하여 가르쳤습니다. 자전거 뒤에서 안장을 잡고, 운동장 이 끝에서 저 끝을 몇 번이고 왕복하면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르면서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심장의 박동이 터질 것 같은 것을 억지로 참았습니다. 녀석.. 몸은 왜 그렇게 무거운지... 첫 애가 드디어 혼자 달리게 되었을 때, 몸이 탈진한 상태에서 둘째인 아들 녀석에게 "넌 2학년때 배워라, 임마.."라고 했더니, "왜? 나도 3학년때 배울래" 하더군요 ㅠㅠ 그러던 녀석을 온갖 방법으로 꾀어 2학년 때 가르쳤습니다 ^^
이제는 요령도 생겨 자전거 가게에서 제일 가벼운 자전거를 구입하고 비장한 각오로 또 다시 운동장을 죽도록 달렸습니다 ㅠㅠ 한가지 간과한 것은 일찍 가르치니 몸무게가 가볍긴 한데 배우는 기간이 더 많이 소요되더군요 ㅠㅠ 첫애는 이틀만에 배웠는데... 이 녀석은 3일이나 걸렸으니... 3일동안 자전거 안장 잡고 달렸습니다 ㅠㅠ 그래도 아이가 둘인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결혼은 가능하면 일찍하는게 여러모로 좋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 많이 즐기면, 늙어서 고생합니다.
첫 애가 돌이 지났을 때, 칠순이 되셔서 첫 손주 보신 저의 어머니... 손주가 귀여워 몇 시간 안고 계시더니, 팔 인대가 늘어 나셔서 한달 동안 깁스하셨습니다 ㅠㅠ
결혼 일찍하는 것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겁니다. 힘 있고 건강하실 때 손주도 안으실 수 있거든요.
아직 미혼인 회원님들... 결혼 일찍하셔서 부모님께 효도도 하시고, 인생의 새로운 희망과 행복도 맛 보시길 바랍니다...
결혼, 빨리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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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 동창넘이 사위를 봅니다.
그넘 나이가 마흔입니다.
고딩때 사고로 얻은자식입니다.ㅡㅡ
요즘은 그넘이 부러워 죽것습니다.
벌써 다 키우고 젊은 둘 부부 손잡고
놀러 다닙니다.
지는 오십 후반되어야 여유가 생길라나
ㅜㅜ
"빨리 결혼해서 빨리 얼라 내질르는게 남는거다" --> 살아보니 맞는 말씀이던데요.
요즘도 주위 친구들이 이제 결혼한다고 청첩장 보내곤 하는데
그녀석들이 저보고 항상 이런말을 합니다.
에공~ 니는 애들 다 키웠네, 난 언제 다 키우노~~~~
훈훈한 글 잘 읽고갑니다 ^^
모처럼 주말에 비가 오지 않네요. 저녁 무렵에 잠시 짬낚시라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