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전문병원에서 이틀 쨉니다.
어제는,
화상이 의심되는 모든 부분에 응급처치했습니다.
저를 침대에 누이고 윗도리 단추를 풀더니 가슴을 닦더군요.
간호사 언니의 목덜미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ㅡ 너는어려아직사내의땀냄새를모르는구나.
심전도 검사를 하며 얼굴치료를 시작합니다.
어쭈 점점~. 간호사 언니가 눈을 감으라고 하더군요.
ㅡ 왜 그러세요? 저를 어쩌시려구요?
ㅡ 소독할 건데요?
ㅡ ㅡ,.ㅡ"
ㅡ 아버님, 많이 쓰릴 겁니다.
ㅡ 머요? 아... 아버님? 차라리 욕을 하세요.
ㅡ 그럼 뭐라고 불러 드려요?
ㅡ 고문님으로 부르세요.
ㅡ 고문님, 많이 쓰릴 겁니다.
ㅡ 괜찮아요. 미모를 위해서라면 까짓 고통이야.
포근한 손길을 원했지만, 많이 아픕니다.
초절정 미남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언니야의 떨리는 마음과,
또 거친 걸 좋아하는 언니야의 취향을 짐작하기에 살살 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ㅡ 오른손 엄지는 노출해 주세요.
ㅡ 고문님, 왜요?
ㅡ 폰에 지문 인식도 해야 하고, 또 팬들한테 사인도 해줘야 하고...
ㅡ 아, 네에~. ㅡ,.ㅡ"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테이핑을 끝내니 완전 중환자가 됐습니다.
간호사 언니야에게 기념 사진 한 장을 부탁합니다.
회사에서 안전교육 자료로 쓸 겁니다.
응급실에서 2층 중환자실로 옮깁니다.
작은 둠벙 정도의 병실에 환자는 저 혼자, 독탕입니다.
산소마스크를 끼고, 유독가스를 마셨던 순대를 세척합니다.
세 명의 간호사 언니야들이 저를 막 만지기 시작합니다.
ㅡ 어허~. 급해도 천천히 !
제일 막내 언니야가 제게 볼펜을 건넵니다.
ㅡ 싸인은 천천히 해주께요.
ㅡ 지금 해주셔야 하는데요.
ㅡ 허 참, 급하기는. 조바바요.
ㅡ 이건 무통약이구요, 이건 새 살 돋는 연고...
ㅡ 갑자기 믄소리요?
ㅡ 의료보험 안 되는 약품에 대한 동의서입니다.
ㅡ 으음... ㅡ,.ㅡ"
그렇게 중환자실에서의 하룻밤 독탕을 시작합니다.
본사에서 전화가 옵니다.
수백 명을 구한 영웅 대접을 해줍니다.
얼척 없어 그냥 웃고 맙니다
작년에도 이맘때도 그랬지만,
명절 설거지를 피하는 자해였다고는 차마 실토 못 합니다.
친구들에게서 띠바, 메시지 한 통ᆞ전화 한 통이 없습니다.
안해가 속옷과 여러 가지를 들고 왔습니다.
덜컥 겁이 나서 벌떡 일어납니다.
사건의 브리핑을 다 듣고 난 안해께서 말씀하십니다.
ㅡ 부동자세 풀고... 당신, 미쳤제?
ㅡ 안 미칬다.
ㅡ 근데, 소화기를 들고 다시 들어갔다고?
ㅡ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된다.
ㅡ 두 가지를 끊겠다고 약속해라.
ㅡ 머?
ㅡ 첫째, 담배 !
ㅡ 띠... 바. 아랐다. ㅜ.ㅠ"
ㅡ 또 하나, 풍과 싸 !
ㅡ 갸들이 와? 허당들이지만 악당은 아이다.
ㅡ 풍싸 만나고 당신이 얼마나 이상해졌는지 아나?
ㅡ 갸들 쫌 비정상이긴 해도 내 말 잘 듣는다.
ㅡ 주글래? 내 그마이 사람 가려가며 만나라 안 캤나 !
안해와 간호사 언니야들이 돌아가고,
담배 대신 산소마스크를 끼고 생각합니다.
탈출해야 하는 그 급박한 순간에 나는 왜 그랬을까?
왜 다시 그곳으로 기어들어 갔을까?
그것이 내게 잠재됐던 책임이나 의무였다고 사기 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내 지독하게 비겁한 이기심이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편하기 위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좌표를 상실한 행위였습니다.
오늘, 아침이 되자 전화와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방치됐다는 기우를 지우고, 그들을 안심시킵니다.
시나브로 행복해집니다.
싸님이 말합니다
ㅡ 아까비 !
ㅡ 모가?
ㅡ 얼굴에 물집이 잡혔으면 흉터가 남는 긴데...
ㅡ 주글래?
ㅡ 그만하이 다행이요.
ㅡ 나도 다행이라 생각해. 이제 당신들하고 레벨을 맞출 수 있거등.
ㅡ 믄 소리요?
ㅡ 이제 얼굴 뜯어 먹고 산다는 말은 안 들어도 되거등.
ㅡ 고마 자소. ㅡ,.ㅡ"
풍님이 말합니다.
ㅡ 붕대 풀었다메요?
ㅡ 어.
ㅡ 어때요?
