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털을 숭숭 뽑아내고 실오라기 하나마저 산화된 알몸, 그 상태로 찜통에 삶아진 닭을 하필 또 이 야심한 시각에 뜯다가 생각에 잠깁니다.
검은 점박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끗희끗 바랜 털,
왜소하지만 날렵한 그 몸짓.
낮에도 민가로 찾아드는 그 대범함.
이 정도 녀석이면 적어도 10년은 묵었을 법한데...
음.. 고얀 녀석.
며칠 전, 집 닭장으로 삵이 하나 침투해서 닭 세마리를 해치우고 그 중 제일 미끈하고 토실한 살코기를 지닌 닭을 어느 정도 뜯어먹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닭장은 옛날 한옥식 부엌을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사방에 그물이 쳐져있어 삵이 들어오긴 쉽지 않은 설계이며,
단지, 땅바닥에서 2.5m 높이에 환풍기 식으로 콘크리트를 일부러 빼어놓은 가로/세로 20~25cm 사각형 구멍이 있습니다.
네.
삵이 바닥에서 그 좁은 사각구멍으로 점프해서 닭을 해치우고 다시 점프를 해서 그 구멍 밖으로 사라졌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너무 과장 아니냐구요?
그럴 수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밖은 정말 땅바닥에서 2.5m 높이에 그 구멍이 서너 개 있고, 닭장 안에서는 그 구멍 인근으로 나무를 몇 개 세워뒀달까요.
결론은, 안에서야 나무를 조심조심 딛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다지만,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때는 그 구멍으로 점프해서 들어오는 길 밖에 없다는데 있습니다.
보통 갓 어린 티를 벗어난 고양이들이 1.5m 이상 되는 높이의 담을 뛰어오르고, 다 성장한 고양이들은 2m 높이 담도 훌쩍 뛰어오르곤 합니다.
고양이야 닭장으로 들어와봐야 쥐가 더 큰 목표물이니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만, 문제는 삵이지요.
이번 늠은 분명 노쇄한 수컷이 맞을 겁니다.
외출했다가 돌아와 집 담옆에 차를 세워두고 집 통로로 들어서는데, 뭔가 털이 많이 바랜 연노랑 고양이 큰늠 한마리가 쌩 지나가더군요.
처음엔 진짜 고양인줄 알았습니다.
'또 너냐?' 했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어? 저 식히 삵인데..." 하면서 뒤돌아봤더니 모시바지에서 방귀 빠져나가듯 벌써 홀연히 사라지고 없더군요.
아버지께서는 닭장을 손보시느라 분주하셨습니다.
철재로 만든 석쇄를 사셔서 콘크리트못으로 그 구멍을 다 막고계셨던 거죠.
"아버지, 범인이 삵입니다. 방금 들어오면서 봤어요." 말씀드렸더니, "그래 이빨 자국을 봐도 족제비 보다는 더 큰늠 짓이더라." 하시더군요.
다음에 다시 만나면, "밥은 먹고 다니냐?" 내지는 스마일~ "오뎅끼데스까?" 함 해줄려구요.
어제는 또 집 앞 자주 가는 보낚시터 폭 3~40m 하천 건너편에서 이제 막 독립했을 고라니 한 마리가 "아찌~ 꼬기 마니 나와염?" 하면서 30초 정도 저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제가 "안 나와." 했겠죠.
라니는 "그럼, 손맛 보세효." 하고서는 그냥 가더군요.
두 녀석 다 올 겨울을 무사히 잘 넘기길 바래봅니다.
삵, 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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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예민한걸까요?
미국이 대선후유증으로 소요발생등
정신이 없는 이 시기에....
야당은 대통령의 군대통수권마져 내어놓으라는
국란을 격고 있는 지금....
몇시간전
1. 11/4일 김정은 특수부대 방문
2. 11/9일 군부대 방문
3. 11/11일 마합도? 서해부대 방문 독려
일각에선 경인지역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컬럼을 읽고나니 잠이 안오는군요.
제가 너무 예민한 것 맞쥬??
그런거쥬???????
한 대만 때려줘봐유.....눼!!!!?????.....@.@;;;;
잘생긴 강진행님 삵보다 더골때리시겠습니다.
