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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하다 보니 -3-

I 낚시의 재미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기 좋은 곳에 나와서 바람 쐬고 가는 재미도 있고... 물론 그게 고기 못 잡고 돌아가는 허전함을 달래며 하는 소리일 때도 있지요. 친한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면 소주잔 곁들이는 재미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혼자만을 시간을 가지며 멍 때리다 오는 재미가 큰 비중을 차지 합니다. 고기가 막 올라올 때도 좋지만 찌를 바라 보며 일종의 블랙아웃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외대일침 낚시 가기 전에 어느 낚시대로 어떤 찌로 어떤 채비를 해서 갈까 궁리와 점검 끝에 최후로 낙점한 놈이 맞아 떨어져서 잘 낚이면 요거다 싶은 재미도 있습니다. 사실 채비와 상관 없이 조황이 좋은 날이거나 자리를 잘 잡은 것일 수도 있지만... II 하지만 낚시의 재미는 뭐니뭐니 해도 찌맛과 손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손맛에 대해서... 30년쯤 전에 처음 글래스 로드로 낚시할 때는 손맛이고 자시고 그저 낚이는 재미에 그냥 다녔습니다. 연질이고 경질이고 따질 것 없이 무거우면 불편하고 가벼우면 좋은 건 줄 알았습니다. 처음으로 양어장에 가서 별로 크지도 않은 잉어를 걸었을 때는 정말 감당을 못해 물에 빠질 것 같아 옆에 앉은 동생에게 대를 넘겨준 기억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손맛이라는 것에 신경을 쓰면서 막대기 같은 경질보다는 손맛이 그대로 전달되는 연질에 가까운 대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밀집한 곳을 피하고 대물낚시도 할 일이 없으니 제압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저의 좁은 경험으로는 제압력을 갖춘 경질대들은 손맛이 신통치 않았고 손맛이 잘 전달되는 연질에 가까운 대들은 제압력이나 앞치기에 애로 사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천작 32대는 쌍포를 쓰다가 제압력은 탁월하나 영 손맛이 시원찮고 막대기 같아 처분해 버렸고 어렵게 구한 밤생이도 세트로 가지고 있다가 다 처분하고 기념으로 32대만 남겨 놓았습니다. 제가 둔해서 그런지 밤생이를 수파골드랑 같이 쓰면 그게 그건 거 같은데 아직 인기가 좋은 것은 한 때 절정을 달리던 추억의 낚시대가 그나마 단종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III 카본대가 일반화되고 진화하면서 중경질 내지 경질대가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전천후라는 이름의 애매한 대들도 일정 부분 시장에 진입하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연질은 애호가들에게만 한정되는 경향이 있어 퇴조해 가는 느낌입니다. 저도 오랫 동안 밤생이, 옥수 시리즈, 수파 골드 등과 같이 늘어지는 손맛을 즐기다가 어느새 전천후나 중경질 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낚시대 만드는 기술이 진화하면서 손맛은 손맛대로 유지하면서 제압력도 갖춘 낚시대들이 등장합니다. 그 대표 주자가 DHC 명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에 DHC 명파 세 대 마련하면서 이미 갖고 있던 낚시대를 20대 가까이 팔아 치웠습니다. 가격이 사악한 것이 가장 커다란 단점입니다 ㅋ 물고기의 앙탈에 따른 떨림의 전달을 끌어낼 때 즐기는 손맛도 좋지만 챔질과 동시에 덜커덕하고 걸리는 순간의 손맛도 낚시할 때 무시 못할 부분입니다. 손맛터 양어장을 주로 다니다 보니 챔질보다 찌맛에만 특히 집중하는 조사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덜커덕하고 걸고 난 다음에 끌어내는 손맛을 포기할 수 없고, 찌놀음도 적당히 즐기는 편입니다. 양손에 떡을 쥐려다 보니 채비는 다소 애매해지고 있습니다.

쎄~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 때.
아니나 다를까 5치 한마리를 못 낚고 시원하게 헤딩하고 철수를 할 때.

초저녁부터 월척 둬 수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 때.
역시나 초저녁부터 중치급부터 월척급이 쏠쏠하게 나올 때.

정말이지 어데 좋은 터를 잡아 돗자리라도 깔아볼까 고민하곤 한답니다. ^^;
잔잔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과정의 낚싯대들이군요~ 낚싯대....... 디명이 좋긴 합니다만, 이젠 그놈이 그놈입니다.
당~췌 고기가 없읍니다. ㅎㅎ

꼬리가 탁탁 치는~~~ 그 맛...~ 골이 다 시원해집니다~
옛날이 그리워 집니다.

나이 들었나 봅니다. 장비 욕심이 크지않는 저로서는 그저 여행삼아`~룰루날라 가 최고던데.....
저는 무조건 자동빵입니더.

찌맛 손맛 이런거 모릅니더.

찌가 사라지거나 질질 끌려가면 땡겨냅니다.

갈겨니도 자동빵으로 잡는 경지에 ㅠㅠ
상덕 가면 밤생이 빌려주시나요? ㅎ
?
물가에선나무7890

물가에선나무님이 대명을 변경하신줄 알았네요
언뜻 언뜻... 헤깔릴듯..........
밤생이에 미련 가진 분은 제 눈에는 구닥다리 낚시꾼입니다 ㅋ
앞치기도 잘 안 되고 늘어지는 손맛에 제어 힘들고...^*^
물가에선나무7890 이게요...
월척에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된다길해 해봤더니
닉네임을 이렇게 마음대로 만들어 주더군요...ㅎ
한때는 피아노소리를 좋아했습니다
이제 그 기억은 까마득합니다.
대상 어종이 잉어와 향어에서 붕어로 바뀌고
가두리 양식장에서 자연지 계곡지 노지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낚싯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무작위로 쓰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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