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내가 자란 집 바로 뒤에 조그만 둠벙이 있었다
지금 보면 아주 조그만 100평도 채 안될것같은 조그마한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제법 굵은 씨알의 붕어가 보리밥알에 곧잘 걸려 나오곤했던......
그때 낚시대는 집뒤 울안에 가늘고 쪽 곧게 자란 대나무를 베어서
거기에 바느질하는 무명실을 매고 찌는 수수깡 아래를 꿰어서 묶고
바늘이 없어서 어머니 바느질에 쓰는 바늘을 호롱불에 달구어서 굽혀서
사용했다
그런 채비로도 곧잘 낚는 동생뻘이나 형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 채비로 붕어를 낚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낚시대가 70년대 그라스로드라고하는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낚시대가
나타나고 80년대에는 카본섬유가 등장하면서 낚시대 발전에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그 바탕은 카본이 주겠지만 보론,위스커,케블라,티나늄등등의 재질이 속속등장하면서
가볍고 가늘어져 10m에 가까운 낚시대가 등장을 하는등 비약적인 진보가 이뤄졌다
스포츠 레져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가 패션화되어
같은 장비라도 그 종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싼것은 기만원짜리로부터
비싼것은 수백만원을 홋가하는 추세
사람마다 장비나 물건을 대하는 기준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낚시대는
사용하는 어종이나 기법에 따라 차별화가 이뤄지겠지만
붕어낚시의 경우는 그리 고가장비가 필요치 않다는 생각이다
실제 20여년이 넘게 내가 주로 사용한 장비가 10만원미만의 낚시대였고
그 장비로도 댐,수초밭등 어디에서도 40cm이상의 붕어는 낚지못하여도
목줄1.5호 원줄 2호로도 38cm붕어를 기록어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월척붕어를 낚아내었고
후킹만 제대로 되면 줄을 터뜨리거나 대를 부러뜨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낚시대의 길이가 길어지면 당연히 고가낚시대가 필요하겠지만
밤낚시를 주로하고 연안의 수초대를 공략하는 내낚시행태로는 수심얕은 2.5대 이하의
짧은대에서 입질빈도가 훨씬 높았고
수심이 1.5m가 넘는 맨바닥에서 밤깊은 시간대의 입질은 거의 받아보지 못하였다
물론 전반적으로 수심이 깊거나 수초가 없는 계곡저수지에서는 상황이 다르겠지만
월척을 많이 낚을때 나는 그런 곳에서는 낚시를 거의 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중순경부터 시작된 유료낚시터 낚시를 하기전까지는
낚으면 더욱 좋지만 꼭 붕어를 낚는다는 것보다 주변 경관이나 맑은 물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끓지 않는 조용한 곳을 찾아 변함없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바라며 낚시를
떠났었기 때문에....
유료낚시터에서 잉어나 향어등의 어종을 대상어종으로 할 경우도
동절기 낚시를 제외하고는 긴대보다는 짧은대가 유리하다는 것을 짧은 유료낚시터
경험이지만 터득을 하였고
물론 마릿수 위주가 아니고 그 저수지에 적응을 한 70cm이상 대형급은
짧은대로 입질을 받는 빈도가 낮을지 모르지만
수온이 오른 7월이후의 유료낚시터는 45cm이상만 넘어도
두칸대이하의 짧은대로는 감당이 안될 당찬 손맛을 안겨주어서 궂이 고급대가 필요치 않았고
오히려 중저가의 튼튼한 낚시대가 훨씬 부담없이 손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4칸대가 넘는 낚시대를 쓰기 시작한 동절기 낚시로 넘어가면서 고급대의 필요성이 느껴져서
낚시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다섯칸대를 사용하기도 하고 고급대를 구입을 하기도 하였지만
저수온기 낚시를 그리 자주 다니지 않는다면 나의 경우 고급대는 큰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굳이 낚시뿐아니라 취미를 즐기는 모든 장비나 기구(골프,오디오,등산등등)는
각자가 처한 환경이나 경제력등에 걸맞게 갖추어서
장비에 대한 생각이 취미 원래의
재미를 깎지않는 것이 좋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모낚시터의 주인은 "취미는 취미로 그쳐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사람살아가는 것이 모두가 중용을 지키고 적당하게 적당하게 적당주의로 흐른다면
꾼이나 광이나 매니아란 취미에 깊이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은 생기지 않았으리라
釣竿漫評(맺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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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형님과 함께 조립식낚시에 대나무...
