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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이의 생각(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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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붕원숙입니다. 올해 열두살 된 토종(土種) 붕어지요. 붕어 나이로 열두살이니까 사람들 나이론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사십대 후반쯤 되었을 겁니다. 그래도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는 아직도 팽팽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당신들이 무지하게 따지는 체장(體長)은 43센티. 바스트는 17센티. 그리고 우리 붕어세상에서 중요시 여기는 꼬리길이는 9센티 랍니다. 솔찬한 그래머로. 당신네들이 꿈에서도 그리는 시쳇말로 빵 좋고 때깔 좋은 4짜 붕어지요. 왜 꼬리가 중요하냐 구요? 세상 여자들 엉덩이 흔들 듯 나도 꼬리 흔들어야 하니까요. 내 꼬리치는데 젊고 힘 존 붕어 놈들 여럿 갔지요. 하기야 당신네 인간들도 내 꼬리치는걸 보고 탐욕(貪慾)스런 눈으로 군침 흘리는 건 마찬가지지만... 인간세상이나 물 속 세상이나 한목숨 살아가는데는 온갖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있고 유혹(誘惑)과 함정(陷穽)도 도사리고 있어 능력대로 살아나가는 것이 도리(道理)인지라 인간들이 우리 잡겠다고 시도하는 낚시 그거 저는 그렇게 나쁜 거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돈 놓고 돈 먹기 허 듯 낚시바늘에 미끼 걸어놓고 먹어주기 기다리지만 세상물정(世上物情) 모르는 어린놈들이나 약간 맛이 간 놈들 아님 술췐 놈들이나 덤벼들지 우리같이 정상적인 사고(思考)를 가진 붕어들은 쉽게 걸려들지 않거든요. 허긴 운수 사나우면 꼴랑지 끼워 달려나가는 놈도 있읍디다만, 물속 세상에서 한 십년 넘게 살다보니 물가 찾아온 낚시꾼 중에 별별 넘들도 많습디다. 그 중에서 대표적으로 보기 싫은 몇 넘 이야기 해 볼랍니다. 낚시 하겠다고 와서 낚시는 안하고 술만 쳐묵고 졸라 떠드는 넘들 있습니다. 나불대는 소리 들어보면 전혀 영양가 없고 낯뜨거운 소리만 허고 자빠졌습니다. 지가 맥가이버고 변강쇱니다. 어른이든 아이이든 옆 사람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헌데 그런 넘들 일수록 알고 보면 욕구불만(慾求不滿)에다가 집에서 꽉 쥐어 사는 넘들 틀림없습니다. 주둥이로만 그렇게 양기(陽氣)가 올라붙었으니 무슨 힘이나 쓰겠습니까? 아마 물건도 축 늘어져서 소피용(小避用)으루나 달고 다닐게 분명합니다, 급기야는 건너편 사람하고 말싸움 붙어서 물가 분위기 완존히 조집니다. 모처럼 맘에든 숫붕어 만나 무드잡고 살이라도 맞대 볼려는 참에 조꺼튼 그런 자식들 땜시 무드 팍 깨져 버립니다. 승질나면 짬뿌해서 수면(水面)한번 냅다 갈기죠. "개짜샤 엿 묵어라!" 그 말입니다. 헌데 그런 넘들 특징이 있습니다. 뒷심은 졸라 물러 갖고 아침에 찾아보면 동트기 전에 짐 싸들고 내빼 불고 없습니다. 쓰레기 투기(投棄) 내지는 유기(遺棄) 하는 넘들도 큰 문젭니다. 앞도 뒷도 없이 세상 막사는 넘들이죠. 우리 붕어들이 그런 넘들 낚시 대상(對象) 이라는게 부끄러울 만치, 당신네 인간들은 저 먼 옛날엔 우릴 잡아 생계수단(生計手段)으로 사용했고. 우린 당신 선조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면서 지금껏 살아 왔습니다.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고 일컷는 당신들이 오늘까지의 역사를 이루어 내는데 한 몫 했다 이 얘깁니다. 