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부터인지 나는 활짝 웃어보지 못했다.
내가 봐도, 내 웃음은 늘 엉거주춤 어설프다.
내 안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그것 때문이다.
처음엔 불편했으나 이젠 차라리 친밀해져서,
우리는 오늘 하루도 찝찝한 동거를 한다.
나는 바깥을 살고 놈은 내 안을 살기에,
내 낙관과 행복은 늘 불안을 내포한다.
그것은 회색빛 뱀이고, 뱀의 이름은 우울이다. /
편식이 심했던 까탈스러운 어린 나는,
선데이 서울부터 사전까지, 유독 책만큼은 잡식이었고,
과식에 구역질까지 했던 날, 생각 한 가지를 하게 된다.
나는 몰랐다. 그것이 고난의 행군의 시작일 줄은.
ㅡ 어떻게 살 것인가.
열세 살 꼬마가 처음 든 화두는 호도만 했으나,
호도는 자두가 되고 수박이 되고 애드벌룬이 되더니,
내 나이 스물에 결국 지구만큼 거대해져 버렸다.
지구만큼 커진 호도가 스물의 나를 압도했다.
내 청춘은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고 열세 살의 내가 물었고, 스물의 내가 대답했다.
피타고라스학파의 객관적인 미도
소피스트의 주관적인 미도
소크라테스의 실용적인 미도
플라톤의 선미일치의 절대적인 미도 아니겠지만,
나만의 미의 이데아를 찾자.
삶의 유한성을 절망하기보다 시지프스처럼 뚜벅뚜벅 살아주자.
아름답게 말이야.
아름다움이 뭘까, 라고 생각했다.
알다ㆍ알음의 파생일 수도, 나 (아我) 다움의 파생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아름답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무엇이든지 다. 선이든 악이든 경계 없이.
나는 그때, 아름다움에 경도됐고,
나만의 미의 이데아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물질적으로 디자인을, 내면적으로는 절대선을 추구했다.
나는 정돈했고 정리했으며, 선을 긋고 월경하지 않았으며,
일탈하지 않았고 남의 영역에 침범하지도 않았다.
나는 악을 증오했고 선을 추구했다.
내 속에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 지평은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면에서 공간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금에사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믿었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
피곤했지만, 낚시가 나를 달랬다.
딸에게서 배우다
사십쯤이었을까.
큰딸 정화의 그림을 보고 물었다.
ㅡ 너, 이거, 미완이지?
ㅡ 아닌데? 완성인데?
ㅡ 선이 너무 거칠지 않아? 아름답지 않은데?
ㅡ 아빠.
ㅡ 응?
ㅡ 정리와 정돈만이, 그니까 예쁨만이 아름다운 게 아니야.
ㅡ 음... 계속해 봐.
ㅡ 파격도 불협도 아름다움일 수 있어.
나는 그날, 정화에게서 불협화음을 배웠다.
외장하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안해가 눈으로 물었다.
ㅡ 동안의 내 텍스트를 버리는 거야.
후회하지 말라는 눈빛으로 안해가 또 물었다.
ㅡ 다시 쓰면 돼.
나는 그날, 내 안에서 기어 나왔다.
협소한 나를 벗어났더니, 조화와 조율과 융합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들이 내게 말했다.
ㅡ 가자, 미의 이데아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
나는 예전만큼 나를 미워하지 않게 되었고,
닦달하지도 않게 되었다.
나는, 관대해진 나를 보고 가끔 놀라기도 한다.
ㅡ 그래, 그 모호한 미의 이데아에 도달했수?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하고 싶다.
ㅡ 아니요. 아직요.
나이는 그저 시간일 뿐이다.
어릴 적 손에 들었던 호도는 아직도 내 손바닥에 있고,
나는 그만 나태해져서는,
융합이 어쩌네 사기치고 있는지 모른다.
예전만큼 치열하지 못하기에 나는 사실 초조하다.
초조는 우울로 숙성해 내게 치근댄다.
내 속의 회색 뱀을 달랜다.
