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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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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봄비가 너무 잦은 것 같다. 전에는 대중없이 온다고 하더니 요즘은 마음대로 온다고 한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출발 전에 회원들을 살피면서 하던 말이 생략된 채 비를 맞으며 차에 탑승한 후 목적지도 모른 채 실려 갔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모양이다. 도착을 하니 넓은 홀이 아닌 방안에 밑반찬이 차려져 준비되어 있었다. "아이쿠 비오는데 소주 분위기 되네." "아니 점심시간에 꼭 부채질을 하려고 이런 집에 데리고 오네." "아가씨! 분위기가 되는데 소주도 좀 청하자고." 한잔 박아 보자는 의견에 모두 술잔을 들었다. 고기가 익기 전에 한잔씩을 꺾었다. 서빙하는 아가씨가 곁에 앉아 고기를 구우며 알맞게 잘라 익히고 있는데 성미 급한 선수가 마늘 접시를 들어붓는다. 옆 좌석에서는 밑반찬을 안주로 한잔을 하면서 술병을 들고 내민다. "술 쉰다. 변하기 전에 빨리 들어보라고 응. 뭐 하노?" 술잔을 받았다. "아가씨! 고기도 뜨거우면 저절로 돌아눕는다." "아따, 불기운만 지나가면 육회도 먹는데 그냥 먹으라고, 원 별난 사람 같으니라고." 먹을 것이 입에 들어가지 않을 동안은 너스레가 계속되리라. 저쪽 테이블은 성미가 급하게 고기부터 구워먹고 새우랑 낙지를 얹어야 되는데 모조리 한꺼번에 들어부어 놓고 굽는 모양이다. 서빙하는 아가씨의 표정은 고분고분한 손님이 아니고 일곱 살 먹은 사내아이 같이 별난 손님 때문에 황당해한다. 문제는 구워놓은 왕새우 때문에 너스레가 중단되고 화제가 반전되었다. 딸 둘을 낳고 '이번에는 반드시 아들이다'라는 구호를 핸드폰에 입력해서 들고 다니던 의지의 한국인 선수가 정말 세 번째는 그 문구의 효력 때문인지 득남을 했었다. 아이를 데리고 시골에 갔더니 종손이 온다고 부모님이 맨발로 뛰어나오시고, 이웃동네 사시는 숙부님까지 그 녀석의 고추를 감상하시러 새벽같이 방문을 하셔서 조카며느리야 있건 말건 아기 기저귀를 들쳐보시며 "어이구, 그놈 고추 밉상이다."를 연발하셨단다. 개인별 할당량 왕새우 한 마리씩을 먹은 후 남은 한 마리를 서로 먹으라고 양보를 하고 있었다. "연세 드신 분이 잡수셔야 되지요." "아니지. 젊은 사람이 먹어야 집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지금 나이든 사람 먹어보았자 헛방이다." 결국은 서로 양보를 하다가 아들 낳은 선수 왕새우를 받아들고는 "형님들! 제가 이것을 먹으면 오늘밤에 힘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지만, 자꾸 권하시니까 먹긴 먹습니다." 왕새우 머리를 떼지도 않고 그냥 우적우적 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사람이 "아따, 올해 힘이 넘칠 때 아들 하나 더 만들어 보는 거야. 아이 키우는 양육비는 그게 그거고, 마 식탁에 다섯 식구 먹다가 숟가락 하나 더 놓는 거야 별 게 아니라고. 알았제? 주체 못할 때 역사를 만드는 거야." "뭐라카노? 지금 아이 셋인데 넷을 낳으면 양육비, 피복비, 교육비 등이 어떤 공식에 의해 숟가락 하나만 더 놓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셈이 해결이 되노? 젊은 사람 등골 빠지게 하려고 술수를 놓고 있네." "아따, 암만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네. 잘 들어보소. 피복비랑 신발값이 안 든다는 것은 요새 옷 떨어지고 신발 해져 못 입고 못 신는 것 봤나? 옷과 신발은 한번 사 가지고 1번이 입고 신고, 작으면 2번 다음 3번 4번 죽 물림하면 돈이 추가로 들어갈 일이 없고, 유아용품도 마찬가지 아니가? 그리고, 교육비는 학원과외도 필요 없는 거라. 왜냐하면 1번이 배워 2번 3번 순으로 내려가고 학교 가서는 둘은 장학금 받고 둘은 등록금 주면 되는 기라. 추가 돈은 시집, 장가 갈 때도 평소에 부조 많이 해놓으면 쉽게 보낼 수 있는 거야........." 구운 왕새우 한 마리가 힘으로 바뀌고 그게 다시 아들로 바뀌고....... "어이! 옆 동네. 고기 다 익었다. 이야기 길면 다방에 가고....." 역시 먹는 순간에는 조용해진다. 창밖에 내리는 빗방울은 굵어지고 월급쟁이는 먹을 때도 시계를 보면서 먹습니다. 雨요일의 점심식사는 이런 풍경 속에 시작되었고, 소주는 빗소리를 배경으로 그냥 잘 넘어 가더라 이겁니다.

훈련병은 시계보는 재미로 하루가 갑니다.
그 시계는 식사시간을 기다리는 거지요.

월급쟁이는 점심식사하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 것도 일상의 즐거움이지요.

오늘은 퇴근하고 어디가서 쇠주나 한잔 할꺼나?
어뱅이님!
안녕하십니까?
월척을 통해 님의 글을 접하면서 머릿속에 갖고 있던 제 혼자만의 상상의 모습은 흰머리가 듬성듬성하시고, 서리 가 내린 중후하신 외모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짜 모임의 조행기에서 뵌 사진의 모습은 미남이시고 오빠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감히 연세 높으신분께 농담의 말씀을 드릴 수야 있겠습니까?
항상 건강하시고, 월척 하시옵소서.
그렇게 저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우리의 일상은 좋은 님들과 식사나 한 끼하면서
쇠주라도 한 잔하는게 제일 좋은 시간이 아닌가 싶슴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 되십시오.

어뱅이님 이젠 건강 생각하셔서 오가피나 좀 약한 술로
바꾸심이 어떠하신지요... 건강하십쇼.
박중사님!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활동하시는 모습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척조사 코너에서 뵙는 모습이 이웃에 계시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를 연상하게 만들더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길 빕니다.
입질!기다림.님 고맙슴니다.
언제나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못 느끼고 지나치는 일 들이 다시금
생각나게 만드는 님의 글이 너무 정겹슴니다.
계속 좋은 글 읽게 해 주시면 고맙겠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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