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詩 김설하
풍류질 해대는 입술 얇아
잎 털어낸 떡갈나무 패인 거죽 같고
살점 뜯기듯 뼈마디 와삭대니
다복솔 푸른 휘파람도 스산하다
정신 줄 놓은 순임이 나대듯
키들대며 성근 틈새를 넘나들어
제 맘대로 활 춤을 추기도 해서
졸지에 방어력 잃겠다
못된 것이 따뜻한 이름 걸고
암팡지게 들어와 헤집어 놓았지만
힘자랑도 제 무덤 파는 일이며
인정머리 없는 작태도 제 신명인 것을
무차별 공격쯤 적선한 셈 쳤으니
순한 바람 앞에서 된서리도 황천길이라
얼음장 밑으로 청아한 물소리 흐르니
선물인양 들려주며 세월을 읽노라
봄에 새겨보는 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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