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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독조

올 해 혼자 저수지에서 강풍을 견디며 낚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강풍이 얼마나 세냐하면 파라솔 살대 끝부분을 모두 줄로 묶고 단단히 팩을 박아도 굵은 살대가 부러질 지경 이었고 행여 잠시 차에 조는 틈에라도 파라솔이 날아 갈까봐 거의 오분마다 깨고는 했습니다. 제가 3박4일 낚시하는 동안 두 어분이 오셨죠 그냥 사람이 있나 구경왔다는 군요!!! 배수기라 물을 빼는 시기였고 낚시꾼도 없는 계곡지에 도착한 날에는 바람한 점 없이 혼자 저수지를 전세 낸 기분에 취했습니다. 전 무덤 앞 포인트를 제법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고압선이나 그런 특별한 자리 밑에 기가 흐르거나 혹은 무덤은 양지바른 남쪽을 향해 봉분을 만들기 때문에 일조량도 많고 금방 수온이 지펴지므로 동,식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한 때문에 대물이 낚기곤 하죠 다만 뱀과 만날 확률 또한 많습니다. 올해도 선택한 포인트에서 어미 꽃뱀과 산지렁이보다 조금 더 굵은 애기 꽃뱀이 동시에 받침대 위를 지나는 것을 뻔히 보았답니다. 저도 뱀 무쟈게 싫어합니다. 공포라기 보단 혐오스러우니까요. 근데 뒷처리를 위해 나만의 해우소를 찾아 삽을 들고 장화를 신고 낮은 구렁을 지나면 꼭 1m 앞 풀 숲에서 움직여 놀라게 하더군요. 갈 때는 분명 없었는데 볼 일 보고 오는데 "에비~~~' 하며 놀래키구요^^ 예전엔 저수지에 도착해 뱀이 보이면 그냥 대 깔기를 포기하고 돌아나왔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자꾸 보고 적응되니까 '깜짝이야, 뱀이네' 하고 맙니다. 젤 황당했던 것은 텐트를 설치하고 낚싯대를 세팅하고 따가운 볕에 노곤함이 밀려드는데 건너편 기슭에서 무언가가 물을 가르며 다가왔지요 붉은빛과 잿빛이 섞인 굵기가 옛날 소시지 만하고 길이는 1m 30쯤 되는 꽃뱀이 여덟팔자로 헤엄치며 제 자리로 건너오는 거였습니다. 제가 반가와서 안부차 온게 아니라 포인트 주변에 참개구리가 제법 있었는데 그걸 잡아 먹기 위해 왕복하는 중이었던 거죠!! 그래서 나무꼬챙이를 들고 '저리가라 이놈, 저리가라' 하니까 물가에는 당도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며 옆으로 옆으로 헤엄치더군요 그리고 포인트에서 불과 4, 5미터 떨어진 나무둥치 속으로 사라졌네요 영 개운치는 않는데 뒷일보다가 엉덩이 물리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그래도^^ 물뱀은 독이 없고 꽃뱀은 목 안에 독니가 있어 그냥 물리면 괜찮아요 단지 독사가 문젠데 독사는 허이 허이 손짓을 해도 고개를 꼿꼿히 쳐들고 저항을 합니다. 건드리지 말고 제 갈길로 가라고 내버려 두면 눈싸움 좀 하다가 가는 편이지요!!! 그런 곳에 이틀 째 자욱한 먹구름과 강풍이 휘몰아쳤습니다. 물결이 파도수준을 넘어 일렁이며 발 바로 앞에서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데 기분은 참 묘하더군요 차라락대며 바람에 쓸려오는 물결이, 어둠 속에서는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뒷편의 무덤 까지 약간 신경 쓰이더군요 달빛에 모든 게 투영되고 사물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다가 자욱한 검은 먹장구름과 거친 비바람과 성난물결과 공동 묘지의 엄산함이 함께 어우러진 뒷골의 오싹함......, 미쳤지. 이건 미친 짓이야' 라는 후회 , 바람이 불고 비가 시작될 때 접고 철수를 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는 이미 폭삭 젖어버린 낚싯대와 파라솔과 텐트로 인해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견뎌야죠!!! 아침이 오기까진 철수하기도 애매했고 집에는 이미 그렇게 계획을 선포한지라 그냥 끝까지 견디기로 했습니다. 텐트 앞에 세운 파라솔이 강풍에 기어코 뒤집어졌습니다. 우두둑!!! 아무리 굵은 살대도 삽시간에 부러지더군요!! 네 조금 낡은 50인치 파라솔이긴 했지만 욕이 절로 나왔죠 그리고 뒤쪽 조금 떨어진 곳에 별장 하나가 있었는데 불이 켜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분명 사람이 살거나, 오거나 하지도 않은 빈 별장 혹은 개량 주택이었는데 인기척이 없었거든요 저수지에 도착할 때 차를 타고 그 집을 지나칠 때 전면 유리로 된 불투명의 테라스가 반사시키고 있는 느낌이 썩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어쨌든 산짐승이 자동센서를 건드려 불이 켜진거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경이 자꾸 쓰이더군요 젠장!!! 한 시간쯤 있다가 또 불이 켜졌습니다. 느낌이 세하더군요 그래서 확인하려고 일어셨죠 비는 억수같이 퍼붓고 강풍은 못을 뒤집어 엎을 것처럼 세차게 부는데 아무도 없는 산속 별장엔 불이 켜지고 꺼지고 제가 막 확인하기 위해 몇 발자국 움직이니까 켜져 있던 불이 다시 꺼지더군요 가다가 되돌아 와 자리에 앉는 순간에 다시금 켜져서 정말 귀신의 장난인가 하는 생각이 슬슬 스며드는 겁니다. 당연히 등골이 저절로 섬뜩해진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죠 밤새도록 신경에 딱 자리 잡고 잊을만 하면 자동적으로 센스를 발휘하는 별장의 등으로 하여 배경이 된 무덤과 함께 아주 그냥 지리고 말았습니다. 불이 탁 켜지고 다가가면 알아서 꺼지는 산속 홀로 독조시의 비바람과 함께한 그 날의 별장엔 누가 왔던 것일까요 여러분!!!!!!!!!!!!!!!!!!!!!

