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버스안에서 소녀를 만나다

/ / Hit : 2084 본문+댓글추천 : 0

제목이 이상하죠? 달리 제목 달기가 애매하여... 오늘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 택시 타고 동네 부근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 생각도 없어 잔만 받아 놓고 식사만 하고 8시 조금넘어 서로 헤어져 집에 올려고 택시를 잡으려다 걸어서 집에 갈 요량으로 걷기 시작 했지요. 택시 요금으로 3000원 조금넘게 나온 거리이나 동네 길은 길 양쪽에 운동하는 곳과 걷거나 달리고 자전거 도로등이 있어 저녁에 걷는 사람이 많지요. 두 정거장정도 걷다가 힘들더군요. 두정거장 정도 거리가 남았을때 정거장을 지나칠려는 찰라 버스가 눈에 들어와 승차 했습니다. 뒷쪽에 서있는데 바로 앞에 60~70정도 되보이는 분이 타고 있고 그분앞에 여고생인거 같은 소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내리기 한 정거장 남겨놓고 일이 벌어 졌습니다. 애기를 안고 젊은 아주머니가 타셔서 그소녀 앞에 손잡이 잡고 서 계십니다. 소녀뒤에 앉은 나이드신 분에 입에서 술냄새 풍기면서 큰소리로 소녀를 꾸짖습니다. 가정교육이 어떻고 요새 젊은것들이 버릇이 나쁘다는등 자리 양보를 않해주었다고 어린 소녀에게 주정 비슷한 행동을 보입니다. 주변에서 숨을 죽이고 조용히 있으니까,기새등등 하더군요. 제가 본 소녀는 아주머니가 앞에 왔을때 전화로 인터넷 검색에 고개 숙이고 열중하고 있어 아주머니를 보지못한거 같더군요.(이어폰도 끼고) 저는 내릴 정거장이 다와오는데 속에서 끓어올라 한마디 쏘아 부쳤지요, "아저씨! 학생이 알면서 그렇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앞에서 무안을 줍니까?" "학생이 양보를 않해 주었다면 아저씨가 양보좀 해주시면 않됩니까?" 사실 저도 말할까 말까 속으로 갈등하다가 나도모르게 말이 불쑥 튀어나와 잠깐 당황 했지요 이미 자리를 양보하고 서있는 소녀의 얼굴이 울음보가 터지기 일보 직전 이었지요. 더불어 자리 양보 받은 아주머니도 불안한 얼굴이 되어 있고,(눈빛은 미안해 나때문에...라고 하는거 같더군요) 바로 옆에 아주머니 두분이 한 마디씩 거드니까, 고함치던 그분의 목소리도 멈추었지요. 그런 와중에 제가 내릴 정거장은 지나치고 다음 정거장에 내리는데 소녀도 따라 내립니다, 집이 근처인줄 알았는데 멀리서 돌아보니 소녀는 버스 정류장에서 떠나지 않고 있더군요,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듯... 내가 버스에서 내리니 불안해서 따라 내린듯한데 무심하게 아무말 못해주고 그냥 와버렸네요. 오늘 버스안의 정의는 나약한것 같습니다,술먹은 사람의 큰 목소리에 고개를 들지 못하니까요. 깨끗함이 더러움을 이겨야 되는데 현실은 더러움이 이길는걸 너무 자주 봅니다. 걸어서 오면서 생각합니다. 좀더 빨리 그아저씨을 제제 했다면 소녀가 마음 고생을 덜하지 않하고 집에 갔을 거라고... 나에게 정의는 내가 필요할때에만 정의를 찾고 나에게 이익이 있을때만 정의를 부르짖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해보니 ...OTL 역시 나도 별반 차이가... 오늘에 일이 그 소녀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말기를...

약자에겐 더강해 지는사람들이 있죠

누군가에게 어떤 충고를 하려면 본인은 떳떳해야겠죠

공공장소에서 술냄새를 풍기는거 자체만으로
그어르신은 남에게 충고할 자격이 없는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무용객님 덕에 소녀가 더 상처받지 않아
다행이내요
잘하셨네요
야간알바한지가한달되었데
술먹고술주정하면죽여버리고싶을때가많읍니다 저는호프집에서알바하거든요
나이젊은사람은덜하는데
나이마니드신일부사람들이주정합니다
말그대로열받으면
모가지를확뽑아버리고싶을때가많이있읍니다
술주정해서는안될짓입니다
'나이'란것을 대단한 자격과 권리로 생각하는 쪽팔린 어른들이 아직은 많이존재합니다.

조금 쎄보이는 남자들한테는 찍소리 숨소리조차 못내시는 등신이면서 많이 어리거나 약한 여자들한텐 무어그리 짖어대시는지..

소녀도 경황이없어 감사의 인사를 못드렸을텐데 어른으로서 의무를 다하여 주셔서 소녀대신 감사드립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우리네 어른들의 자화상입니다.


함무라비 법전에도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냉소적이고 강압적인 표현은 절대 썩지 않고 지속될 듯합니다.
반성합니다.
사춘기 학생 마음에 상처로 안남기를 바랍니다

좀 웃으면서 편하게 이야기 해도 괜찮을텐데요..

안타깝습니다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