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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착한 어린이

"자작나무" 보러 가자는 약속이 깨진 토요일. 저녁 즈음부터 집안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좁은 아파트 뭐 할게 있느냐 만만하게 보고 덤볐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제일 큰 골치는 야생화 화분 정리, 그리고 옷장 정리. 옷장을 정리 하다 라면 box 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기 뭐꼬?" "열어 봐, 시집 올때 어머님이 주신거야" 소매끝이 변색 된 배냇 저고리, 머리 한웅큼, 이빨 2개,손톱 부스러기, 국민학교 통지표, 단 4페이지 졸업앨범,빛바랜 흑백사진들,몇개의 상장,마름모꼴 이름표,중학교입학원서 ,새마을통장,,,,, 그 중 몇십년을 멈춰 버렸을 탁상시계 하나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뭐지?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분명 이렇게 넣은 거라면 뭔가 중요할 것 같은데... "어무이, 시계가 와 여 있소?" "그거 니가 무슨 상탔을때 받아서 온기다." 어머니와의 통화 끝에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무슨 승공통일 연합인가 평화통일 연합인가라는 단체에서 준 상장 통일교 단체인걸로 아는데 그 상장이 일회성이었는지 그 이후로도 지속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저 또한 통일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요. 상장의 제목은 정확히 "세계에서 가장 착한 어린이 상" 이었습니다. 상이라고는 기껏해야 "새마을 지도자 상, 면장상" 정도가 전부 였고 상품도 포크 (거름치는 삼지창),수군포 (삽)가 최고 였던 시절에 금장이 박힌 상장과 반짝이는 탁상 시계는 어머니께는 꽤 큰 충격이셨을 겁니다. ㅎㅎ 오늘 아침 몇십년 전 "세상에서 가장 착한 어린이"가 거울을 보았습니다. 거울안에 어느새 반 이상 흰머리가 가득한 "배뿔대기 가물치"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밖에 나가 무거운 물건들을 옮기거나 하면서 정리하고 말지, 대청소는 진짜 힘든 것 같습니다. ^.^

저는 아직 10/1 흰머리 촌놈 정도네요.
휴일 알차게 보내십시오.
저는 가방 챙겨 붕순네 만나러 떠납니다. ^..^
세상에서 가장 착한 중년이
한줄 남기고 갑니다~
옛 추억의 소풍......

"세상에서 가장 착한 어린이"

소풍님의 마음에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물치는 외래어종이 아니잖아요!!!

즐거운 휴일 되세요~~~*
추억이 아련하시지요

저도 통일주최국민회의대의원상 받은거 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착한어린이상.. 초딩6학년때 저두 받았었어요 수여한 단체나 선물은 기억이 나지않는군요
착한어린이들은 나중에 낚시를 하시게 될 확률이 높은가 봅니다.
두분이나 계시니.

좋은 글입니다, 읽기 편하고 잠깐이나마 세월을 돌아볼 기회를 얻는...

언제부터인가 자방에 이런 글이 사라져 갑니다.
바라건데는 가끔이라도 이런 글을 읽고 싶습니다.
엉터리꾼님!
늘 낚시로서만 말씀 하시는 님이 진정한 꾼이십니다.
늦은 조행 늘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소박사님!
상장 하나 더 만들어야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중년상"

아부지와 함께님!
에휴 이젠 저도 쌈닭이 다 되어 버렸습니다.
그시절 그립네요.

그림자님!
배스 라고 할려다가 괜히 오해 받을것 같아서..
답글 갑사합니다.

붕어와춤을님.
우리 면에서는 양조장 하는 분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이셨습니다.
딸내미가 참 예뻤는데..

풀소리바람소리님!
드디어 찾던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면 전부 뻥이라고 했는데..
다음에 한번 뵈면 누가 더 착한지 겨뤄보고 싶습니다. ㅎㅎ

파트린느님!
늘 무게감 있는 님의 댓글이 참 좋습니다.
가끔 글을 올릴 예정인데 졸필이라 흉보지 말아 주시길..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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