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그리운 그녀석

/ / Hit : 1118 본문+댓글추천 : 0

친구녀석이 강아지를 좋아하냐고 그러더군요. 물론 나도 좋아하지만 우리 애들(초딩6,4,2년)이 더욱 좋아해서 진돗개 이쁜 숫놈으로 한마리 분양받았죠. 갓 젖을 뗀 놈이라 애지 중지, 뒤따르며 똥오줌 다 받아주고 목욕도 자주 시켰지요. 집안 구석구석 그녀석 냄새가 베이고 누구든 집에 들르면 개를 키우고 있다는걸 알게되었지요 직업이 그렇다보니 2주에 한번 집에 들르면 그때마다 덩치가 커지더군요. 그래서 이쁜 집도 직접 지어줬지요. 참! 이름은 진돌이라고 지었어요. 애들이 귀가하면 엄마는 찾지 않아도 진돌이는 찿았더랬죠. 밤에는 끌어안고 자고 잠들면 덮어주고 아프면 머리에 수건 올려주고.. 애들 건강에는 어떨지 몰라도 정서적으로는 너무나 필요한 동반자였지요. 그녀석이 커가면서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주의해줄것을 당부하네요. 그래서 결국 마당이 아~주 넓은 할머니 집에 보내기로 한거죠. 애들이 할머니 보러 가자고 자주 이야기합디다. 갈때마다 담장에 앞두발을 올리고 껑충껑충 뛰고 오줌도 찔끔거리며 난리도 아니었죠. 서울 어느 낮선 곳에서 홀로 떨어져 고단한 밤에 깊은 잠에 빠져있을때 그녀석이 찾아왔더군요. 같이 놀자고 난리를 치고 오줌도 싸면서 얼굴을 핧고.. 잠에서 깬 후 그녀석이 너무보고싶어지데요. 이번주 쉬는날 어머님뵈러 가야지. 쉬는 휴일 어머님을뵈러 갔습니다. 그녀석 얼굴을 두손으로 꽉 움켜잡고 양볼을 꼬집어야지 생각하면서 담장을 바라보는데 너무 조용하더군요. 잠을자나? 아니, 놀러다니나? 혹시? 어머님이 개장수한테? 그럴리가 없는데. 어머님 뵙자마자 안부도 묻지않고 그녀석 어디갔냐고 물어봤지요. 한참동안 말없이 계시던 어머님께서 누가 진돌이한테 비닐봉지째로 음식을 던져준거 같더구나. 그놈이 바보처럼 거기에 코를 쳐박고 음식을 먹으려다 비닐봉지가 빠지지 않아서 줄을 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나를 찾은거 같은데 내가 들에나가있는 동안에.. 그녀석이 결국 자기 집으로 돌아와서는 축 늘어져 있더구나. ....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머님께 전화를합니다. 왜? 엄마! 우리 애들이 진돌이 찾으면. 힘이 좋아서 줄을 끊고 산으로 도망갔다고해! 알았지? ... 몇일뒤 애들 데리고 어머님집에 갑니다. 항상 애들을 반켜주던 진돌이가 앞발 올리고 웃어주던 그 골목길을 지날때. 딸애가 그럽니다. 아빠! 진돌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치? .... 아내와 저는 그냥 그래. 그러면 좋겠어. ....

짠하네요~
다시 잘키우시길~~~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녀석이 비닐봉지를 벗으려
안간힘을쓰고 고통스러워 하였을걸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집니다
가슴한켠에 묻으시고
좋은추억으로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