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밥을 먹고 있는데 문자 하나가 들어옵니다
- 무심코 오늘이 시골생활 100일째야 어떻게 살아있는가?
자네가 없는 금산거리는 쓸쓸해 하루속히 돌아와서 나랑 놀아줘 -
나도 몰랐던 시골 생활 100일 째를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계산해보니 오늘이 딱 100일 째 맞습디다 맞구요^^;;
장작 쪼개고 아궁이에 불피우며 한 겨울 버티느라고 욕 좀 봤습니다만....
저의 시골생활은 더없이 만족해 하며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홀로 고적한 게 사실이긴 하다만
잡곡밥에 나물찬에 맑은 물 마시고 운동하고 낚시하고 글을 쓰니
사나이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살겠다는 저의 말들을.....
오늘 아침 문자를 보내온 그 친구에게도 그렇게 많이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가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저에겐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반백년 삶을 회색의 도시에서 몸부림 치며 보냈으니 이제 남은 반백년 삶은
조용히 자연을 관찰하며 살겠다는 나의 생각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건 제가 뒷처리를 말끔하게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요
시골생활 100일을 기억해 주는 친구가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먼
웬지 쓸쓸한 여운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내가 금산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나는 오히려 너같은 친구로 인해 더 깊은 오지로 숨고만 싶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어떤 총명한 젊은이가 있었답니다 곧 혼사를 눈 앞에 두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었답니다
거창하게 싯달타처럼 깨달음을 얻겠다느니......하는 건 아니었지만
도대체 인생이, 삶이 뭔지 알아보고자 道를 닦겠다고 혼사도 마다하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답니다
처음엔 손에 익지도 않는......밥을 해서 먹어야 하고 빨래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땔감도 해와야 하고......고생이 말이 아니길래 집 생각도 나고
부모님 생각도 나서 눈물 흘리길 수 없이 보냈다는군요
그래도 사나이대장부는 한 입으로 두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생을 꾹 참고
道의 공부에 매진 햇다는군요
세월이 흐르자.....
부모님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다고 합디다
조금 더 세월이 흐르자.....
불알친구들도 보고싶은 생각이 싸그리 사라졌다고 합니다
조금 더 세월이 흐르자.....
같이 도 공부를 하며 알게 된 도반들도 웬지 귀찮아 지고 찾아가고 찾아오는 게
영 깨름칙스럽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세월이 웬만큼 흐르더니.....
어느 날 그는 홀연히 종적을 감추었다고 합니다
죽은 것은 아니고 세간 살림 그대로인데 누더기 옷 한 벌 입은 모습 그대로
어디론가로 종적을 감추었다고 하더군요
道가 깊어진 것이겟지요
그런 것이 道라면.....
저도 언젠가 이 곳을 떠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글타고 제가 무슨 道공부를 하고 잇다는 뜻은 아닙니다 ^^;;
어차피 저는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습성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역마살 같은 것이랄까요....?
첨엔 지리산 뱀사골 계곡으로 가서 살고 싶엇지만 현실상 여건이 안 되었고
두번 째로는 제가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인지라 따뜻한 남쪽나라.....
또는 제주도로 내려가서 살고팠지만 그것도 어려웠고.....
결국 엎어지면 코 닿을 곳, 고향의 시골로 와버렸지만 저는 이 곳이 최종
정착지는 아님을 압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또 이곳을 뜨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겠지요.....
여하튼 시골생활 100일...
일깨워준 친구가 있음에 감사힐 일이지만 웬지 저는 더 깊은 곳으로 숨고만 싶어집니다
도시의 회색 인간들과는 모질게 인연일랑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 아침입니다
가능할까요??
너 와도 이별을 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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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텀 심각 허십니까?
막 떠나고 싶고 그러차나요~~!
봄바람도 살랑거리고
볓도 따스무리~~헌데~~~!
맞아요~~~월욜아침부터 분위기 다운됩니다ㅠ
저도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몇번 도전 했지만 ~
현실이의 끈을 놓지 못하겠네요~
반평생 살고 나서 일단 다시 도전 할랍니다~ㅎ
즐거운 시골 생활 되세요`^^
볕도 따스한데 심란하개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첫월척님/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을 즐겨 보는 일인 입니다^&^
아침부터 기분 다운시켜서 미안합니다 ...
붕날라님/
님께서도 얼렁 자연으로 돌아가서 평화롭게만 사시길 바라겟습니다
댓글 보시 감사합니다 ^&^
계절바람님/
그렇겟지요...
버리겟다는 그 마음도 없어야 진정한 도를 이룰텐데요 ㅎ
그러니 저는 아직 풋내기 엉터리 도사꾼이죠 ㅎㅎ
고향옆에서 정을 느껴가며 계심이
좋지 않을까요?
늘 건강 유의 하시고요.
샬망님의 말씀도 정답입니다 허허....^^
그래도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이 좋다는 건 압니다
그런대 자주 찾아오는 인간들과 제 맘도 몰라주는
지인들이 야속할 때도 있지요
아버님이 써주신 붓글씨는 날마다 보고 잇습니다
그래서 외롭진 않습니다 ㅎㅎ
늘 안전운전 허시고 즐거운 낚시 하시길 바랍니다
날이 풀리면 천래강에도 한 번 다녀가세효^^;;
농사일의 고됨도 모르는 바 아니고
이미 익숙해진 도시 생활의 물질적 안락함에서
과연 깨끗이 벗어 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하나씩 준비를 합니다.
천래강도 곧 초록으로 봄 기운이 완연해 지겠지요.
건강 늘 챙기시기 바랍니다.
역시 시골출신이라 늘~~
마음은 어느 촌에 묻히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걍 꿈일수도 있겟지요~!!
반드시 여건이 되면 시골 한적한 곳으로 내려가서
자연을 벗삼고 조용히 살아가시길 당부 드립니다 ㅎ
그게 몸 건강, 마음 건강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은 불문가지니까요 ^^
생각만 하다간 영원히 못 갑니다
그냥 학 ~~저질러 버리는 게 속편하다고 ....
어떤 선배 귀향인이 그러더군요 ㅎ
마음에 둔 고장이 잇으면 소박한 집 구하거나 지어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세효^^
꿈이라는 건 반드시 이루어 지더라고요 ㅎㅎ
그 꿈을.....
절대로 놓지만 안는다면요 ....
평화론 밤 되세효^^;
폰 번호는 제가 바꾸질 못합니다
왜??
언젠간.....
저에게 문자가 들어와야 할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라서요 허헛^^;;
물론,...그 사람과는 지금은 소식이 끊어진 상태고요
그래서 번호는 함부로 바꾸질 못하고 있답니다
여하튼 좋은 충고에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