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척에서 매일 눈팅만 하다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간략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육군에서 근무중인 현역 장교입니다.
취미는..낚시구요 ㅋㅋ
제가 경험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어디다 하소연 할때가 없어서 여기라도 적어봅니다..ㅠ
4월 20일부터 논산 육군항공학교에 교육파견이 있어서 논산에 갔는데
논산 노성면에 낚시할때가 참 많더라구요.
그중 항공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월명지에서 거의 매일 밤마다 짬낚시를 했습니다.
터가 센곳이라 거의 꽝치는 날이 많았지만 밤이면 연안으로 새우가 정말 바글바글 하더라구요.
여태껏 본 저수지중에 새우가 제일 많았어요.
암튼 교육이 끝나기 하루 전인 4월 30일 저녁에도 월척 중고장터에서 새로 산 낚싯대 테스트 겸
짬낚시를 하고 있었고 구경하러온 선배가 새우를 보더니 어항에 몇마리만 키우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경험으론 이동하면서 새우가 잘 죽어서 교육수료하는 다음날 오전까지 얘들을 살려 둘 방법이 마땅치 않아
철수할 때 새우망은 담궈두고 혹시 모르니 잡아두었던 새우는 10마리는 페트병에 담아 줄에 새우망과 함께 묶어놓았습니다.
그리고 5월 1일 오전에 수료식을 마치고 선배는 짐좀 챙긴다고 이따가 온다고 하셔서 제가 먼저 월명지를 가보니
낚시하시는분이 몇 분 계시더라구요.
그중 어제 제 자리에서 낚시를 하고계신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허름한 낚싯대에 의자도 없이 낚시를 하고 계셨는데 릴까지 놓고 잡은 모든 고기는 크기 상관없이
통에 담으시더라구요.. 그물만 안놨지 진짜 세치도 안되는 붕어까지 쓸어담더라구요.
그런데 어제 담궈두었던 새우망이 어디갔지??
노부부께 여쭤봤습니다.
"선생님, 여기있던 새우망 못보셨어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내가 왔을때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리고 한 5미터 옆자리에 보니 제 새우망이 담궈져 있는겁니다.
그래서 걷으려해보니 할아버지가
"그거 내꺼야 건드리지 마!"
이러는 겁니다 @_@
그런데 어이없는건 제가 새우망을 담구고 고정할 때 군대에서 쓰는 지주팩을 이용합니다.
보급업무를 담당할 때 폐급으로 몇개 남길래 새우망 담글때 써야겠다 하고 챙겨둔거라
'군용'이라는 표시도 있어요.
그리고 얼마 전 새로산 십자천새우망인데 수몰나무에 뜯긴 구멍자리까지 똑같은데 본인꺼라 우기시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군용이라고 써진 지주팩은 어디서 났느냐 물어보니 원래 그것도 가지고 왔다는겁니다ㅋㅋㅋ
더 어이없는건 잡아둔 새우를 두었던 페트병까지 본인 자리에 있는거에요.
그래서 그 페트병은 뭐냐고 물어보니 어제 저녁에 잡아서 넣어둔거랍니다 ㅋㅋㅋ
옳지 잘걸렸다.
어제 내가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낚시했으니 어디까지 거짓말 할껀가 궁금해서
그럼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셨냐고 물어보니 6시부터 9시까지 했다는겁니다.
근데 중요한건 제가 거의 2주동안 거의 매일 짬낚시를 했는데 주말 외에는 밤낚시하는 사람은 없었고
물론 그 전날에서 저 혼자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요.
근데 그 할아버지도 어제 그 자리에서 저랑 같은 시간에 낚시를 했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되는 질문에 나중에는 거의 다 모르쇠로 일관하더라구요. 개그콘서트에 경비아저씨가 생각이나더라구요.