우짭니까?
고라니 처자가
방긋 눈인사 건네고 그라믄 버선발로 뛰어 나가시지~~~~~ㅎ
뤼박사님...
한마리마 보내줘봐요....
요즘 신경통이 도줘서.....
내가 함께 하는듯한 여운이 느껴집니다
칭찬인거 아시죠?
요즘 보기 드문 짐승이 되었고 고라니는 너무 많아져서 골치아픈 짐승이되었죠
정은이가 경인지역 침공했다가는 그 식히 파편으로 발견될 겁니다.
트럼프 횽아가 가만 있겠습니까. ^^;
림자뉨.
4짜 삼마리 잡아줘효 눼??? ㅡ..ㅡ;
동행의기쁨 갑장님.
저 여자사람 많이 조아합니다.
잘 아시자나요.
아.. 모르시구나. ㅋㅋ
하얀부르스 선배님.
5년 전인가 로드킬 당한 꽤 큰 삵을 지켜보며 갈등을 했더랬습니다. ^^;
삵은 보호종이야요. ^.~
랩 아재.
제가 워낙에 영특하고 꼭미남에 얼굴 허여멀건 해가꼬 설사람하구 똑같이 생기서 그렇습니다.
이젠 아실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
붕춤 사단장님.
제가 사는 郡이 올 겨울 수렵지역입니다.
불쌍한 짐승들 많이 죽어나가겠지요.
저도 산에 다니니까 좀 조심해야겠습니다. ^^;
펀치력은 있어 보이던데....
정은이 갸가~~ 기쁨조 상납해도요????.......@.@""
그래도, 확실한 아군을 믿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자라서 북한 기쁨조로는... ^..^;
제.. 제가 천연기념... 그런!?
제가 밖에만 나가면 여자사람들이 절 에워싸고 막 껴안고 뻐뻐하고 서로 날 가지라믄서 그런다고 몇번이나 더 말씀드려야 해염. ㅡ,.ㅡ;
밖에만 나가면 여자사람들이 절 에워싸고 막 껴안고 뻐뻐하고 서로 날 가지라믄서 그런다고 몇번이나 더 말씀드려야 해염. ㅡ,.ㅡ;
그래서 은둔생활을....@.@;;
저도 여자사람들 피하려고...
낚시 시작한 것은 이박사님도 잘 아시쥬???......---,.===""""
어데 토종닭을 얍삽한 치킨에 비유하겠습니까.
정확하게 짚으셨어요.
아주 그냥 죽여줍니다. ^^
달구지 선배님.
저야 여자사람들에게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만, 달구지 선배님께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아는...
이크, 텨=3=3=3 ^,.^;
여자사람 7명에 저혼자 같이 먹는다우....
일전 밥먹을때 자기 갈비 더주며,
손이 참 따뜻하시네요라며...... 제 손을 쓰다듬었던.....그 여자사람직원!!!
오늘도 제 옆에 앉을까봐 두렵다오............@,@;;....==,.--""
도망가지도 않아요..
근무지 알려주시면 낼부터 저도 출근하겠습니다. ^^*
남자들 많은곳 그리 원했더니...
3~6월달말 그런 곳 근무시켜 주시더니.....
이젠 최악이랍니다.....아흐흨!!!...*,.@
뤼박사님!!!
지금은 아쉬?우셔서 그러신진 모르겠사오나....
남자들이 훨~~~편하답니다....---.,---;;;;
전, 남탕 보다는 선녀탕이 늘... 그러니까... 그...
다 아시자나효. *^^*
언제 한번 내려가서리
뤼박사님은 선녀탕, 전 남탕에서
떼 좀 뻿겨야 할텐데요.....*.^;;
전 그냥 때 말고 다른... 그... 어떤... ^^;
탕에서 찌 맟추시게요???
(아~~~진실을 은폐하는 딸고쥐...싫다 싫어......°,●")
그라면...
그... 어떤... ^^;
생각하시면서리 안뇽히 주무십시요...힛!!!
직접가보면 자손 만대로 후회하고 실망합니다
아름다운거는 머리속을 벗어나면
지저분하고 추한걸로 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