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잡았슈... (충청도식 조행기)

저거 잡었슈, 어제밤에유. 진천 백곡저수지 상류서유. 거기 산란하느라 고기들이 밤새 뒤집더라구유. 무슨 산란을 5월 달에 한대유? 날씨두 참 희얀하니께... 캐미 꺽을 시간 정도니께 7시 30분 쯤 됐을 거유. 미끼는 글루텐에 어분 쬐끔 섞어서 썼시유. 지링이두 달아 봤는디 지링이는 쳐다 보지두 않더라구유. 크데유... 42센치 되더라구유. 근디 아랫 입술이 툭 튀어 나온게 '딱'보니께 '떡'이유. 조금 섭섭했슈. 지난 주에 잡은거 토종인가 아닌가 쬐금 긴가민가 했었는디, 이놈하구 비교해 보니께 그눔은 토종이 확실한 것 같더라구유. 재 하구는 좀 다르게 생겼으니께... 저거 입질 디게 지저분 하데유. 암만 '떡'이래두 그렇지, 4짜 체면 같은게 있는 거지 그게 뭐유 입질이... 지는 캐미 가능하믄 늦게 꺽거든유. 새벽까지 환하게 볼라구 버틸 때까지 기냥 버티다가, 할 수 없으믄 그때 꺽는디, 꼭 입질이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대를 못 들어 올리고 찌는 지꾸 흐려지구... 왜 그런거 있쟎어유. 어제가 그랬슈. 어둑어둑해서 찌는 잘 안보이는디 입질은 지저분 하구... 저거 어렵게 올렸어유, 마침 옆에서 낚수하는 분이 잘 아는 분이라 뜰대 대 줘서 간신히 올렸어유. 지 혼자 였으믄 떨꿨을 거유. 빵이 무자기 크더라구유. 손맛은... 말 안할래유, 그런거 미주알 고주알 떠드는 건 자랑하는 거니께... 기럭지 재구 바루 살려줬슈. 저거 잡아가지구 오늘 거기 또 갔시유. 재 형이나 재 사둔의 팔촌이나 친구덜이 또 물어 줄까봐 거길 또 간거유. 참 나두 미쳤지. 가믄서 그랬어유, '이게 뭔 짓이여?' 그래두 기분에는 꼭 저런거 하나 더 올라올 것 같아서 좀이 쑤셔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쥬. 광쳤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