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입신양명 하여 금의환향 하겠다... 머리속에는 항상 소가 여물을 되씹듯이 ...
그렇게 되내이고 되내입니다.....
나는 꼭 성공할것이다! 아니 꼭 성공 하여야 한다!
부산.... 객지 생활의 시작점 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격증도 취득허구....취업도 허구....
그렇게.. 그렇게 .. 하루하루 정신없이 무언가에 쫓기듯이 바쁜생활을 이어 나갑니다...
객지생활 시작허구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
동료들은 며칠 남지않은 명절 밑이라 모두가 한껏 들뜨 있습니다....
입가에는 웃음들이 떠나지를 않네요.....
그래! 며칠 있으면 설날이구나!
서글퍼 집니다... 주머니에는 단돈 8만원이 전부 입니다....
단돈 8만원...아니죠! 단돈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엄청나게 큰 금액입니다..
당시 한달 월급이 5만원이니 ... 두달은굶어야 모을수있는 금액 입니다....
명절 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 이지요.....
부모님께 드릴 선물은 고사허구 ...왔다갔다 차비 하기에도 빠듯합니다....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가기는 가야하는데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명절 전날....늦은 저녁시간까지 고객이 계십니다....
마지막 고객을 배웅허구 퇴근 준비를 서두릅니다....
"오빠야! 설 쉬러 안가나? " 원장님께서 물어보십니다...
아~예! 가야지요..... 히마리 없이 대답을 합니다....
근데요? 와 ~ 이라지요? 설쉬러 안가나? 이 한마디에...
목구멍이....가슴이...... 괜시리 울컥울컥 거립니다....참~내! 사나짜슥이 이래 마음이 여려 터져가 어따 쓰겠노?
"그래! 문단속 잘하구 ...잘 같다온나! " 예~에 잘 쉬세요!
그당시 미용이라는 직종은 보너스라는게 없었습니다...
전례대로 당연하다듯이 원장은 그렇게 ...잘같다오라 말 한마디 던지시구 휭~하니 나가버립니다...
광복동 거리를 무작정 걷습니다....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낯선이들과의 스쳐지나감이라도 즐기려는듯....
마냥 수많은 인파속으로만 빠져 들어갑니다.....
땅바닥만 쳐다보구 ...정신없이 걷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봅니다....
낯설지않은 거리풍경이 눈앞에 드리워 집니다..
"부산역 " 저도 모르게 어느새 부산역광장에 서있는 제자신을 발견허구 흠칫 합니다..
니! 여기서 뭐하노? 빨리 아부지.어무이..형제들 만나러 가야지? 정신 단디 차리라. 인마야!
주인 맘을 알아차린....이넘의 못생긴 발이 부산역까지 데블고와서 재촉을 합니다.....
그래! 가자! 가는거야....우리 부모님이 언제 선물 바라시고 자식 기다리시는분들은 아니잖어!
그라고 울 형제들 .....내마음과 다르지않음...누구보다 잘 알고 있잖어.....
마음이 급해집니다....대합실로 정신없이 내달립니다.....
대합실은 인산인해로 발 디딜틈없이 꽈~악 들어차 있습니다....
안된다! 여기서 포기할수없다...우쨋든간에 내는 가야한다.....
비집고 비집어 매표구 앞에 섭니다.....'구미 한장 주이소!"
"매진! 하나두 없십니다.." 이~ 무신 소리고? 내가 잘못 들은거 맟제?
아저씨! 구미 가는표 참말로 없십니까? 예~에 없십니다....
단칼에 끊어 삐네요....눈앞이 보이지 않습니다....금방이라도 한바탕 쏟아 질것만 같습니다...
우찌 입석표라도 안되겄습니까? 통 사정을 합니다....
그라마 취소하는 고객 있을런지 모르니 매표소 앞에 서가 있으소!
아 꼬라지보이 열차표 안주마 ....초상 치를듯하이.....측은한 맘에 ..역무원 아저씨께서 도움을 주시려 합니다....
그렇게 한시간여의 시간이 흐릅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머리는 터질듯허구 ..이내속은 바짝바짝 타 들어갑니다..
