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에 꾼들이 자릴할만한곳은 다 차지해버리고
남은곳은 키를넘기는 억세밭을 무거운짐을진채 헤쳐나가야만
다다를수있는 무넘이쪽 뿐이었다
한손엔 20키로가넘는 가방 .다른한손엔 의자
그리고 다른한손엔 파라솔과 먹을거리를 싼 작은가방을 들었다
접힌 의자의 틈새를 붙잡고 늘어지는 잡초들
땀이 범벅인채 무거운 짐을 끌다시피하며 포인트로 접근하자니
이마에 벌레가 붙어도 떼낼 여유의 손이없다
제방끝 무넘이 양쪽에 높은콘크리트 옹벽을 내려가면 무넘이가있고
다시 포인트에 이르려면 꼭 그정도의 옹벽을 기어올라야한다
수고를 무릎썻지만 무성한 잡초를 베어내고 연안에 부들을 잘라내니
이미 선점한 다른이의 자리보다 훨씬 좋아보여 만족스럽다
조황은 좋았다
수면에서 20쎈티를 남겨두고 자른 부들따라 좌측으로부터 긴대순으로 펼쳐
참붕어로 측면을 공략했는데 굵은씨알들이 밤새 많이도 나와주었다
늦은 아침을 먹고 철수하는길
다시 무거운짐을지고 콘크리트 제방을 내려간다
다시 가방을 먼저 올리고 파라솔가방의 끈을 잡고 던지다시피해 제방끝에 올려두고
밤사이 피곤대문에 무거워진 몸을 끌어올리는순간
대충 넣어뒀던 가방이 넘어지며 받침대들이 머리위로 쏟아져내린다
손은 콘크리트상단끝에 잡초를 거머쥐고 한손으론 떨어지는 장비들을 받아내며
죽을힘을다해 구조물위로 올라서는데 힘이빠졌는지 바로 앉지못하고
엉거주춤 불완전한 자세가 되어 경사진곳으로 미끌어진다
그순간
어찌된 영문인지 한쪽벗겨진맨발엔 받침대의 뵤족한부분이 발바닥을 찌르고있고
받침대주걱부분은 파라솔의 손잡이에 활시위처럼 걸쳐져있다
파라솔몸통은 몸아래깔려 빠지질않고 내리막으로 휩쓸려버린몸은 일으켜세울엄두가 나질않는다
아직 연무가 자욱한 저수지 ..
그많던 꾼들이 모두 철수하고 난뒤라 도움을 청할수도 그대로 있을수도 없는상황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만큼이나 한가운데를 정통으로 찔려버린 발바닥엔 핏물이 벌겋다
다행히 제방건너편 주유소직원이 고함소리를 듣고 도와준덕이 아니었다면 ....
몇번의 겨울낚시를 하다보니 그깔끔한매력에 재미가 들렸었다
하얗게 눈이 내리던 밤
펄펄내리며 쌓여가는 눈속에서도 살그머니 올라온 입질끝에 찬붕어를 만질수있었다
눈한송이 한송이가 물에닿는순간 사르르 풀어지며
그틈새 들썩거리다 한두마디 올려주는 찌맛은 포기하기힘든 매력이있어서
그해 겨울밤 거의 매일을 집뒤 5천평저수지 논바닥에서 살다시피했었다
일끝나면 어김없이 밤낚시를 하러갔으니
겨울내내 살았다는 말이 틀림없는 표현일것이다
솜누빈 바지에 몇겹껴입고 양말에 버선에 신고
손난로 하나 발앞에 뒀지만 그정도장비로 버티기엔 녹녹치않은 겨울이었다
그날따라 유독 조과가 좋았고 논바닥엔 이리저리 뒹구는 굵은 붕어들이 널렸는데
초저녁 포근하던 눈발이 심야엔 그치며 기온이 급강하 해버렸다
장비마저 여유롭지못하던 그때
비가오는날도 우산쓰는게 귀챦아 비를맞는 게으름덕에
여분의 난로가스마저 가져오지못한 상황 ..
눈으로 축축해진 옷가지 그대로 방석하나 달랑얹은 차가운의자에 앉아
여전히 올라오는찌에 시간가는줄도 몰랐던 ..
어느순간 ..
꿈결인듯 찌가 흔들리더니 하얀 망막의 그림자만 보인다
바람소리마저 끊기고 귓속엔 윙하는 전파소리만 들린다
의식을 붙잡으려하는데 자꾸 멀어져가며 끈을 놔버리려한다
꿈이다 .아니다 .이건 저체온증일것이다
전화해야한다
전화하자 ..
입술을 웅그려보지만 몸은 꽁꽁 얼어버려 움직여지질않는다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1번버튼을 누르고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상황이 심상치않음을 눈치챈 집사람이 부랴부랴 차를몰고 저수지로 오지않았다면 .........
나도모르게 다가온 저체온증이었다
처가에가는 주말
토요일 처가에서 자고 다음날 꼭두새벽
새벽이라하지만 먼동의 기미도 보이지않은밤에 일어나 언젠가 지나는길에 봐둔
생소한 저수지로 내달렸다
가물치루어낚시를 해보려 상류갈대가 우거진 밀림을 더듬어 채비를 던지기좋은 곳을 찿는길
작은 후렛쉬하나에 의지해 더듬거리다 키작은 잡초들이 있는곳으로 훌쩍 뛰는순간 ..
