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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녀석들 ..(지난 조행기입니다)

겨우내 명쾌한 입질한번 받지못한 해짧은 조각낚시에 쌓이는건 짜증뿐이다 월요일부터 한주를 기다려 주말이 되면 대설이내려 무릎까지빠져버리고 또다시 한주를 기다리니 오전내내 동동거리는 입질만보다 오후 입질이올쯤이면 해가기울어버리는 겨울 단한번 입질에 막힌속을 훓어내고 한주를 버텨내는 꾼이고보니 답답한 겨울낚시에 체증만 쌓이는데 ... 지리한 겨울이가고 마침내3월 구석진응달에 잔설을 뚫고 노란 봄기운이 힘차게 오르고 머리칼 어루만져주는 바람마저 훈훈하다 월동끝낸 곰이 코를 벌름거리며 훈풍을 만끽하듯 겨우내 웅크려있던 꾼도 봄소풍을 나선다 첫조행 ... 밤새 이런저런채비를 만들어두고 이것도 저것도 다필요할것같아 짐을 챙겨 등에져보니 겨울동안 제대로 펴보지못한 사지가 턱도없다는듯 저려오지만 부푼희망만으로 힘껏 내질러 걸음을 옮겨본다 추운겨울 짬낚시에도 월척을 보여줬던 연밭. 작년가을 무던히도 빼먹었던 맹탕소류지 경질대가 꺽일듯 휘어져 탄성을 질러댓던 집근처 소류지 부들과 갈대새순사이에 넣어둔 채비에서 연달아 턱걸이를 걸어냈던 군부대 뒷소류지 수많은 저수지들 몇년을 돌아가며 마음내키는대로 발길닿는대로 가곤했던 안방처럼 익숙한 저수지들 그래 ..그곳에 한번 가보자 아직 이른아침이니 아직은 다른 꾼이 닿지는 않았을터 .. 한걸음에 차를몰아 산속샛길을 뚫고들어가니 저멀리 제방이 보인다 농공단지 뒤00지 들어가는 초입에 묘지들이많아 한낮에도 왠지 꺼려지는곳이어서 자주가지는 못했지만 늦가을 일곱치 고운붕어들을 지렁이한마리와 붕어한마리비율로 바꿔살림망을 채워냈던곳이다 2천평쯤 .바닥이 고르고 제방에서 상류까지 경사가높지않다 상류에만 부들과 갈대가 서있고 한여름엔 온통 수초가 수면을 덮어버리는곳 논가운데 위치 .움푹들어간 지형탓에 바람도 덜타는곳 그런데 안개걷히지않은 새벽저수지에 이미 꾼이와있다 한사람은 제방에 대두대를 펴놓았고 장비를 봐서는 내림낚시를 하는듯하고 또한사람은 길게 머리를 길러 뒤로 얌전히 묶은 노조사인데 다섯대를 펴뒀다 두사람다 살림망을 담궜으니 마수는 이미한듯하고 저수지를 훓어보며 앉을자릴탐색하는동안 챔질이없으니 산란특수같은 봄소풍날은아닌듯하다 제방권은 수초가없으니 수심이깊다해도 겨우내 움츠린 녀석들이 먹을걸찿아 갈자리는 아닌듯하고 상류수초권이면서도 수심이제법있는 좌측구석진자리는 노조사님께서 선점해버렸으니 남은자리는 우측 수심낮은 부들자리밖에없다 25대부터36대까지 겨우내 닦고 또 닦아 시퍼렇게 날이선듯한 맵시좋은 대들을 펼쳐두고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한바늘에 세마리씩 껴서 각기 눈에띠는 자리에 넣었다 담배한대를 달게 피우고는 앉을자리를 다듬는동안 두조사는 별히 액션이 없다 고기는 못봐도 시원한 입질한번만으로도 만족하자 이미 먼저왔던 두사람의 표정으로보아 오늘 첫나들인 그정도만 해두자 이제 시작인데뭐 맘속으로 중얼거리며 의자뒷쪽의 가방을 정리하려 일어나는 순간 원줄이 달아난다 ... 찌는 이미 물속으로 사라지고 하얀원줄이 끌려 가고있다 뒷고리가 없이 걸쳐놓은 낚싯대는 순식간에 손이 닿지않는 곳으로 끌려가버리고 ... 네칸대를 이용해 대를 건져내긴했지만 이미 고기는 없다 설마 ..아니겠지 잔챙이가 끌고간거겠지 ... 두시간여 ....입질없이 시간을 보내고 옆 머리긴노조사님은 짐을챙겨 떠나시나보다 제방권 조사님에게 다가가 조과를 물으니 다섯치 서너수가 전부라니 크게 기대할 낚시는 못될듯하고 그저 겨울을 건너 봄소풍이니 생각하려했다 그때까지는 ... 그런데 자리에 돌아와 보니 대두대가 또 끌려가 저만큼에 떠있다 뭔가 이상하긴한데 ... 참붕어 입질인듯 방아를 찧어대던 찌가 물속으로 획 사선을 그으며 끌려가나싶더니 대가 팍 ... 내리쳐지며 또 물속으로 끌려갈려는 찰라 다행히 끝을잡아 들어내니 웬걸 대가 꼬구라진다 퍼덕거리며 올라온녀석은 체고높은 아홉치붕어 ...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살림망에 녀석을 가두고는 담배한대빼무려는순간 다시 옆대가 받침대를 미끄러져 끌려간다 이게 뭔일 ... 대를잡아 끌어내니 또 아홉치 ... 그리고 이쪽 저쪽 정신없이 대들이 자리를 벗어나 끌려가는걸 붙잡느라 정신을 차릴틈이없다 나오는 고기들은 바늘에서 빼내는 족족 낚싯가방 뒤쪽으로 던져두고 ... 뒷줄을 달지않은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 양쪽손으로 대손잡이를 잡고 잠깐 고개를 돌리면 여기서 드르륵 ... 반대편에서 드르륵 ... 아직 잔설이 논두렁에 남아있는 초봄이었는데도 등줄기에 땀이흐른다 세시간여 ... 제방권에 앉은조사님은 나혼자 펼치는 초호화버라이어티에 구경꾼이 되버리고 결국 미끼가 떨어져 된통 잔소리를 들을줄알면서도 마눌에게 급 타전을 한다 ...여기는 서방 ..각시 나오라 ...여기는 각시 ...새벽부터 집나간 서방님께서 무슨일인가 ... ....여기는 서방 ... 봄소풍이다 .. 대박이다 ... ....미끼가 떨어진건가 ... ....그렇다 ..급공수바란다 이상 .. .....에이씨 ..나 아직도 잔단말이야 .. .....너 지금안오면 두달간 내옆에 오지마 ... ... 울마눌 이쯤에서 한마디하신다 ... 하이구 지발 ... 하두 잠못자게해서 옆자리허용하면 담날은 끙끙앓는소리내시는 부실님께서 뭔말씀을 그리 당당히 ... 알아서허셔요 두엄다발을 디지든 ..때밀어 그걸로 미끼쓰든 ... 20분후 ... 저만치 논두렁에 마눌의 차지붕이 보이나했더니 바로 소나무에 가려버리고 전화가온다 워디메여 ... 새복부터 잠자는 마눌깨워 지렁이사오라는 간큰서방 어디있는겨 .. 잉 .. 착한 울마눌 .. 내너를 처녀적부터 알아봤다 서방잘모셔 .아들을 낳아도 원본보다 더 멋지게 빼버려 딸낳아도 어쩜 그렇게 없는 애교까지 붙여서 만들어 뭐 .나무랄게 있어야지 그랴 언능와 여그여 ... 옆자리에 궁시렁거리는 마눌을 앉혀두고 낚싯대 두대손잡이를 쥐어주며 꼭 잡고있어 안그럼 고기가 끌고가블지도 몰르닝께 ... 낚시라고는 서방 지렁이호출에 불려나와서는 한두번 잔챙이잡아본것이 전부인 울마눌 낚싯가방뒷쪽에 널브러져 파닥이는 고기들을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엄마야 .. 뱅핸아빠 언능 .. 마눌이 한쪽팔을 붕어에게 내주고는 어쩔줄몰라한다 자네가 잡어봐 .. 울마눌 당당히 월척을 끌어낸다 .. 그리곤 띠엄 띠엄 한마리씩 준척급들이 나오고 폭팔적이었던 첫 봄나들이는 기운해와함께 마감되었다 한눈만 팔면 낚싯대를 차고나가버리는 정말 당찬녀석들 .. 월척만 20여수 .준척이 수십여수였으니 내낚싯대를 가진후 처음만끽하는 대박이었다 그후 한두마리씩 월척급들이 나오긴햇지만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고 그해가을 저수지는 동네청년들의 그물질후 준설되었다 이제 또 해가 지났으니 올봄 다시 그날의 당찬녀석들을 또 만날수있을까