들고양이가 쥐 잡는다고 오며가며 센서 작동 시켰구만~~~유^^
1미터30짜리 꽃배암이 기둥타고 승천하려 발버둥 쳣나복니다 ㅋㅋㅋ 센서등 옆에서요
미끄덩님 아니에요 ㅠㅠ

제가 한 오분 쯤 그 앞에서 서 있었는데 등은 켜지지 않았고
머쓱하게 자리로 옮기자 등 뒤에서 다시 켜지는 거예요
애써 외면했죠
그리고 한 참 후 꺼지더니 곧 켜졌습니다 아하하!!!


내어깨에기대님 !!!!

뱀은 고목나무둥치의 잡풀 속으로 사라졌거든요ㅋ
흠...저 같으면 젖었거나 말았거나 바로 철수했을겁니다...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ㅎㅎ
일월신검님!!!

공포도 포기하게 되면 오기가 생기더군요^^

근데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무모하죠
올 봄에 겪은 이야긴데
그 현장에 있을때는 장난하나 싶은 마음뿐이었죠

하지만 배 부르고 등따신 지금은 참 돌았구나 내가~

라고 생각하고 있죠^^
위내용이 진실이면.......

존경합니당..~~~~~
왕대두님 의성에서도 한번 더 있었죠

그때는 서넛 팀이 있었는데 모조리 철수
다음 날 수면이 거짓말처럼 잔잔해지자
오신 조사분이 하신 말

"밤새 태풍이 불었는데 저수지에 혼자 계셨어요".

"네"


"대단하시군요( 대가리가 단단히 돌았군요)


라고 받아들였습니다 ㅎㅎ
저도겁은 별룬데요 몇몇 저수지는 잘안가요 세하다고 해야될지 육감적어로 느껴져요

가끔 한기가느낄때 헛게 보이거나 들릴때 전이렇게 합니다

그님과 미친놈처름 대화를 합니다 온갓애기를 지나가든 이가보면 미친놈어로 오해도 ㅋㅋ

제가기분이 좋지않을땐 ㅎㅎㅎ그님에게 이래저래 기분이 별로에요 다음에오세요 하면 정말 네 담메뵈여 하시며 말씀하듯이 가요 신기하더라고요

아니그런님두 그땐 죄송합니다 하고 애국가 4절까지 불러요 다르게요 글면요 허허 웃어요 ㅋㅋㅋ 이렇게 하구 시꺼럽다^^

모든게 마음먹기 나름이란걸 병과 맞바꾸고 얻은것이죠 무서움은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바보가 온갓 사물들과 대화를 하는것은 그분에게는 보이고 들리는게 현실이죠 우리를 바보라고 할거에요 몬본다고