"비둘기호 막차 입석인데 괜찮지요?"
잠시 눈을 감구 서있는 나에게 역무원 아저씨께서 한마디 던지십니다...
아~이구! 고맙십니다...입석이 어뎁니까! 그저 감사하구 고맙습니다....
연신 고개를 숙입니다...
"아직 한시간 남았습니다....조심히 잘~다녀 오이소" 싱긋이 웃으시며 역무원 아저씨께서 인사를 하십니다...
세상 다~얻은듯 합니다...기쁩니다...그래 이제 집으로 가는거야!
주머니를 뒤적거래 남은 돈을 세어 봅니다...
내려올 차비 빼고나면 2만원이 남습니다....그래! 아쉬운대로 이걸로 해결 해보자.....
바삐 역을 빠져 나옵니다..길건너 조그마한 슈퍼로 바삐 들어섭니다.....
" 아저씨 법주 한병 주이소!"
법주는 뭐할려구 사느냐구요? 기차안에서 마실라구? 아닙니다!
혹여 몇푼 안되는돈 ..기차안에서 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말그대로 빈손으로 가야합니다...
그럴수는 없십니다....
조상님들께 올릴 차례주는 제손으로 준비 하구 싶습니다....아니 그래야 이내속이 편할듯 합니다....
옆구리에 법주한병 꿰 차구 ...열차에 오릅니다....
발디딜틈 하나 없습니다....비집고 비집어 ...화장실옆 구석진 자리에 웅크리고 쪼그려 않습니다...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이내 눈꺼플이 내려 않습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합니다...옆구리에 법주.... 간간히 확인하는것두 잊지않습니다..
비둘기호 ..참으로 느림보 거북이 입니다....
이내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 가건만.......
어찌 이리도 느릿느릿 ....스치는 간이역 마다 ...오만 참견을 다하구 갑니다....
한없이 더딘....역마......야속 허기만 합니다....
대구를 지나는시점.....그만 잠이 들어 버립니다.....
저녁도 먹지않은 빈속이라...차멀미에 그만 녹초가 되어 버렸습니다.....
법주를 손에서 놓친듯하여...순간 눈을 뜹니다...
"여기는 대전 대전역 입니다." 이런 큰일 났습니다..
잠든사이 대전까지 와버렸습니다....급한맘에 무작정 내리고 봅니다...
어쩌지? 이제 어떡하지....대전역 벤치에 한참을 그렇게....맥없이 주저않아 있습니다....
에~이그 ! 등신 같은넘이 고새를 못참구 잠들어서 ...이게 무신 꼬라지고....저 자신에게 자책을 합니다...
이대로 주저않을수만은 없십니다....대합실로 바삐 발걸음을 옮깁니다....
역무원 아저씨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그냥 내려가는 열차 아무거나 타고 가도 된다구 하십니다...
"고맙습니다..아저씨" 플랫홈으로 정신없이 내달립니다...
마침 내려가는 열차가 한대 들어옵니다....무작정 오릅니다....
막차라 그런지 ...의외로 여유가 조금 있습니다...
길게 한숨을 내 쉬어 봅니다....옆구리에 법주는 무사한지 이제사 확인을 합니다....무사합니다..휴~~
"이제 잠들면 안된다! 정신 단디 차리라."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우여곡절끝에 새벽 3시에 구미역에 도착합니다....
밤바람이 매섭습니다.....구미역에서 집까지 걸으면 30분....택시타면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입니다....
생각 할것도 없습니다....옆구리에 법주 꿰차구 냅다 달립니다...100m 달리기 선수처럼 ..그렇게...
떨어져 나갈것만같은 귓볼의 통증이 무덤덤 해질즈음....종착역...사랑하는 가족들이 계시는곳에 도착합니다.....
근데요? 대문앞에 웅크리고 않아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어머님 이십니다.....못난 둘째 아들넘 온다는말에 ...
초저녁부터 그렇게 ....그자리에서...기다리고 계셨든 모양입니다...
아~이구! 어무이 추븐데 집에 계시지 뭐할라구 나와 계십니꺼?.....