맨땅인줄알았던 풀무덤은 수초가 떠있는 물웅덩이였다
보이지도않는밤
캄캄한 물웅덩이에서 허우적대며 겨우 넘어진 키큰 풀대를 잡고나왔지만
장마끝에 불어난물에 휩쓸릴뻔했다
그통에도 차안에 히터켜두고 속옷만걸친채 해가나길 기다려 결국 루어질을 했다는 ...
그밖에 손에낀 바늘을 빼내느라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모션으로 입에 막대물고 편납자르는 가위로
바늘을 잡아당겨 빼낸일 .
비오는날 궂은날씨에 호황이라는 나름의 턱도없는믿음으로
낚시를갔다가 내리꽂는 번개피하느라 이리저리 토끼처럼 뜀박질했던일
근처에 폐가가 많은 저수지로 낚시를 갔다가
출조객들이 모두 철수한후 밤새 고양이울음소리에 혼비백산했던일
물빠진 저수지 진흙펄에 들아가 낚시하다가
정작 철수하려하니 발이 빠지지않아 고생했던일등 ...
...........지나친 음주가무(낚시)는 건강과 가장의 권위를 해칩니다 ..공익광고협의회
낚시중 사고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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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 말하는 깨달음을 위한 고행같습니다..@@
어려움에 처하기도 여러번 하셨군요
돌아보니 저는 차를 여러번 고약한 장소에 빠뜨려 애를 먹었지만
신체적인 어려움을 당한 것은 기억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릴 낚시하던 분이 줄이 엉켰는지 뭉쳐서 버린 줄에 바늘이 달려있어서
한쪽발은 줄을 밟고 다른쪽은 신발에 바늘이 걸려 손씻으려다 몸 전체를
세탁한 기억이 나네요.
다행이 여름에 당했습니다.^ㅡ^
안출하세요.
취미인 낚시도 안전 사고에 항상 유념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유료낚시라든지~~~^^
저도 주로 혼자 외진 곳을 쏘다니다보니,,
차 빠트리고 .. 방전되고 .. 손가락에 바늘 박히고 .. 얼음낚시 가서 가장자리에서 오줌누다 물에 거시기 잡은채로
거시기 한 적은 있습니다 . ㅋㅋ
특히 바다 갯바위는요.
민물도 마찬가지겠습니다.
가슴장화 입고 들어 갈 수 만 있다면....
전 아주 가끔 출조합니다만 갈적마다 철수를 고려한 자리에서 하다보니 험준한 곳은 않들어가는 편인데
같이 낚시를 갈수잇는 분이 있음 어디라도 다녀보고 싶네요 ^^
누가 필드에서 일을 그렇게 시켰다면 아마 큰일이 났겠지요.??
이지역에서는 겨울에 할만 한데가 없습니다.
춥습니다 건강하이소~
"운둔자2"님의 낚시 열정에 예의를 갖춥니다. 꾸벅~
내내 강령하시길.
조그만 댐 하류
그러니까 목간통에 무넘기 넘어 떠내려온 고기 잡아보겠다고
15미터 석축으로된 직벽을 로프타고 내려갔다가 철수길에 다시 올라 오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내려갈땐 장비를 하나씩 갈구리에 걸어 내렸는데
올라올때는 하나씩 몸에 걸고 3번씩 오르락 내리락
정말 힘들어 디지는줄 알았습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라더니......
그냥 하류 여울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될것을
시간좀 아껴보겠다구
이~그 생각 허는 것하고는
지금 생각해도 왜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였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 있답니다
섬에 낚시가서 옆 포인트가려구 아등바등 아슬아슬하게 이동하다 그만 ....
젖은 옷 말리며 앉아서 보니 위로 조금만 올라가 돌면 될걸...
고기욕심에 아무것도 못보니 장님이 따로 없지요
은둔자님 업무엔 상당히 신중하실듯한데?
역시 꾼은 물가에만가면 맘이 바빠져 ..
혹얼음타신담 조심하셔용
얼음끌과 함께 풍덩하는 수도 있더군요 ㅎㅎ
전날 함께했던 조사님께 소류지 한곳을 소개 받았습니다.
몇주후 후배와 동출후 멋진밤을 보내고
전에 소개 받았던 소류지로 답사겸 이동 했습니다.
처음 가는곳인지라 일단 차로 한바퀴 돌아본후
근접해서 살펴볼 요량으로 경사길을 내려가
어디서 본것은 있어가지고 뒤에 있던 높은 바위로 올라가
물속 지형지물 보는 순간 그만 발을 헛디뎌 아래로 추락...
으~~ 일어나 보니 다행히 어디 부러진곳은 없고 이마만 너덜 너덜..
놀라 달려온 후배 병원 가자는것 괞찬다고 달래고 근처 식당에서 밥 먹으며
연고 얻어 바르고 밤 낚시에 돌입,
참붕어에 환상적인 입질, 몇년만에 보는 찌오르가즘에 아픈줄도 모르고....
후배는 허리급으로 한수도 하고,
하여간 흉터로 몇개월간 쫌 그랬지만 충분히 고통과 바꿀수 있는 개척 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