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과 동시에 휴가시작
밤과 새벽사이에 천둥번개와 돌풍이 분다하여
10시까지만 짬낚시를 하려고 대를 폈죠
시작과 동시에 빗방울이 굵어지고 옆바람이 심상챦아
30분도 되기전에 철수를 했습니다
집에와서 저녁을 먹으며 막걸리 한잔하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모습이 있네요
저는 개를 제일 싫어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일 무섭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중학교 2학년때인가 동네 꼬마녀석이 호떼기를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호떼기가 정확한 단어 인지는 모르지만 버드나무 껍질을
이용해 만드는데 어릴땐 그걸 입으로 불며 놀았습니다
하여튼 그걸 만들기위해 버드나무 쪽으로 향하는데
그 쪽에서 커다라 셰퍼드 한마리가 아줌마를 끌듯이
걸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갈까? 기다릴까? 생각중에 꼬마녀석이 계속 보챕니다
하는수 없이 개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길가쪽으로
걸어가는데 어째 담배를 물고 개목줄을 잡고있는
아줌마의 손이 믿음직해 보이지 않는건 왜였을까요?
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 개는 정신없이 내쪽으로
뛰어 들더군요
역시나 불안했던 개줄을 잡은 아줌마의 손은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개를 놓쳤고 한여름 반바지 체육복을
입은 내 허벅지는 개의 이빨에 물리고 곧이어 피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보이네요 왼쪽다리 개에게 물린 상처가...
그래서 저는 개가 싫습니다 남의집 개들이...
희안한것은 우리집에서 키웠던 우리 개들은
무섭지가 않았다는 거죠
하긴 다들 그런거겠죠? ㅎㅎ
수년전 아는분에게 진돗개와 풍산개의 교잡종이라고
하는 흰둥이 강아지를 한마리 얻었습니다
새끼와 성견의 중간쯤 컸을때 손을 물리기도 했지만
우리집 개라서 그런지 무섭거나 그런건 없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성견이 되고 더욱더
믿음직스럽게 시골집 마당에서 집을 잘 지켜줬습니다
저는 여름엔 개고기를 먹었습니다
회식때도 삼계탕보단 보신탕이 더 좋더군요
찾아먹진 않아도 누가 먹자하면 좋아라 했죠
그렇게 씩씩하던 우리 백구가 시름시름 기운이
빠지는듯 하더니 급작스럽게 숨소리가 이상해 지더군요
않되겠다 싶어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피검사와 더불이 몇가지 검사를 한후 수의사의 말은
온몸에 퍼져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더군요
정확히 뭐가 퍼졌다고 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않납니다
며칠이 지났을까...
햇볕이 쨍쨍 내려쫴는 한여름 이맘때쯤 그날따라
기분이 이상해서 점심식사를 얼른 마치고 시골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길옆에 차를 놓고 시골집으로 걸어내려 가는데
저만치 개집앞 시멘트 바닥에 백구가 누워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어제처럼 숨을 헐덕이고 있는걸까 생각했는데
가까이 갈수록 움직임이 없어 보입니다
맞습니다
미동도 없이 죽어 있던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숨을 헐덕이다 뜨거운 땡볕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눈도 채 다 감지못하고 쓸쓸히
죽어 있던 것입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쓸쓸했을까? 생각하니 맘이 몹시 않좋았습니다
혼자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백구야 다음연 좋은주인 만나라...
이렇게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반쯤 감긴눈을 억지로 감기고 백구를 안고 시골집 옆
야산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백구를 묻고 기도를
했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라~ 백구야~ 라구요
전 지금은 개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작년 언젠가도 어느 댓글에 백구 이야기를 썼었는데
오늘은 문득 우리 백구가 생각나서,
그렇게 물고 핥고 꼬리치며 펄쩍펄쩍 뛰던 백구가
생각나서 이렇게 혼자 주저리 주저리 긁적여 보네요
혹시나 오해들 하실까봐서...
보신탕을 먹고 않먹고는 개개인의 판단입니다
전 프랑스 모 여배우도 아니고 단지, 우리 백구 생각에
몇자 적은것임을 밝힙니다
좋은 밤들 되세요~
비가오면 생각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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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낚시인님의 심정이 조금은 느낄수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마음을 적시는 글 이었습니다
글 잘 쓰시네요
생활낚시인님 께서도 좋은 밤 되십시요. ^^;
저도 요몇일 토끼 3마리를 보냈습니다...
아직 어린넘들인디...
처음엔 제 손만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갔는데
몇일지나니 오히려 쓰담쓰담해달라는듯 다가왔습니다...
이제 한마리....
저녁에도 풀뜯어서 넣어주니 손앞으로 다가옵니다..
만져달라는듯이...
남은 한마리라도 잘 커야 할건디...
17년 키웠던 퍼그가 죽었지요.
제 처로 인해... 인연이 되어 키우게 된 녀석이었는데...
결정적으로, 제처는 진드기 알러지가 있어 개와 동거하면 안되는 아이러니한 관계에 있었던 녀석입니다.
17년을 목욕시키며, 제가 키웠습니다.
이 멍멍이 녀석이 사람 아토피 같은 피부염도 있었어요.
병원도 많이 데리고 다녔지요.
제가 박애주의자는 못됩니다만.. 어쨋든...
저는... 어려서 시골서 자란 이유로... 개는 개답게 커야한다는 주의...
실내에서 키우는 것에... 그다지 동의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주거 여건상... 아파트에서 키워야 했지요..
아파트 내에서, 여건에 따라, 한정된 공간에 격리도 시켜야 했구요..
알러지 있는 처와 개가 살면...
개가 손해 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니...
이 놈이 제게 설움도 많이 겪었지요...
그리고... 2010년 시골로...
이 녀석 나이가 15살을 넘기고...
귀먹고... 눈도 거의 장님...
이 놈 죽기 얼마 전...
술 한잔 하고... 시골 밤길 터버터벅 걸어서 집에 와서는...
개 집에서 자고 있는 이놈..
개집 툭툭 발로 차니... 이 놈이 비실거리며 엉금 엉금 기어나오더군요...
이 놈 나온 것 보고...
이 놈 한테.. 넙죽 엎드려 절하고 울었습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를 용서해다오~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네게 변명하고 싶다~
제대로 거두지 못해 미안하다...
그렇게 10연분을 엎드려 울었습니다.
많이 많이 미안했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하나...
제대로 거두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컷습니다...
그리고...
12월 19일... 개 집밖... 겨울 찬 바닦에...
고통스럽게 죽어 있는 녀석을 보았지요...
죽음의 순간... 따뜻한 곳에 있게 해주지 못한..
제 자신이 싫더군요...
죽기 전날 밤엔 따뜻한 곳으로 옮겨 재웠었는데...
죽는 날엔... 괜찮겠지 하고는... 그러지 않았었지요...
지금도,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다시 개 안키웁니다...
저보다는 잘 거두어 주셨습니다...
저보다는 인격이 백만배는 훌륭하십니다...
행여... 자책 같은 것은... 하지 마세요...
개가 좋아 개를 키웁니다.
반겨주고 따라주는 녀석들이 있어 큰 위안이 됩니다.
진도견 뭉실이가 스트레스때문에
사람을 공격한 적이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없애라하는데 차마 그러지못하고 일년째 키우고있습니다.
어루만져주고 관심가져주니 다시 순해졌습니다.
깜돈의외대일침님,
이박사님,
뚱복잉어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잠 쉬 올것같진 않네요. ㅎ
흔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떨 땐 사람보다 더 사람다워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활낚시인님의 추억 한편 얻고 갑니다.
그리고 꾼들의 낙원님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