비오고 큰물지면 도랑에서도 손바닥보다 큰 붕어들이
엄청 나왔습니다
제가 낚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도
아마도 돌아가신 형님을 잊지 못해 그렇지 싶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자꾸 뽀대 쪽으로 기울어지는 저 자신을 봅니다.
거창하게 차려야지만 뿌듯해지는건 욕심이겠죠
좋은 말씀 새겨 갑니다
다정다감하신분인것 같습니다
잔정이 없는 제가 늘 부러워하는 이가
정이 많고 경상도말로 싹싹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랍니다
큰 비가 온후 도랑에 깊이 패인 웅덩이에는 붕어나 미꾸라지가
잔뜩 들어있어서 고무신으로 물을 퍼내고 잡은 기억이 납니다
권형님
형편과 자신에 걸맞는 취미생활
너무 빠지거나 연연하면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무엇에 대하여
소홀해지기 쉬우니 지킬수만 있다면 중용이 더 바랄 수 없는 삶의 기준이겠지요
붕어와춤을님
저도 좀 괜찮은 낚시대를 사용해보니 사용감도 좋고 우선 가볍고
다루기가 좋아서
아! 이런맛에 고급장비를 선호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봄봄은 우리옆으로 다가 왔는데 왠지 초겨울에 날씨가~~~
낚시 꽤 오랬동안 즐기고는 있지만 낚시대에 큰 욕심이 없는것도 우째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시대 인지라 화려하고 남에눈에 보기좋게 하는것도 하나에 낚시 장르로 인정 해야할 시대인것 같습니다.
봄봄님에게 항상 묵찍한 손맛을 기원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노리는 어종과 필요성에 따라 비싼낚시대와
튼튼한 낚시대로 대별되듯 저도 근래 필요를 느껴 긴대는
조금 비싸다고 생각되는 낚시대를 쓰고 있습니다만
장비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낚시라는 취미의 근본을 뒤바꾼다는 제 생각을
이야기한것입니다
대나무꺽어 낚시해도 고기잘나오던 어렸을적 냇가낚시가 그립군요
친구녀석이랑 두엄다발디적여 지렁이 몇마리잡아 미끼삼고
낚시하다 대어를걸어 대나무가 부러져버렸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아련한 기억 ..
저만 기억하는줄알았더니 친구녀석도 30년이 지난일을 기억하더군요 ..
낚시는 그만뒀지만 아마 평생잊혀지지않을듯합니다
반갑습니다
취미나 기호를 줄이거나 아예 버린다는 것
큰 인내와 아픔이 따르는 것인줄 압니다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가 있으면 버릴 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저도 여기쯤에서 낚시를 접어야 하는게 아닌가하는
갈등에 쌓여 있습니다
떠났으나 떠난것이 아니래요.
그러나 ,
나는 버렸고 미련없이 왔다..
- 원성 스님의 원문중에서-
"버렸으나 버린것이 아니다"
범인의 버림은 언젠가는 다시 찾을 수 있는 여지를 두고
뭣인가 옛 버린것에 대한 끄나풀이 연결되면
다시 되찾는게 저같은 범인의 버림인것 같습니다
제 낚시사부도 다른 좋은 것을 만나
낚시를 접었고
제 옛친구들도 이런 저런 까닭으로 접고 다시
연연하지 않는 것을 봅니다만 저는 설령 접었다하더래도
세상의 번잡한 일들에서 놓이는 날 다시 낚시대를 잡겠다는
미련을 두고 접어야 할까 말까 지금 망설이고 있답니다
좋은 말씀 잘 새겨듣겠습니다.
*^^*
감사 합니다
새로 무엇인가를 알아간다는 것 무척 즐겁고
짜릿하며 삶의 탄력을 주는 것인줄 압니다
좋은 낚시벗 만나
늘 즐거운 조행길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