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충의 울음소리 .
짙은 가을의 고독이 ...
전남 영암군 ... 에서 박모 학생이 보내준 사연입니다
목포 엠비시 별이 빛나는 밤에를 필두로 그당시 음악방송은
까까머리 밤송이 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게 지금의 월척처럼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좀 거칠기도 내면으론 한없이 여리고 섬세하기도 했던 때여서
지금 들여다 봐도 그나이에 어찌 이런글들을 썻나 싶게 엄청난 양의 글들을 토해내던 때였습니다
음악에 빠져살고 글에 빠져 살았던 그때의 감성은
지금 굳어버린 가슴으론 다시 찿아낼길이 없습니다
그시절 ..
교과서 반절만한 크기의 노래책 뒷편엔 펜팔란이 있었죠
우연히 엽서를 보낸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후 ..
한달에 스무통 정도의 편지가 왔었죠
후엔 전국에서 수많은 여고생들의 분홍빛 새편지가 매일 다발로 왔었습니다
대부분 한두번 답장을 보내면 그후부턴 답장을 하지 않아도
그녀들의 짝사랑이 시작되곤 했었습니다
지금처럼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니 얼굴모습도 희미한 칼라사진 정도로만
확인이 가능했었죠
그러니 잘생긴건지 못생긴건지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말랑말랑한 말들로
써 보내준 답장은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고 말았겠죠
그중
대구 비산동에 사는 고2학년 소녀가 있었습니다
전국 소년체전에 마스게임하는 사진도 보내오고
꽤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일년넘게 편지를 주고 받았으니 그사이 풋풋한 연정같은게 생겼겠죠
만나자 . 우리 꼭 만나자
그러나 그땐 대구갈 차비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녀와 끝내 만남을 이루지 못한채 서로의 기억속에 묻혀 잊혀져 버렸죠
지금 생각해보면 사진속의 그녀는 아마 그녀가 아니었을 겁니다
보통 친구중 예쁜 친구사진을 본인인척하고 장난스레 보내곤했던
펜팔인지라 아마 그녀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 사진속 예쁜 그녀가 편지를 주고받던 그녀가 아니었다 해도
전 그대로 믿고 싶습니다
25년이 지난 얘긴데도 그녀의 이름이 기억납니다
숙아 ..
가을 초충들의 울음소리가 창틀을 넘어온다
지금 비산동의 소녀는 무얼 하고 있는지 ..
이가을이 가고나면 널 볼수 있을까
우리 먼훗날 서로 손을 잡고 낙엽비 내린 황량한 가을을 함께 걸을수 있을까 ...
권형님의 펜팔 글에 풋풋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권형님의 글" 펜팔"에 대한 추억
-
- Hit : 3623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5
"파랑"조각 "빨강"조각 "초록"조각 등등...
이 조각 조각을 서로 서로 이으면 인생이겠죠...
은둔자님
비 피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름 영숙인데요? 혹시 아닐지=숙"아!ㅋ
드뎌 반가븐 문자 한통이 왔네여.
제비야! 낚시 안갔으면 저녁에 나오세요"라고 ㅋㅋ
방가븐 초딩 딸래미들...그리여...저녁에 봅세!
물찬제비님
용서 하십시요
과거지사 입니다 ㅋㅋㅋ
다행히(?) 영숙은 아닙니다
저랑은 연배가차이나지만 제가어릴땐 해외펜팔이유행이었어요~사진은 유명연애인사진도용하고^^;;받은여학생사진은
소피마르소사진 ㅡ,ㅡ;;
어라 나도 숙이었는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