정말 무서울때 한번해 보세요 대화를 같이미치듯이 야야 왓다갔다 하지말고 조용 혀 욕도 해가며요 은근 그상황이 웃겨서 후레시 들고 마무리 하는데요

가끔아무도 없는줄알고 욕하고 미친개이짓하다 안보이는 곳에 조사님 게신줄도 모르고

이분은 그상황이 먼가싶어 제자리로 와서 절보고 배잡고 웃어시는데

하다보니 가로셋네요 두서없는 글 오타 이해바랍니다

굳밤되셔요^^월님들
흠 경험의 댓가로
무서운 글도 잘 올리시네요
불면으로 깡으로 낚시를 하다보면
앞이 가물가물거리며 불현듯 도심속의 아파트나 길거리로 착시가 보일때가 더러 있지요
그러면서도 아니지 지금 내가 낚시중이지 하면서 또 정신을 차리고요 반복을 합디다
전 낚시하다가 물에 빠져죽었다는 얘길들을때면 그분들도 제가겪은 그런 착시때문에 그럴거라 생각이들더군요 그래서 누가 이끄는듯이 물속으로 그냥 걸어가면 물귀신이 이끈다고들 하겠죠...
낙원님께서도 항상 조심하시고 넘 무리한 낚시는 줄이시길 권유해봅니다
건강하셔요 ^^
매주 독조건 동출이건 나가던 낚시를 일에 쫒겨
달반을 셨네요
요번 추석에는 성묘만 마치고 튈려고 작전을
쨔놓았습니다
두려움, 공포,설레임,두근거림 또 기대 이런감정들이
저를 설레게 합니다
항상 안출 하시고요 재미있는글 감사합니다.
쉿할만님

그래서 독조시엔 18번 노래를 쭈욱 나열하기도 하죠
귀신은 산사람에게 해꼬지 못한다하면서

그래도 겁심을 먹게되면 아주 그냥 몸서리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분위기가 압도 당하는 못을 몇 번 느낀 적이
있군요 이곳에서 밤낚시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못요^^

한가위 풍성하게 보내시길요


ponza님

간혹 자리가 불편해서인지 그런 곳에서는 꿈이 많고 자다가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 깨기도 하고
잠이 막 깬 상태에서는 몸이 주체를 못해 비틀거리다
발이 한 두번 못에 빠져 본 적이 있는데
낚시하다 물에 빠진 분들도 아마도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수심이 깊다면 더 당황하고 밤이라서 더욱, 그리고 약주
라도 많이 드셨으면 당혹과 두려움이 위기대처능력을
떨어뜨렸을 거라고요

진짜 약주는 특히 물가에서는 심하게 드심 안된다고
봐요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요
외국에 계심 명절 때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어질 텐데
힘내시구요


주말엔숙자님
뜻밖의 스릴이 분명 밤낚시엔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월척과 연관되어 충동적이 되면 출조하지 않고는
안되죠
낚시는 그런 매력이 무궁무진 한 것 같습니다.
고약하기도 하고요^^


추석 잘 보내시길요
공포는 연약한 마음에서 시작 하거늘...
저도 꼭 기분이 섬뜩한 곳엔 잘 안가지요.
근데 조우와 그런 곳에 가봐서 낚시해보면
밤사이 주위 지형 지물이 익숙해지면 별로 세한 기분은 안들더군요~

낙원님 부디 무리한 낚시는 피하심이 어떨런지요~
저는 공포심이 들면 이것 저것 요리해서 먹고 술도 먹어요~~ㅎ
귀신에게도 한잔 뿌리지요~

쉬엄 쉬엄 하입시더~~
마음속의 괴물이 잠시 꿈틀거렸나봅니다.ㅎㅎ

꾼들의낙원님...한가위명절 잘보내십시요.
두꺼비집에 전기를 차단하지 않아서

바람에 백열등이 흔들리면서

저절로 켜졌다,꺼졌다 하는걸로 결롬 지읍시다.

흐 무서워용
무서워요~
깜박이는 전등불~




말구~
꾼들의 낙원님이요~
빈집과 무덤사이를 깜깜한 밤에~
왔다 갔다~ 가다 서다~ 걷다가 뒤돌아보구~
하신거잖아요~ 무셔라~

행복한 한가위 되십시요~
내년 여름에는
이상할 정도로 모골이 송연해 지는
그런 저수지만 섭렵을 해봐야겠습니다.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명절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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