웃음기 지우고 고백하자면,
낚시를 알게 돼서 하게 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벰파이어의 영생도 시지프스의 노동도 아닌 내 삶에
건배를 !

식상한 논제를 읽어주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이 유치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름답고 싶다.
아름답게 살다가 가고 싶다, 물가에서...
글이 길다고 뭐라 하시기 없기.
리택시 선배님께서 읽어주시길 바라면서,
화장실에서 10분만에 씀.
넘 길어유~~~
선배님은 작가가 더
어울리십니다. ^^
심오한 내면의 뜻은
지금 당장은 이해하기 어려우나,
한가지 ..
확실한것은 ..
큰따님의 얘기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예쁨만이 아름 다움이 아니다 "
캬 ~~!!!
이세상 어느 명언보다
멋집니다..
역쉬 그 따님의 아니
그 아빠의 따님 다우십니다 .^^ ♡♡♡
욕심이 너무 많으십니더.
인생에 얻을 기 머 그래 마이 있다고 그래 욕심을 내십니꺼?
내가 적당히 만족하고 남들한테 피해 안주고 살문 안되겠습니꺼?
참말로 아름답게 사시는구마는...
누가 번역좀... 해줘유
배설의 쾌감도 공존했기를 바랍니다.
공감가는 글 잘 보았습니다.
변비가 심하시군요.
변비엔 식이섬유가 풍부한 미나리가 좋습니다.
낚시는 영 몬하심... ㅋ ㅋ
한 댓번 더 읽어야 하나..
글을 참 잘 쓰신다는건 알겠네요..멋지십니다..
앞문장이 모였는지 잊어버려서
당최 연결이 안됩니다.
죄송합니다.꾸벅^^;;
때때로 우울을 동반한다더군여.
음~
조만간
꼬부기 말구
붕순이가 달려 올라 올 겁니다.
서둘러
우울에서 벗어나셔효~
쾌변이 온다는 말이죠?
진지한 이대? 문학과이신 고문님의 글에 엄청난 실례를 하는게 아닐지.....
걱정반 우려반으로....
예능적?으로 해석을 해 보자면..... ^^;;
정답은 마지막 문장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화장실에서 10분만....' ㅋㅋ
언제부터인가 숙변에 의한 변비로 인해 시원하게 웃어보지 못하신거 같고....
찝찝함고 우울은 쾌변을 보지 못한 고문님의 심리상태....
변?의 형태는 바나나일수도 뱀의 형상일 수도....^^;;
편식과 과식....나아가 잡식....
모든게 장 건강과 관련이 있는바.....
"어떻게 살 것인가.".....여기사 '살'을.....'쌀'로 바꿔보면.....오! 유레카!! ^^;;
나머지 문장은...
고문님의 완벽한 쾌변에 대한 욕망이....
온갖 미적 아름다움과 동일시되어 혼재되어 있는 양상.....
결론은....
고문님의 미적 이데아....
그건 바로 쾌변....^^;;
고문님 주말마다 물가에 계신다고 정기적인 배변활동에 영향을 받으셨나 봅니다.
간이 화장실이라도 선물하고 싶다능...^^;;
육체건 영혼이건
아프셔보시와여.
엄청 바빠여.
매 시간 아프느라
광역시 모처 정형외과병원에서 씁니다.
오늘은 걍 검사만 받았어요.
디스크가 터졌답니다.
아 다리 아파.ㅋㅋ
나이쑤~~~~~
나는 오직 한 마리만 팼어요.
으음... 한마리만잡혀바라님.
뿌드득 ! ㅡ;:ㅡ"
다들 할배 변비걱정을 많이 해주시는군요.
변비약으로 안되면 항문근 확대수술을 권해드립니다.
선천적으로 항문이 작아도 변비에 걸린답니다.
이게 아닌가?
아 몰랑~~~^^
정신도 육체도ᆢ^^
저도 10분인데.... 흠 세배를 노력해야 될까요?
아! 발저릴텐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