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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감나무 처럼

담장에 누런 감들이 익어 갑니다 동네 입구를 지키고 선 커다란 당산나무가 오래된 동네의 이력을 말해 줍니다 말씀 하신대로 마당에 하우스가 두동 있는 대양이네 집을 찿아 들어가니 노모께서 하우스 문을 열며 반기십니다 물건을 전해주고 잘 정리된 시골농가 마당에 감탄 하는데 담장에 기댄 늙은 감나무에 누런 감들이 풍성 합니다 한가지 꺾어 줄테니 가져 가라 하시는데 그 풍성함 오래 두고 보시라 만류 했더니 되려 서운해 하십니다 칠남매 낳았어 그중 셋째가 전주서 모텔 하는데 자산가야 그넘이 큰 아들 노릇하지 나머진 모두 힘들어 제일 큰 아들은 서울에 사준 집 두채 말아먹고 미국으로 가버렸고 아버진 교통사고로 들어 누우셨는데 자식들이 시늉 안해줘서 이태 시골 병원 있다가 이번에야 셋째딸이 서울 병원으로 모셔 가셨는데 내년에도 저 감을 보게될지 어쩔지 ... 마당에 나란히 앉아 두런 두런 사는 얘기를 합니다 어머니 갖은거 있으시면 절대 자식들 주지 마시고 꽉 쥐고 계셔요 자식 낳고 살아보니 부모보다 자식이 더 크데요 건강하신게 최고니 그저 두양반 재밋는일만 하세요 저도 둘짼데 마음만 있지 자식노릇 다 하지 못해요 건강하시고 언제든 궁금한거 있으시면 5번에 제 전화번호 넣어 놓을테니 전화 주세요 손을 꼭 잡고 금새 글썽해진 눈으로 먼길 떠나는 자식보듯 하시는 어르신 기어이 밥이라도 먹고 가라시는데 어머니라는 말만 나와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중년사내 여린마음 들킬까봐 그냥 돌아섯습니다 백미러로 멀리서 손 흔드시는 늙은 감나무처럼 마른 어르신이 손을 흔들고 내년에도 마당 감나무엔 굵은 감들이 열릴때 지나가는 길에라도 뵐수 있기를 기대하며 마을을 떠나 왔습니다 언젠간 우리도 늙은 감나무의 가을처럼 주렁 주렁 매달은 감들을 내어주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겁니다 행복 .. 지금 주인공으로 자식들 품안에 안고 사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것이 있다면 고달프다 라고 힘겨워 할수도 있는 이 시기가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 이라는것 지금이 우리에겐 가장 행복한 순간 입니다
늙은 감나무 처럼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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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 100배 입니다.
저는 장모님밖에 안계시는데 이글
읽고나니 장모님 생각이 나는군요.
우째 요리 글을 잘씁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 했습니다
참나~ 은둔자님은 사람코끝 칭하게하는 재주있슈^^&
자주 느끼는거지만 은둔자님의 글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네요

코끗이 찡~~~~~~~~
근데 대양이네가 누구신지..은둔자님 매장에서 휴대폰 구입하신 어르신댁인가요~~궁금해서..ㅎㅎ

감도 익어가고 가을도 깊어가는데 올 겨울 두분 보일러 따스하게 트시고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나무에 감이너무많이 열려서 하나따와서 사무실에 놓았습니다.
캬~~

글맛 좋다!

진국이 뽀얗게 우러나는 글이네요.
은둔자님 다운 멋진글입니다.

그래요.

가슴이 짠해 집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외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보고 싶네요
몇년전에 아버지돌아가시고 홀로계신 모친때문에 매주 시골로갑니다..
토요휴무라서 토요일점심은 모친하고먹고 저녁은 처갓댁에서 해결합니다..
친구들이 결혼14년동안 시댁.친정을 매주왔다갔다하는 저나집사람보고 대단하다고합니다..
쬐끔 살면서느낀건데 살아계실때 자주뵈야지 돌아가신다음엔 금으로된관으로 모셔본들 다 필요없는거 같더군요..
우리네 부모님들 모두 그러셨지요 ㅠㅠ

전 그렇게 안살랍니다

이번에 차사주면서 이게 끝이다!

각서 받았습니다 ㅋ

대신 어머님께는 용돈 대폭 인상해 드렸습니다^^*
참 좋은글 정이 넘치는 글.
잘 보고 공감합니다.
좋은글 와닫내요

댓글중 경주맨님 대단하시내요
진정한 효라 생각합니다^^
은둔자님.

진즉에 낚시대보다는 펜대를 잡으셨어야하는거 아닌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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