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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접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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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동녘이 밝아 올 무렵이면 초롱초롱하던 눈빛도 흐려지고 밤새 빛나던 케미도 그 빛을 잃어간다. 슬프게 울어대던 소쩍새를 대신해 뻐꾸기 소리가 조용히 산천을 울릴 때쯤이면 조용하던 물 위로 잔고기들이 동심원을 그리며 기지개를 켠다. 풀잎마다 맺힌 이슬을 바라보다 긴 심호흡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이제는 대를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부푼 꿈을 가지고 급히 달려와 열대가 넘도록 저수지 가득히 불을 밝히고 오로지 한번의 찬란한 찌솟음을 기대했건만, 끝내 그 기대가 무너져 내릴 때 허전한 마음을 어찌하는 수가 없다. 이렇게 아침이 밝아올 때면 그렇게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밤이 조금만 더 계속되어 마지막으로 찌솟음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조금만 더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생긴다. 물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하나씩 둘씩 대를 닦으며 접을 때는 다음주에는 꼭 낚시를 가지 않고 가족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나의 그 마음이 피곤에 함께 수요일까지 지속되다가 목요일쯤이면 서서히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금요일이면 이리저리 갈곳을 찾게 되고 토요일은 어김없이 물가를 향해 달려가게 되는 것이다. 나의 고행 아닌 이 고행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젊은 시절에는 부모님에게 얼마나 많은 근심을 안겨주었으며 결혼 후에는 아내에게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남겨주었던가? 또한 자식들에게 가장의 책임을 회피한 적이 얼마나 많았으며, 친구와 친척들에게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언제나 주말이 되면 모든 약속과 집안 일들을 팽개치고 물가에서 보내고, 이튼날 붉게 충혈된 눈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텁수룩한 수염, 까칠한 얼굴에 진흙투성이가 된 옷차림으로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곱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들의 눈치를 피하여 샤워를 하고, 몇 숟가락의 밥을 억지로 삼키고 나서 행여나 어디 유원지라도 가려나 기대를 하고 있는 가족을 외면한 체, 쓰러져 잠이 들고 월요일이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직장으로 달려간다. 왜? 무엇이 그리 좋아 나는 가족을 멀리하고 나의 귀중한 시간의 일부를 허비하고 건강을 해치며 그렇게 물가를 달려가는 것일까? 낚시는 마약과도 같다. 언제나 마음속으로는 자제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나의 우유부단함 때문일까? 몇 십년이 넘도록 모든 고통과 수모를 당하면서도 계속 열병을 앓는 환자처럼 물가를 찾아가는 나의 병은 아무래도 죽어서야 낫는 병인 것이다. 내가 물가로 가는 이유는, 물가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세상사의 근심과 잡다한 나의 고민들이 물가에서 앉으면 모두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내가 물가를 찾아가는 첫째 이유가 된다. 그 다음은 마음에 집착을 갖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낚시를 간다고 하지만 일단 물가에 앉으면 오로지 한번의 찬란한 찌솟음을 바라고 승부를 하는 집착이 나를 물가로 가게 하는 두번째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어 낚시가 좋다. 자연 속에서 허물을 벗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도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언젠 나타날지 모르는 그 님을 나는 밤 세워 기다리는 기다림이 있기에 나는 물가에서 긴 밤을 지새우는 것이다. 그 꿈들이 쉽게 이루이지지 않기에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그렇게 물가에 앉아 기약 없는 님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 님을 만나지 못해도 어찌하는 수가 없다. 다만 짝사랑하는 소년처럼 그렇게 나 혼자 찾아가서 기다리고 앉아있는 것이다. 끝

안동어벵이님 글잘 보았읍니다
저역시 어벵이님과 같은 마음이랍니다
이번주말에는 꼭 가족과함께 보내야지하면서도
막상 집에가면 어딘가 생각나는 곳이 있어
안절부절하거든요
어벵이님 항상건강하시고요 어복 충만하세요
안동어뱅이님 진솔한 글 잘 읽었습니다.
모든 낚시인이 낚시를 원없이 하면서 돈 벌수 있는 방법
우리 모두의 숙제 인것 같습니다.
"낚시" 가 직업이 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겠죠
그날까지는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건강하세요
내가 ,
낙시를 좋아하는 이유 !

1) 어벵이 같은분들을 부담없이 물가에서 뵐수있어서 ..............
1) 잠시나마 나의 모든 시름을 물가로 날릴수 있어서 ...........
1) 아무리 노력해도 끝이 없는 매력에 사료 돼어서 .......................
1) 절대의 고수도 절대의 하수도 없는 평범이 좋아서.................
(간혹 자기가 고수인양 하는건 정말 시려 시려 )
1)쩐 없어 마눌님 보약한제 못지어주다 어렵사리 큰놈 한마리 낚아
"여보 나 자기 고아줄려고 고생해서 잡앗지.. 하면 ,
아닌줄 알면서도 좋아해주는 아내의 행동이 좋아서 ...........
1)또 우짜다 크~은놈 한마리 잡아서 월 싸이트 올리면 ,
추카 추카 해주는 월님 들이 많아서 ...................................

다좋다 좋다 해도 사람만큼 좋을까만은 ,
쓰레기 치워놓고 뒤돌아 볼때 그 깨끗함도 너무 좋아서 .................
어벵이 형 ,
다워리 께서 ,
화산 어디어디에 낚수 갓다는데 ,

우리 퇴근하고 ,
이슬 맞으러 안가실래요 ?
안동어뱅이 님의 마음이 저와 비슷하여 찡하게 와닿네요
"까칠한 얼굴에 진흙투성이가 된 옷차림으로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샤워하고 아침은 먹는둥 마는둥 ..................
하지만 좋은남편,좋은아빠 가 될려고 또한 엄청노력도합니다
어뱅이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성님
그래도 좋은걸 어쩝니까
그래서 병이고 환자인것을요

다워리님 초청에 응하지 못해 죄송하구요
도~~~님 놀다 오이소
당당하게 즐깁시다.
물론 자격 있고요.
제가 낚시를 몰랐다면 근 30여년 남의밥 먹으며 버틸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예 하고 대답할 수 없네요.
일주일 쌓인 스트레스 확 풀어 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인걸요.
님의 말씀처럼 물가에 나 앉으면 온갖 걱정 다 잊고
오로지 붕어하고만 승부(웬수진일 없음) 할 수있으니
이보다 더 마음 편하고 좋을 수는 없지요.
기대감 속에 기다림을 배우고 자연을 감상하다 긴장도 하고 또 희열을 맛볼 수 있으니 얼매나 좋은가요.

저는 당당하게 낚시 즐깁니다.
물론 주중은 제시간 없지요.
몽땅 마눌님한테 주었어요.
못 마땅해도 하자는대로 다 합니다.
잔소리까정 다 들어 줍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 이니고는 주말은 제시간이죠.
삶아 먹든 볶아 먹든...................

그리고 즐기는 낚시 합시다.
결과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요.
남보다 더 큰놈,더먆이,더 좋은자리...........................
욕심 내다보면 괜히 스트레슨가 하는거 더 쌓이게 되죠!
편안한 맘으로 경쟁심만 버리면 즐길 수 있어요.

당당하게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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