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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사부 권사장

저무는 봄을 아쉬워하듯 새로 이사한 아파트 베란다 창앞에 도열한 이름모를 나뭇잎에 종일 빗방울이 투덕인다 우연히 잡은 낚시대가 지금은 낚시대를 휘두르는 왼손 약지와 검지쪽 손바닥에 굵은 못이 박힐정도로 깊은 탐닉에 빠져 몇년간을 삶의 자투리시간 전부를 올인했던 취미 그 짙은 생의 명암을 투영한 낚시행각에 그 자신 나를 제자로 여긴적도없고 그렇게 살뜰히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라고 가르친적이 없지만 같이 해지는 들녘 아니면 달뜨는 산골 소류지에서 도란 도란 이야기나누며 밤을 새우며 곁눈으로 배운 낚시기술이 지금의 꾼으로서 내모습을 만든 바탕이었을 게다 맹탕 수심깊은 곳에 대를 드리워 늘 잔챙이만 건져 올렸던 4년의 무월조사에서 미끈하게 잘생긴 34CM붕어를 첫월척으로 기록하게 만든 친구도 내가 스스로 낚시사부로 부른 고향 불알친구 권사장이다 일찌기 대구로 가족이 이사를 간 과수원집 아들, 그 시절 우리 고향의 집터 거의 전부와 왠간히 좋은 장소에 논두락은 대부분이 그 친구네 것이었을 정도로 부자였고 60년대 대구 모신문사사장을 지내기도 한 그의 아버지는 우리 동네에선 최고의 재력가였다. 그의 아버님과 나이차가 상당히 많이 나는 그의 어머니는 고향동네 최고 미인이면서도 여걸,친구의 아버지는 논두렁에 전혀 모습을 비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추수걷이가 끝날즈음이면 언제나 논을 누볐다.선친이 그 친구네 논 몇마지기를 소작하여 볏단을 우리 몫과 그 친구네 몫으로 나누는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서 깐깐한 목청을 돋우었던 그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어릿 어릿한다 그친구는 우리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잘생긴 얼굴 훤칠한 키, 박박머리였던 우리와 달리 그 친구는 언제나 좋은 옷을 입었고 머리도 하이칼라로 멋지게 빗어 넘겼다,거기다 힘도 세어서 깽깽이나 발차기 힘겨루기등에선 한두어살위에 형들도 그냥 뭉개버릴 정도였다 대부분의 시골출신이 도회지물을 먹으면 꾀죄죄한 고향친구들 우습게 생각하고 고향친구들과 어울리려하지 않고 고향을 잘 찾지도 않지만 이 친구는 떠난 고향을 못잊어 방학만 되면 고향을 찾아 여름이면 냇가에서 고기잡고 모기향피워놓고 방천에서 잠자기를 좋아하는 의리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좋은 친구였다 어렸을때 고기잡던 전력이 나중에 최고의 낚시꾼이 되어 내사부가 되는 사연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고향이 경북이어서 군생활의 대부분을 대구 경북권에서 한 나이기에 군생활을 하던 동안도 그와 나는 계모임도하고 모여서 식사가 끝나면 으례 고향친구 대여섯명이 모여 고스톱판을 벌렸었고 그 친구의 사업장이었던 수성못 근처의 모텔에 친구 몇명이 모여 놀다가 내생각이 나면 깊은 밤중에도 '천아,우리 모여있다"라는전화를 하면 "알았다,금방 가마"하며 자다가도 주섬 주섬 옷을 줏어 입고는 여관으로 달려가 고스톱 치느라고 밤을 새우기를 종종할 정도로 자주 만났었다 그때만해도 내 유일한 취미는 오디오 주물르기였다 그런 내게 그는 "천아,취미중에 최고가 낚시다" "니 낚시 한번 같이 가자"라고 내게 낚시를 같이 하자고 종용한게 몇년이었지만 그당시 내게 낚시는 별 매력이없는 놀이로 비췄다 방공포병학교 근무할 시절 대구 남부주차장을 지나 고개 하나를 넘으면 길 오른쪽에 저수지가 하나 나온다 비오는 