세월이 흘러 모두들 등 따시고 배따시게 되자 낚시는 레져라는 그럴듯한 양놈문자로 바뀌어 사람들은 우리의 살보다도 힘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물 속에서 목숨걸고 쓰는 힘을 당신네들은 손맛이라고 즐기면서... 그것까지는 그렇다고 칩시다. 주어진 운명이니까! 헌데 암만 넓은 맘으루다 이해 하려해도 이해 안되는 엿가튼 일이 있습니다. 즈그덜이 쓰는 물가에 쓰레기는 뭐땀시 버립니까? 물 속에 담배꽁초는 왜 던지고 썩어 없어지지도 않는 캐미 부산물(副産物)은 왜 그냥 두고 갑니까? 떡밥봉지는 무슨 심사로 돌 틈에 끼워놓고 라면찌꺼기는 뭔 존꼴 보것다고 물가에 쏟습니까? 패트병과 우유팩은 무슨 벼슬한다고 물가에서 태우고 지네 살림살이 아니라고 지렁이 통과 낚시줄은 물속에 가라앉게 그냥 둡니까? 심지어는 물가에 버젓이 떵 까지 싸놓고 간 넘도 있습니다. 정말 조꺼습니다. 사는 물이라도 깨끗해야 낚시바늘 물고 힘 한번이라도 더 쓸것 아닙니까! 뭔 보약(補藥)이라고 우리가 그 드런 물 묵고 힘쓰겠습니까? 엄청 서운합니다. 비오는 날이면 공장폐수(工場廢水) 흘러보내 고기들 몽땅 죽게 하는 악덕공장주(惡德工場主). 정화( 化)되지 않은 축산폐수(畜産廢水)를 흘려보낸 목장주(牧場主). 그들보다도 나는 쓰레기 버리는 낚시꾼이 더 밉습니다. 그 공장주나 목장주는 손맛을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더럽혀 놓고 그 물에다 다시 낚시대 담그는 사람이라면 조또 그 사람은 세상 막사는 사람입니다. 한치 앞도 안보고 사는 사람이고 대물림할 자식조차도 생각치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낚시꾼들 물가에 도착하면 낚시터 물 한잔씩 떠먹고 낚시 시작하는 거 법(法)으루다 정(定)해버리면 어떨까 하구요? 캐미 한 봉지 값이면 쓰레기 봉투 한 장 살텐데. 그리고 낚시 시작하기 전에 봉투부터 펴놓고 온갖 쓰레기 거기 담으면 맘도 세상도 죄다 깨끗할 텐데. 안 사는 것인지, 못 사는 것인지, 아님 한 일년 살다가 세상 포기하려고 그런 것인지.... 증말 기분 지랄 빤쓰 같습니다. 그렇다고 물속에서 보는 세상이 항상 그렇게 각박(刻薄)하고 싸가지 없는 넘들만 모이는 것은 아닙니다. 재밋고 우스운 일도 더러는 일어납니다. 가끔 이곳을 찾는 낚시꾼중에 "ㄷ.ㄱ,ㄹ"님이라고 약간 낡은 조사(釣士) 한분이 계십니다. 나이는 육십을 넘기 셨다는디 낚시 바람에 쪼까 타서 그렇지 살갗 반지르르하고 목소리 카랑카랑 한걸루 봐서는 집에서도 솔찬이 대접받고 사는 모양입디다. 대게 낚싯꾼들, 가정에선 눈칫밥 먹는 것이 다반사(茶飯事)인데, 뭔 특별한 비법(秘法)이 있는지는 물 속에 사는 지로써는 알 길이 없지만서두... 이 양반 갓 낚시도 즐기지만 주로 고무배 띄우고 한가롭게 스윙 즐기시는 뽀드마니안데 언젠가 들리는 소문으로는 포항진가 어딘가 가서 태풍 된바람에 부잡스럽게 배 띄우다 뒤집어져, 빤쓰 바람에 온 저수지 헤멨다는 웃음거리도 가지고 있는 분이랍니다. 일설(一說)에 의하면 홀라당 벗고 설친 스트리킹 이여서 그 동네 붕어들이 볼 것 다 봤다는 얘기도 있고.... 암튼 대단한 애주가(愛酒家)인 이 양반 선일배(先一杯) 하고 뽀드 띄울 때가 많은데 그럴 때면 붕어들간에 봉(鳳)이라고 소문난 것 아실랑가 모르것네요. 한 두어 시간 입질 안 해주면 술기운에 슬슬 졸기 시작하는데 그때면 미끼로 매단 지렁이며 새우 참붕어 모두 돌려가며 붕어들 포식(飽食) 한다네요, 장난 삼아 줄도 물어 잡아 댕겨서 흐트러 놓기도 하고, 그러고도 이튿날 아침 고기가 안 물더라고 투덜대며 철수(撤收)할때는 다시는 낚시 안 헐것 같은 분위긴데도 한 주일 후면 어김없이 다시 물가 찾으니 여간 부지런하고 속 존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드신 분이라 좋게 말해서 그런거구 막말로 한다면 쪼까 ㅁㅇ ㄱ 거지요! 뭐 허긴 그런 열정이 있으니까 언젠가 충청도에서 술췐 턱거리 월척 두수하고 온 세상에 광고(廣告) 내고 폼 잡으셨것지요? 그래도 따지고 보믄 ㄷ.ㄱ,ㄹ.님 같은 꾼이야 우리에겐 일류손님이지요. 쓰레기 투기 안하고 낚시터 분위기 해치는 일은 없으니까요. 