나참 어이가 없어서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오해해서 죄송해요. 근데 이거 가져간놈이 어떤놈인지 모르겠는데 천하의 나쁜놈 같네요. 많이 잡으세요"
그리고 돌아가려고 하니 옆에서 보던 할머니가 뭐라뭐라고 할아버지한테 말하는 겁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됐어 할망구야! 조용히해!"
이러시네요..ㅋㅋㅋㅋㅋㅋㅋ
새우망하나에 진짜 큰소리치긴 싫어서 집에나 가야겠다 하고 고속도로로 가는데
탄천IC 인근에 전에 봐둔 조그만 수로가 생각이 나는거에요.
그래서 짬낚이라도 하고 가자는 생각에 자리를 폈습니다.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어 파라솔도 따로 안펴도 되고 조용하고 분위기도 기가 막히더라구요.
손바닥만한 붕애들이 잘 물어서 재밌게 낚시를 하다가 점심쯤 어떤 조사님이 오시더라구요.
이자리 참 붕어도 잘나오고 가끔 월척도 나온다고, 한발 늦었네 하시며 조금 상류에서
몇시간 낚시하시다가 철수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마릿수 재미에 빠져 낚시를 하던 중 저녁때쯤 다른 조사님이 오시더니
병사리지에서 철수하던 중 들렸다고 왜 좋은 저수지 냅두고 여기서 하냐 물으시길래
사연을 얘기하니 노부부 욕을 찰지게 하시더라구요ㅋㅋ
제 조과를 보고 다음부턴 여기 한번 와봐야겠네 하시고 자리를 뜨신 후
밤낚시까지 조금 하다가 집으로 컴백했습니다.
어제 총 14마리 중에 얘가 제일 크네요...ㅠㅠ
여름에 큰물이 지거나 하면 다시 들려봐도 좋을 겉 같습니다.
이상 저의 푸념이였구요 모드 안출하세요!
한줄요약 - 새우망을 담그고 자리를 뜨지 말자.


정말 필요해서 거짓말까지 하면서까지 그 새우망이 그토록 절실할 정도로 연세를 드시면 삶이 그렇게 힘들어지는 것인지...
이래저래 씁쓸하네요. ㅡ.ㅡ"
댓글보니 좀 안쓰럽네요..
그냥 적선했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냥 노인네들이니..기분좋게 웃으세요^^
동냥했다 생각하는게 맞겠죠.
나눔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
즐거운 인생 행복하게 살아요
잘하셨구요 혹여 낚시하다가 뵙게되면 이슬이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
그게 맘에는 이롭답니다.ㅋ기
의견이라고 단 꼬리글 몇몇을 보니
혀 끝이 절로 차여집니다.
수리온 님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님의 댓글로 가름합니다 ==> "그냥 적선했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그저 씁쓸합니다. 일언삼사 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본 글처럼 욕심많으신분은 참 얄미운거 같네요...
가끔 보면 정말 돈 안들이시고 낚시하시는거 보면 제눈에 부족한 장비가 보이곤 할때가 있더군요...
그럴때 잘 안쓰는 장비나 채비를 분양해드릴때가 있는데 기쁘게 받아주시면 참 저도 기분좋고 그랬던 기억이 몇번 있네요...
본 글을 보니 그런때가 생각나네요...
우리 조사님이 넘 좋으신분 같아요
언젠간 그 보다 더 큰 행운이 당신을 기둘리고 있읍니다
언제 뵈면 커피한잔 해야겠네요
항공대 출신입니다
어른들께 화 안내시고 잘 참으셨어요
복 받을거에요
항상 안전비행하시고요
시간이 된다면 동출 한번 하세요
항공장교화이팅 항상 안전운항기원합니다.
그 일은 잊으시고 ,,,,,,,,,, 더 좋은 날 다가옵니다.
참..
잊으세요.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현대의 도덕관념을 강요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적당히 잘 해결하신 것 같습니다.
왠지 모르게 씁슬하네요..
항공대 화이팅.
"멋저부러".
어르신의 행동도 좋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