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특별함 없이 소소한 일상이 이어지는 초가을 녁 입니다
어젯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3분거리 단골터로 짬낚을 갔습니다
새우를 채집해 보니 한두마리 정도로 낱마리 채집이 되어
갓낚시를 하기엔 미끼가 애매 했습니다
해서 갖고 다니던 쓰다둔 지렁이를 감성돔 2호바늘에 잔뜩 껴서는
한발거리 (비맞은 대나무님 표현에 의하면 살림망 넣은자리 )에
채비를 갓낚시로 폇습니다
새우미끼를 쓸때 하고는 달리 가져가질 못하고 이리 저리 끌고만 다닙니다
산책 겸해서 나온 길이니 미련없이 대를 접고는 다른 조사님들 낚시 구경을 했습니다
단한대 짧은 대 하나를 펴두고는
연신 떡밥을 달고 던지지는 젊은 조사한분
손가락만한 붕어를 그것도 가끔 잡아 내는데 낚시점에서 사왔다며 크릴새우를 내밉니다
이거 한번 써 보세요
내국인인줄 알았더니 중국동포십니다
그 옆자리
어제도 뵈었던 육순 조사님께서 대를 접고 계십니다
차를 알아보시고는 어제도 왔던 사람 아니냐며 반기십니다
어제 붕어 두마리 준것까지 딱 삼십마리
오늘은 영 안나와서 일찍 접을려고 ...
어제 옆자리서 잦은 물소리를 내시며 낚시를 하시더니
철수하신다며 가시길레 인사만 나눴었습니다
가시고 난후 그자릴 보니 파라솔도 그대로 .받침틀 낚싯대도 그대로 둔채
몸만 가셨습니다
뭉툭한 손잡이의 그라스대 네대가 거친 그분의 손가락처럼 보이더군요
몸이 좋지 않아서 많이 못하신다며 철수하신 뒷자리가 왠지 쓸쓸해 보였었습니다
다시만난 그분
철수하는분 붙잡고 채비구경을 시켜달라 졸랐습니다
50정도의 바닥찌에 10.15길이의 목줄
전형적인 옥내림 채비는 아니시지만 고기는 잘 잡아 내셔서 오랜 조력을 눈치 챗습니다
바늘집에서 옥내림 바늘 몇가닥을 내 드리고
잠깐 얘길 나눠봤습니다
단 몇마디 건넨 호의에 금새 표정이 밝아지신 어르신
휴대폰 사다준 딸 얘기 .건강 .젊었을적 일 얘기들을 하십니다
아프면 금새 서운해져
좋은말인데도 섧게 들리고
그래서 혼자 낚시 다니다 몸이 좋지 않다 싶으면 그대로 두고 집으로 들어가 버려
아무데서나 낚시하다 아프면 얼른 들어가야지
안그럼 물가에서 초상치뤄 자식들 피해 줄까봐 .....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노년이지만 얘길 나누는 내내 가슴이 먹먹 하더군요
예전엔 나도 밤새서 낚시도 하고 일꾼들 일 시켜놓고 낚시 가버리기도 할정도로
좋아했지만 이젠 하고 싶어도 다 못해 ...
늙지 않을 방법은 없는거 겠죠
아니 확실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자리에 . 저 선배조사님 앉은 자리에 제가 .우리가
건강을 걱정하며 겨우 초저녁 낚시만 하고 철수를 서두르고 있을겁니다
말 하고 싶고 누군가와 따뜻한 눈길로 주는 관심을 받고 싶고
작게 다가섬에도 기꺼이 반가운 노년
혹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에게 없는 '자주 섧함'으로 벌컥 화를 내는 선배가 계시더래도
조금만 참아 줍시다
그분들의 화는 . 아니 우리가 늙어 내는 화는 외로워서 내는 거랍니다
모르는 분이라도 그자리에 내가 설때를 생각해 위로하고 이해합시다
노년은 누구 에게나 외로운거 랍니다
(가져온 사진 입니다 )

저도 얼마전 만났던 어르신께
"어르신 건강하시고 오랫동안 낚시 즐기세요."
"고마워요."
돌아서는 길에 콧등이 시렸습니다...
추석날 아부지 산소에 가서
아부지와 낚시하던 옛 일들...
글 써서 올렸다고 말씀 드릴겁니다.
노후!
아직 준비 못하고 있지만 반드시 좋은날 오리라 믿어봅니다.
둔자님요.
명절 잘 보내이소
즐거운 노후를 위해
오늘 노력 하겠습니다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잘 계시지요?.
가슴에 많이 와 닿는 내용입니다.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되시길 빕니다.
노년이되면 이렇게하고싶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생겨나더군요.
그저 손주녀석들 손잡고
물가에 앉아 세상살이 되짚어보는......
어쩌면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읍니다.
중3 딸놈하고다니는 걸보니.......ㅠㅠ
한가위 푸짐하게 보내십시요.....^^~~~
30대는 낚시 40대는 골프를 하려고 생각 했으나
요즘 생각엔 쭉 낚시만 할거 같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