ㅡ 유독가스 마신 기도는 괜찮다고 하네.
ㅡ 다행이유. 그게 제일 걱정이던데.
ㅡ 이슬만 먹고 살았더니 그런가 봐.
ㅡ 띠... ㅡ,.ㅡ
ㅡ 얼굴은 다행히 괜찮은데, 치명상이 생겼다.
ㅡ 뭐요? 어디요?
ㅡ 오른쪽 가운뎃손가락 끝이 불에 익었다.
ㅡ 억 ! 그 중요한 곳이?
ㅡ 그래, 그걸로 겨우 버텨왔는데, 절망적이야. 위로가 필요하다.
ㅡ 행님, 기다려 봅시다.
ㅡ 와?
ㅡ 혹시 아요? 더 커질지.
ㅡ 그... 그럴 수도 있겠제? @@"
ㅡ 하모요 하모요~.
ㅡ 흑 ! 고맙따. 당신 밖에 없따~.
계절바람님의 목줄함을 앞에 두고 병상에 앉았습니다.
누구 말처럼 '개 대물'을 잡기 위해 목줄을 묶을 겁니다.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가능하냐구요?
제게는 아직 열 개의 발가락이 남아있습니다.
또 옆에는 키 큰 동남아 친구도 누워있구요.
이노마가,
한국에 와서 미남을 처음 본다고 저를 보고 울더군요.
아프니 입만 살아 글이 길어졌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샤샤샥
대책이 무대책이라...^^
전화는 먹통이더만유 얼굴 화상때문에 전화 통화 못하는줄 알고 .......
이참에 확마....
치료 잘 받으세요..
대단한 HD맨이유.
이상황에도 농이 나오남
저승갔다가 왔는디 휴~~
괜히 했다 싶슴다
근데 얼쉰 ㅡ 먼 아파트먼트가 조래 생깃데요?
퍼득 나으시시요
간호사 언냐 말씀 잘 들으시고 치료 잘 받으시구요.
진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식겁>했었네요.
슈퍼맨 아니시니 몸을 꼭 좀 사리시구요.
무모하신 만큼 사나이십니다.
그리고 빨리 쾌차하셔야 진짜 사나이십니다.
예전에 지인이 화상치료하는데 하루이틀 쉽지 않더군요!
마음이 아픔니다.
옆에 있으면 호 ~~오 해줄텐데....
한가지 다행인것은 풍싸외에 다른아디없다능게 다행임다.
아파 울고 싶으면 참지 마세요!
술심으로 야사 스러움과 풍심이 닮아서 풍만 쳐대니
앞으로 자방에 글들을 올릴수 없게 되었습니다
관리자님의 의해 이용차단 되겠습니다
...............잘하시구
내가 조선업 사고대책 관리부서로 정규직 차장으로 상신할거이니
치료 단디 하시고 원근무지 복귀하기 바랍니다... 호봉20등급 상승
제수씨 피러얼쉰 龍 됐습니다 강연 준비도 하시고 미리 축하 드립니다
언능 쾌차하시소 ~^^
눈팅족 ...
다 낳아도 붕대는 풀지 마세요
몬생긴 얼굴 안보이면
머....신비감 그런게
있어보여요
자라가 형님 오랫동안 보고싶어 용왕님한테 부탁했나봅니다.ㅎ
밑에 글 쓰고 나서 올려보니 또 원글이 있기에
들어와보니 글을 재미나게 올려쎴네요...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
아니지 ... 환자답게 예쁜 간호사언니에게
엉덩이 주사도 맞어면서 지내세요......
그래도 심심 하시면 추억의 조행기도 한번 올려 주세요....
참 가지가지입니다.
저넘의 손가락도 확. .
괜찮다하여 농담글이니
나무라지는 마시길. .
빨리 쾌차 하셔서 귀염 귀염 얼굴도 보여주시구요
ᆞ
ᆞ
ᆞ
ᆞ
형수님 형님 쫌 혼내주세요 ~~~
배려깊은 마음과
여유롭고자 애쓰시는 마음
모두가 보입니다.
주변(특히 가족)을 조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프고 아리겠지만 다행이라 여기시고
쾌차 하시고 다시볼 날 기다립니다. 선배님!
악마같은 그 속삭임에 흔들리지 않는
선배님이 존경스럽습니다
형수님의 놀란 가슴 진정시켜드리려면
앞으로 오년은 죽었다,,,, 생각하시고
충성 하십시요
내 병원에 입원해 간호원은 두명 꼬셔봣슈ᆢ심심하면 맛난 야식 사줘봐요ᆢ누가 압니꼬
무탈하세유
옆에서 큰 기둥처럼 응원하는
제가 있음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마디 첨언합니다
불장난은 여자랑 ㅎ
에긍 조심하시징...
몸조리 잘하시고...
이번기회에 몸쓸 얼굴 다 뜯어고치세요....
화상으로인한 얼굴변환이라고 우기시고....
성형좀 어케 해봐요.......
보고싶다가도 얼굴생각하면 진땀나요 ..선배님.........
화상 터 없이 잘 치료되길 바랍니다.^*^
형수님 많이 힘드실 듯 하네요~~
놀란 마음 위로해 주세요~~^&^*
그만하기 다행입니다.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위트로 전하는 소식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들이 많이 놀라고 힘드실텐데 댓글로나마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