"춥기는 ....내는 하나도 안춥다....어여 들어가자.....니 온다구 오징어 국 끓여 놨다.."
어머님 손을 잡으니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눈물이 흐릅니다.....어머님앞에서 울면 안되는데.....죄송합니다..어머님...
"근데 그건 뭐시고?" 옆구리에찬 조그만 박스를 보시구 물으십니다...
법주 아입니꺼! 차례상에 올리시라구 한빙 샀습니더...
"야~야! 니가 돈이 어디있다구 이런걸 사왔노? 다음부터는 이런거 사오지마라..."
예~에 어무이...알겠습니다...들어가입시다..춥습니더...
방안으로 들어서니 가족 모두가 깨어 있습니다......
" 이제오나! 배고프제? 밥부터 묵어라!" 가족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같은말을 하십니다...
따뜻합니다...나에게도 가족이있어 행복 합니다....
조금 가난하면 어떻습니까?
따뜻한정..서로의 가슴 뜨거운 사랑이 느껴지는 가족이 있는데요!
이순간 억만장자 하나 부럽지 않습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명절이면 빼먹지않구 들고 가는것이 있습니다...
" 법주" 25년간 한결같이 ..저의 한손에는 법주 한병이 들려져 있습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법주 한병사들고 ...그리운 가족 곁으로 갑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한마디씩 하시겠지요!
"배고프제? 밥 부터 묵어라...."
***행복한 명절 되십시요....***
귀향......
까까요 / / Hit : 1909 본문+댓글추천 : 0
선배님!!!!
오전 아니내 오후 시작을 누두덩이 붉어지게 만드십니다..
그게 바로 가족이며 부모님 아니십니까^^
선물 중요치 않읍니다..
같이 얼굴보는게 중요하지요..
선배님 올 명절 잘 보내시고 간만에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세요^^
읽으며 많은걸 느낍니다.
행복하세용.
갑자기 맘이 찹찹해지며 뭔가를 느끼게하는 ....
잘읽고 갑니다 ...^__^
이번설에는 차타구 조카들델꾸
형수님하구 잘 다녀오세요
저두 자주 가는 고향이지만
고향처럼 따뜻한곳이 없데요
엄동설한에 손얼고 발얼어도
집에가니 다 녹습디다
과거에 아픈 추억이 지금에 선배님
자리에 거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복터지고 돈궤짝 터지는 한해되세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해 주시네요
즐거운 명절 잘 보내세요
이렇게 사람 눈물나게 하믄 않됩니다~이!
부모님 살아신제 고향이지
지금은 명절앞이 허전함만을 더합니다.
그래도 낼은 고향으로 가볼랍니다.
부모님 산소에도 가보고
세 들어사는 사람들 불편함 없이 잘 지내는지도 보고
창고에 아직 쌓아둔 부모님 쓰시던 살림살이등도 잘 정리 해놓아야겠네요~~~
횐 님들요~
설 잘 지내십시요~오
법주만 보면 까까요님 생각이 나겠군요~
한없이 기다리는 어머니 마음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하네요 휴
책임 지세요 선배님 ...
가슴이 짱해오네요
명절 잘보내시고 .......
즐거고 웃음 가득있는 귀향길.
대명절 설이 되세요^^..
안전운전 하시구요 ^^
잘 읽고갑니다~
동업한넘이 수금한돈갖고 야반도주한후,
부모님께는 서울 자재구하러 간다하고
추석날 비둘기호타고 장장 12시간걸려서
귀향못한 친구넘 만나고온적 있읍니다.
까까요님 올명절 다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이렇게 따뜻한 명절도 있구나 생각이 드네요..
이번 명절도 진한 가족애를 느끼시며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번에 정종한병 사갈까 생각드네요..
눈가에 무었인가 고이게 만드시네요
앞으로는 풍성하고 행복한 명절
되 십시요
즐그운 명절되시길바랍니다
추억으로 가슴에 남아 있지요.
명절 잘 보내시구 새해 더욱 건강 하이소
고향이 구미 시네요.
우째 영천에 안착 하셨는지요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