끝내줍니다!

평생 그런 대박을 만나기 어려울텐데...

은둔자님과 마나님과의 물가에서의 만남이 참 재미있네요.

다시 한번 그런 대박 만나시길 빌어드립니다.
이세상에 가장 행복한 낚시꾼!

자랑스런 아들 딸 그리고 착한 반려자

부럽기가 그지 없군요.

올해도 계속 대박하십시요.
ㅎㅎㅎ눈을 지그시 감으면 행복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은둔자님......조금은 샘이 나는데요^^
은둔자님 성호그룹 외동딸 희선인 어딜 보내시고 봄소풍에
월척20수에 준척 수십수를\건지셨습니까.
겨울이야그 대신 봄이야그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따뜻한 봄날이 그리워집니다.
사시는 모습이 행복해보여서 좋습니다.
올해에도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안출하시길.....
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월척만20수~~!!허걱....아까운 저수지 그물질...ㅠㅠ..
잘보고갑니다..^^
반가버요 은둔자님

올해도 대박한번 터자 보자구요.

잘보고 갑니다
저도 일년에 한두번은 완전 대박햇는데

이제는 고기가 어뗗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한마리라도 잡으면 감사드립니다
은둔자님 안녕하세요^^.확률입니다.

사모님이 지렁이 공급까지 하시네요^^ 보기 너무 좋습니다.

어쩜 그리 감칠맛나게 글을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소설가로 한번 나서보시는게 어떨런지요. ㅎㅎㅎ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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