날 통근버스를 타고 그 저수지를 지나다 보면 비닐 우의를 입고 내리는 비를 청승맞게 맞으며 낚시대를 휘두르는 이들을 보며 "할 일 디기 없는갑다" 속으로 뇌었으니 낚시를 배우라는 말이 내게 그리 달가울 까닭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방공포병학교 근무를 마치고 3사관학교로 발령을 받아 근무중이던 84년 이른봄 지금은 낚시에 <낚>자만 나와도 달갑게 여기지않는 철모르는 아내가 "아빠,방안에서만 있지 말고 당신도 낚시나 좀댕겨"라며 찔러 넣어준 돈5만원이 나를 골수 낚시꾼으로 만들었고 그 이후 십수년 내아내는 주말과부로 군인아파트 동료부인과 이웃 군인가족으로부터 토요일마다 혼자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불쌍한 아줌마로 비치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 잡은 낚시대는 무언가에 빠지면 깊이 침잠하는 내성격과 역마살낀 내 천성과 맞아 떨어지면서 낚시잡지란 잡지는 나오는데로 다 사 모으고 낚시잡지에 나오는 이름난 유료낚시터를 찾아 평택으로 심지어는 경기도 북부권까지 달랑 낚시대 한대 말아쥐고 시즌이 끝나가는 10월말경 얇은 홑옷차림으로 낚시터를 찾아 입어료가 아까워 고드름이 될 정도로 사시나무 떨듯하며 감행했던 지금 생각하면 실소가 절로 나오는 낚시행로를 더듬었다 성격이 꼬장 꼬장하고 남에게 쉬 말걸지를 않는터여서 애초 누구에겐가 배우거나 가르침을 받는 경우는 없고 거의가 책을 통하거나 각종 미디어을 통한 독습으로 늦지만 하나 하나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게 내 천성이다 나같은 성격에 인터넷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 할 것이다 제목만 타~닥 치면 쏟아져 나오는게 정보가 아닌가 말이다 각설하고 권사장이 내게 직접 전수하여준 기술은 초리에 줄 매는 법 바늘 묶는 법이 고작이었고 낚시터현장에서는 "천아,깊은 데는 안되다" "처음엔 좀 힘들더라도 수초 사이 사이에 찌를 세워야 된다" 그리고 늘 지렁이 한통만 달랑 들고 다니는 내게 새우미끼가 대형붕어의 좋은 미끼며 특히 밤낚씨 최고의 미끼라는 것.... 깔짝대며 낮낚시에서 춤을 추는 찌를 보고 팔이 아프도록 챔질해도 잘 걸리지 않는 지렁이 미끼에서 조금은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 깔끔하면서도 서둘 필요가 없고 오히려 한템포 늦게 챔질하는 여유로움마져 주는 아니, 밤낚시 대형붕어의 그 애간장을 태우고 오금이 저리는 입질 너무 천천히 찌를 밀어 올려 잠시 한눈을 팔다가 찌를 보면 캐미 불빛이 두어마디 조용히 상승해 있고 하길 몇번 정점에서 깜박이다 물속으로 스르르 잠기는 그 숨막히는 입질등 새우낚시의 묘미를 내게 알으켜준게 권사장이다 월척에 몇분 지인들도 그와 스쳐 잠간 인사를 나눈 분들도 있고 같이 낚씨대를 담그고 하루밤낚시동무로 했던 이들은 아마 내낚시사부 권사장이야기를 또 "권사장이야기가"할 정도로 들었을 터이다 이제 그 권사장의 낚시기술과 한해 십여수의 4짜조과 그의 낚시기술의 훌륭함을 공인케한 94년 월간낚시 붕어최대어상을 수상하고 그해 11월호인가 45CM가 넘는 붕어를 안고 월간낚시 표지모델이 되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음글부터는 추억의 조행기방에서 글을 볼수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http://user.chollian.net/~jijiyoon/music/555.gif>

붐붐님 권사장 이라고 하길래..전줄알았습니다.ㅎㅎ

잘계시죠,,?
캐미히야님 오랫만입니다
권씨분들이 낚시를 잘하시는 모양입니다그려.....
봄봄님

강녕하시죠

봄봄님 함께 가시죠...

