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낮은 둔덕에 나목으로 서 그 존재감마저 미미하던 벗나무가
마침내 화려한 자태를 뽑냅니다
계절은 이미 색색이 옷을 갈아 입었는데 세월감에 무딘 중년은 무심하기만 했습니다
퇴근길.문득 풀먹인 광목천에 자수속 그림처럼 수수한 화려함에 이끌려
차를 멈추고 마음을 뺏겨 꽃잎 휘날리는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만 봤답니다
지난 토요일
장인어른 칠순 생신을 맞아 자손들이 모여 모임을 갖었었습니다
음식 만들고 손자 손녀들 함께 소리높혀 사랑하는 아버지 .할아버지
생신 축하 합니다 .. 손뼉치고 박수치고
큰 외손자는 덕이 넓으신 당신 덕으로 만면에 웃음 가득하신 할아버지 얼굴에
케잌크림을 잔 뜩 발라놓고 사진을 찍느라 법석이었습니다
다섯살 한참 귀염받는 외손녀의 재롱잔치도 보고 오래된 사진 꺼내두고
살아오신 얘기를 청해 듣기도 했습니다
참 행복했죠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하나뿐인 사위 손을 소파에 앉아서도 꼭 잡고 놔주지않는 장인 .장모님
어른으로서 늘 큰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당신의 덕인데 자식들에게 고마워만 하십니다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 .가정이 무엇인지 .어른의 위치가 어떤건지
매번 행동으로 가르쳐 주시니 되려 고마울 뿐인데 정작 당신은 자식들 덕으로 여기십니다
늦은밤
부모님 주무시러 가신후 형제 부부들 모여 많은 얘기를 했답니다
"부부 클리닉" 이란 주제로 각 형제부부들 사는 얘기가 주류였는데
남편과 아내의 입장에서 다른 형제부부의 삶에 비춰가며 아침 네시가 다 될때까지
얘길 했습니다
좋더군요
평소 말수 없던 아내들도 .무뚝뚝한 남편들도 솔직하고 재밋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를 다른이에게 비춰 몰랐던 나를 알게 되고 조금씩 바꿔나갈 긍적적인 묘안도 발견했더랍니다
단 하룻밤 대화였지만 어디서도 얻을수 없는 귀중한 시간 이었습니다
행복할만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도 늘 웃지못하는 중년을 봤습니다
스스로의 생각에 갖혀 탈피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삶을 비관하는 중년이었습니다
지금의 여건에 웃지 못하고 주변에 매어있는 아직도 편치못한 중년..
대화가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깨달은 밤을 보내고
각각의 형제부부들 모두 전보다 훨씬 편해진 얼굴들을 봤고 모두들 너무 좋았다
자주 만나자 . 내 생각이 틀린걸 이제 알았다 ..이구동성이었습니다
행복한 얼굴 들이었습니다
중년엔 새친구를 갖기 힘들죠
나름 치우치지 않다거나 옳은 생각을 한다 ..라고 자신을 평가하고
강하게 믿고 살지만 여러 사람과의 대화에서 내 의식의 두꺼운 갑피를 봤습니다
중년에 새로운 친구를 갖기 힘든건 두꺼운 나를 버리지 못하는게 이유인것 같습니다
남이아닌 나 스스로 열지 못하고 익숙치않은 다른것을 받아들이기 불편해 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철석같이 옳다 생각 했던 "내생각"을 때로는 남에게도 강요했다는걸 발견 하기도 했습니다
행복은 내가 내 삶의 주연일때 함께 합니다
스스로 주연으로 살지 못하고 조연이 되어 주변에 휘둘린다면
이미 가까이 있는 행복을 못볼지도 모릅니다
내아버지는 나를 힘들게 해 .내 형 때문에 난 못살아 ..
누구나 힘든거 하나 둘씩은 있을겁니다
그러나 우리네 삶의 진정한 주인공은 힘들게 하는 아버지도 .형도 . 주변의 어떤것도 아닙니다
나를 위해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십시요
내가 비관하면 내가 . 내 아내가 .내 아들.딸이 행복하지 못합니다
내 행복은 내가 주연일때만 가능하니까요

마누라가 아주 좋아하고 편안해 합니더~
나는 장모님과 아주 친한 친구같은 존제 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아프면 사위에 관심과 사랑에 큰 감동을 하더군요~
좋은 가족에 관계에 글을 잘 읽고 갑니다.
좋은글
항상
언제나
변함없이
언제까지나
잘 읽고 있습니다....
흐뭇한 글/그 정성에 한 수 배워 갑니다!
나또한 행복할수 있을것이나
내주위분들이 우울해할땐
나또한 행복할수 없다고 봅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보라는말씀 가슴에 와닿는군요
잘보구갑니다
저는 사진으로만 장인어른을 뵙습니다.
요즘들어 책임감도 자꾸 더 무거워지는데
일은 손에 잘 안잡히고 좀 힘이 드네요!
물가에 한번 다녀오고 심기일전 해야겠습니다.
나자신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네요
부디 가끔이라도 좋으니 좋은글 계속 올려주세요..
인생의 깊이를 배울수 있는 선배님같은 분들이 꼭 필요합니다^^
역시 글솜씨 좋으신 은둔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