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심.

금방 뉴스 보고 알았는데, 의정부역 근처 오피스텔에서 큰 불이 났네요. 많은 사상자가 예상된다고... 끔찍하네요. 저희 집도 가끔 불이 납니다. 최근에 사나흘 전에도 관리소홀로 불이 났었죠. 진도+풍산 그 암캐가 컹컹 짖어 나가봤더니 불이 났었더랬습니다. 황급히 물을 끼얹어 불을 끄기는 했습니다만, 화목보일러 배선이 다 타버렸고, 물호스가 터져 물이 콸콸 새고... 사냥개라는 그 잡견들은 그 난리통에서도 나몰라라 뛰놀고 있었고.. 확 털어버릴려다... 아무래도 이번 불도 아버지께서 불붙은 숯을 마당 솥아궁이에 옮기시다 그 벌건 숯이 인화 가능한 작은 더미에 떨어진 걸 무시하신 탓에 그 불씨가 불을 일으킨 것 같은데, 딱 잡아떼시면 답 없는지 뻔히 아니까 그냥 유야무야 넘어갔습니다. 뭐 한두번이라야 놀래죠. 저쪽 집에서는 얼기설기 얽힌 배선때문에 아래채(가축을 키우고 남은 농자재를 정리해둔)가 불에 홀라당 다 타버렸었죠. 그 불도 제가 발견하고 119에 연락해 빨리 잡았으니 망정이지 우리집 한 채 날아갈 뻔했었고, 마당 건너 옆집에까지 불이 번질 수도 있었지요. 안집 샷시 유리 열기 때문에 다 터져 깨져나갔고, 그 많던 빨래 다 태웠습니다. 옆집은 물받이까지 다 타버렸고, 담 너머 밭에 모내기용 못자리가 다 타버렸고, 심어진 작물도 타버려 다 배상을 해줬습니다. 또, 화목보일러 불붙은 숯을 잘못 관리해 제 눈에 띄었기 망정이지, 그 집에서도 최소 수십 차례는 물을 부어 껐을 정도였네요. 이번 불도 자칫했으면 우리집 옆집 날릴 뻔했습니다. 화목보일러 바로 옆칸에 기름보일러가 있고, 그 옆 기름통엔 보일러용 기름이 가득 들어있었거든요. 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잊을 만하면 어머님은 부엌에서, 아버지는 항상 화목보일러나 마당 아궁이에서... 두분 모두 정말 조심성이 없으셔서 저만 늘 조마조마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그리 말씀을 드려도 나몰라라 하시니... 조심성이 없으신 건지, 연세가 드셔서 그러는 건지... 불이 났던 당일엔 놀랜 맘이 진정되지 않아 잠 한숨 못 자고... 이미 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네요. ㅡㅜ 여튼, 불은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듭니다. 모두 불조심하세요. 이 글을 쓰면서도 불은 정말 끔찍하도록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