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낚시대를 열 대 가까이 팔아 치운 것을 마지막으로
열 대 정도를 남기고 낚시대 정리를 마침내 끝냈습니다.
반년 정도 걸려서 삼십 대가 넘는 걸 마구 팔아 치워 감량 경영에 성공한 셈입니다.
모두 다 중고 제품이기 때문에 실컷 쓰다 팔아도 구입가의 80-90% 이상 회수가 가능했습니다.
대부분 대당 십만 원 안 넘는 것들인데 여러 대 팔아치우는 바람에 여유가 생겨서
모처럼 용기 내어 좋은 대를 한 번 마련해 보려고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사실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팔아치우면 그만이니 크게 고민할 일도 아닙니다.
중고품은 큰 결함만 없으면 다시 팔아도 크게 손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마련한 것이 몽월 컴피티션 32대입니다.
상태는 좋은데 예비 초릿대도 없고 보증서도 없는 중고품과 인연이 닿아서
비교적 착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이 새가슴이라 그 동안 중고가로 십만 원 넘는 것은 안 사고, 못 사고 지냈었기 때문에
이번에 낚시대 여러 대를 처분한 돈이 없었다면 아마 쌩돈 들여서 덥석 사지는 못했을 겁니다.ㅋ
일단 장절이라 다루기는 약간 거북한데 쓰다 보면 곧 익숙해질 것 같습니다.
무게도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굉장히 짱짱한 느낌입니다.
손맛터에서 붕어를 몇 마리 걸어보았더니 정말 고기들이 꼼짝을 못하고 끌려나옵니다.
소문대로 마릿수 목표의 전투낚시에 최적화된 낚시대라고 생각됩니다.
자잘한 손맛이야 당연히 없지만, 저항하는 고기의 둔탁하고 묵직한 손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손맛은 별로인 몽뎅이 같은 낚시대일지도 몰라 큰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 가격대의 낚시대를 써본 적이 없어서 아직은 대를 모시고 다니는 기분입니다.^*^
처음이라 그렇지 익숙해지면 보나마나 또 막 다루게 되겠지요.
일단 부러지면 거금이 들고 단종 제품이라 A/S가 원활치 않은 게 마음에 걸리지만
조심해서 쓰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겠다는 생각으로 걍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시마노 춘추 리미티드 프로도 생각해 봤는데 일단 모양이 너무 튀어서 별로 안 땡기고
밤생이류의 델리키트한 손맛이라면 굳이 맛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몇 년에 걸쳐 수많은 낚시대를 섭렵한 끝에 마침내 종착지에 이르렀기를 기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낚시대를 찾아 중고장터를 기웃거릴지도 모릅니다.^*^

보증서가 있어도 본인부담 왕복 항공료만 5~6만원 할껍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분양을 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