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사진을 보고
아 4짜 미만 챔질 않는다메 !
라고 화내시거나 힐난하시면 안 됩니다.
사연이 있기든요.



어제 오후.
큰 나무 아래 자리 깔고 운기조식하는데,
자전거 한 대가 옵니다.
중학생 남자 아이가 제 차 옆에 자전거를 세웁니다.
복장은 반바지에 빈팔티.
등에는 학교가방을 메고 있습니다.
ㅡ 안녕하세요.
ㅡ 어, 그래. 학교 마치고 집에 가냐?
ㅡ 아니요. 낚시 왔는데요.
ㅡ 루어?
ㅡ 아니요. 붕어요.
신기해서 가방을 유심히 봅니다.
낚시대와 앞빋침대 몇 개가 삐죽 보입니다.
한낮인데 파라솔도 없고,
경사진 자린데 의자도 없습니다.
ㅡ 그래, 어디서 할래?
ㅡ 저기~ 건너편요.
건너편 자리에 가려면, 무너미를 건너야 합니다.
차에서 낚시장갑ㆍ토시ㆍ장화ㆍ바지 한 벌ㆍ보조의자를 꺼냅니다.
ㅡ 장갑하고 토시는 그냥 주는 거고, 나머지는 나중에 반납해라.
ㅡ 감사합니다~.
ㅡ 파라솔도 주까?
파라솔을 사양한 꼬마가 무너미를 건너는 모습을 유심히 봅니다.
가슴 속에서 막 기특이 뿜뿜합니다.
어랏? @@"
저 놈 캐스팅하는 거 보소 !
어쭈 !
봉돌 깎는다고 닙퍼까지 빌리러 오네?
ㅡ 니, 낚시 누한테 배웠노?
ㅡ 큰아빠한테서요.
ㅡ 그 낚시대도?
ㅡ 예.
ㅡ 몇 칸대고?
ㅡ 26ㆍ28ㆍ30ㆍ32요.
ㅡ 아라따. 가서 낚시해라.
해 질 녘, 꼬마가 떠난 독탕에서 밤낚시를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4짜 입질은 없고,
밤새 황소개구리 합창만 듣다 잠을 청합니다.
이른 4시 반. 습관적으로 눈을 뜹니다.
미끼를 교체하는데, 자전거 브레이크 소리가 들립니다.
꼬마가 왔습니다.
ㅡ 일찍 왔네?
ㅡ 예.
ㅡ 낚시가 재밌나?
ㅡ 예.
ㅡ 오늘은 옆에서 해라.
릉궁대 3세트 중,
한 세트는 남도로 갈 거고,
한 세트는 꼬마에게 주고 싶습니다.
한목에 주면 버릇 나빠질 수도 있고,
또 장대 만지다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만날 때마다 아래위 칸 수 하나씩 주면 되겠지요.
제자 안 받는데,
이기 운맹이라면 받아드리야겠지요.
문디자슥, 니는 오늘 땡 잡은 기라 !
4짜 미만은 챔질 않지만,
오늘은 후진 양성 차원에서 금기를 깹니다.
ㅡ 우와~ 아저씨, 지기네예 ! @@"
ㅡ 아저씨? 이기 미칬나~. 앞으로 행님으로 불러라 !

이 꼬꼬마가, 오늘 지 인생의 기연을 만난 걸 알까?
낚시대랑 바꾸신거 아닌가요 ? ㅋㅋ
고기 못잡아도 괜찮습니다~
그 꼬마가 조만간 울산을 접수 하겠군요.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 내듯이...
자전거에 싣고 다니기는 불편하겠지만요.
진짜 !!!
넘 멋지세요~~
근데 저두 앞치기 잘하는데 ,
저는 왜 ? 제자로
안받으시는거에용 ??
뭐 꼭 낚시대가
탐나서 그런건 아니구용 ..ㅡ..,ㅡ "
애제자를 하나 꾀였군요
저는 식이탐식 전법으로
컵라면 애제자를 하나두고있습니다
열처자 않부럽다 이기 아닌가?
내년 이맘때쯤이믄 가슴에 꽃한송이 꼬피겄는디요
피러님 계신곳으로 가면 콩고물 떨어지나요? ㅋㅋㅋ
제자를 받아 들였군요
그 제자에게 챔질신공을 전수 하실 건가요
전수하기엔 나이가 ,,,,,,,
거부할 수가 없죠.
가만히 앉아만 계셔도 범접하기 힘든 내공을 느꼈을 일입니다.
그 꼬꼬마 운 좋네요.
똘망똘망한 제자 하나 키우는 맛도 쏠쏠하실 듯합니다.^^♡
우히히~
그 학생은 기연으로 인하여
똥꾼을 벗어나 영원한 낚시인이 될거같습니다
낚시대 가격을 잘 아는군효.
쫌만 비쌌으면
오짜 잡아드렸읅낀데.....
장사 안 되거로 이잉...
그런 것도 있어요? @@"
담주부터 릉궁 1대씩 장터에 올라올수도...ㅎ
꼬부기없어 아쉽지만 고생많았습니다~~
500백마논짜리 대출받아가
구매하신걸 나눔하신다고요
행님아 저도쫌
낚싯대 셋트로 주시는 거에효??
받아주셔효^^
좋은 사제지간으로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제자는 호랭이 사진을 달고 다니지 않을까....
아니 꼬부기 사진일수도. ㅎㅎ
앞으로..많은것을 물어보게요..
..
ㅡ 본대로 말해야 한다..
고문님 진짜..사짜이하 챔질 안하드나?
ㅡ어데예?...손바닥만한 꼬부기도
..저건 사짜라카능기다! 라면서 막 땡기시든데예..?
..
자라가 올라 왔어야 되는긴데...
아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