즐거워서 날 뛰던날이 어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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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버요 봄봄님~

따블 봄입니더 올해 봄이 유난히도 춥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ㅎㅎ

인연!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대단하신 사부를 두신 봄봄님! 잔뜩 기대하고 기다려 봅니다.
봄봄님!
드디어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만,
월척의 고수님들이 이 때를 얼마나 기다려 왔습니까!
저수지에서의 황홀한 밤맞이에 설레입니다.

봄봄님의 낚시 입문의 동기와 사부님....
다음편 기대합니다.
못안에달님
붕어와춤을님
소쩍새우는밤님
다 안녕하시지요

딱 두어주 낚시대를 잡지 못했습니다
금단현상이란 말을 많이 들어왔고
지금껏 저는 담배나 술을 피거나 마시고 싶을때
마시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자유로이 던지곤 하여서
무엇을 금하였을때 느낀 금단현상을 경험하지
못하였는데.....

요즈음
뭔가 허전하고 우울하며
삶에 구멍이 뚫린듯한 느낌이 간혹
밀려오곤 한답니다
아마 이것이 금단현상아닌가 생각이 되어집니다

낚시를 떠나야겠다나는 절박한 마음은
일지 않는데......

무언지 신명이 나지않고
심드렁한 그런 마음이지요......

어떤 굴레에 메이지않고
천의무봉 떠나고 싶으면 훌쩍 떠났던
지난 수년간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봄봄선배님!

청도에 한 번 나오시지요!

너무 오래 방치하시면 병됩니다 ㅎ ㅎ
SORENTO00님 오랫만입니다
거의 매주 수요일이면 오르내리던
고향길이 무척이나 멀게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가까운 곳에 떡밥 한봉다리 사들고
대 드리울곳 많고 물맑은 개울에
다리통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떼지어 다니는
곳도 지척에 있지만
웬지 훌쩍 떠나고픈 마음에 부푼 마음으로
집을 나서든 그때 생각만 자꾸 앞섭니다
봄봄님 안녕하세요~

건강 하신지요?

"방공포병학교 근무할 시절
대구 남부주차장을 지나 고개 하나를 넘으면
길 오른쪽에 저수지가 하나 나온다"

지금도 그저수지 있슴미더~

자주 물이 마르는듯 하지만

가끔 동네 짬낚수꾼 보일때도 있습니다~ㅎ
안녕하십니까? 봄봄님
오랫만에 봄봄님의 글을대합니다
그동안 사모님과 두분이서 전원생활에 흠뻑 취하신것은 아닌지요
자주 월척지에서 뵙기를 희망합니다
봄봄님 건강하시고 늘 안출 하시기 바랍니다
미느리님 오랫만입니다
잘 계시지요
푸근한 마음으로 옆에 모시고 대 드리우길
원했지만 몇번의 기회는 무산되고
언제를 기약하여야할지.......

방공포병학교 정문 바로앞에도 수양버들이 줄지어 서있었던
저수지 하나가 있었는데
선배 한분이 밤낚시에 지렁이로 전차표를 줄줄이 올리는 걸
그 당시는 낚시를 하지않아 옆에서 구경만 한적이 있습니다

쿠마님 반갑습니다
환경은 쾌적하여 졌지만 그 쾌적한 환경에
볼모가 되어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났던 그날들을
그리워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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