모두 더 갖겠다는 세상에 떼 고기 잡겠다는 욕심도 없고 술 냄새는 좀 나지만 그 정돈 애교지요 그래서 내 생각중인데, 언젠가는 4짜되는 큰놈으로 한 수 보내줄 요량입니다. 술 입빠이 췌서 맛 좀 간 놈으루요!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은 여기서 ?시한 미녀붕어 붕원숙이 만천하(滿天下)의 낚시꾼들에게 몇 마디 부탁말씀 드리고 끝내려 합니다. 사람들은 역사이래(歷史以來) 오랜 세월을 물가에 모여 살며 어로방법(漁撈方法)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그중 한가지였던 낚시도 최근 들어 급진적(急進的)인 발달을 하였구요. 그러나 장비의 발달만큼 당신들의 의식수준(意識水準)은 향상(向上)되지 못했고 오히려 퇴보(退步)했습니다. 온갖 오염 물질을 투기함은 물론 부루길이니 배스니 혹은 황소개구리니 하는 포악(暴惡)스런 외래생물(外來生物)까지 데려와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고 심지어는 떡붕어니 중국붕어니 하는 사이비(似而非) 붕어까지 유포(流布) 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들은 낚시대 드리울 땐 우리 토종들이 물어주기만 바랍니다. 너무 이기적(利己的)이고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란 생각은 안 드십니까? 우리 붕어들은 옛날 그대로의 붕어입니다. 오랜 동안 당신들이 낚시도구 발달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옛 백제붕어 신라붕어의 모습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신들에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체외수정(體外受精)을 통한 다산(多産)이 전부 입니다. 그런데 알 낳아 붙이고 건강한 놈으로 부화(孵化)시킬 물이 없습니다. 힘들게 작업해서 몇 마리 까놓으면 허리 틀어지고 꼬리 없는 놈 되 버립니다. 맑은 물을 주십시오. 건강한 새끼 붕어들을 능력껏 생산 할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주십시오. 그럼 제가 정식으로 당신의 낚시에 도전하겠습니다. 낚시대 여러 대 펴고 낚시하는 나라는 이 대한민국 밖에 없다데요 만은 낚시대 숫자를 줄여 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낚시바늘이나 낚시 줄을 한 치수 낮춰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겠습니다. 잡고 못 잡는 것은 당신의 기술여하(技術如何)에 달린 것이지만, 내 당당한 입질로 당신의 찌를 몸통 끝까지 밀어 올려 드리겠습니다. 어쩌다 당신바늘에 걸려들어 다시는 물 속 세상을 못 볼지라도 뒤돌아보아 건강하게 자라는 내 새끼붕어들을 바라 볼 수 만 있다면.... 거침없이 당신의 낚싯대 끝에 매달리겠습니다. 풍만한 4짜의 벗은 몸매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발 깨끗한 물을 주십시오! 제발 아름다운 낚시터를 만들어 주십시오! 할말은 많지만 내 오늘은 여기까지만 얘기 할랍니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꼬라지 나서 더 할 생각도 없구여! 앞으론 제발 양식(良識) 있는 꾼들만 물가에서 뵙길 원합니다. 지가 원래는 몸과 맘이 백옥같은 순진 붕어 였걸랑요. 근데 그 드러운 물에서 호흡하다 보니까 덩달아서 입잣이 좀 드러워 졌네요. 이해 하세여! 그래도 몸매 하나는 아직까지도 쥑여 줘요. 시간 나시면 찾아 오세여 함 놀아 드릴께여.(싸가지 없고 쓰레기 투기하는 조꺼튼 넘 들은 빼고) 어느 여름밤 무너질 것 같은 풍만한 4짜 붕어 붕 원 숙 ★★★ 당신이 어느 저수지 한 귀퉁이에서 찌 드리우고 있을 때 붕어의 이런 이야기를 가슴으로 듣지 못했다면 당신은 아직 진정한 낚시꾼이 되지 못했습니다.

낚시꾼이 아니라
진정한 낚시인이 되리라
생각해 보게하는
글이라 좋은 내용이라 사료 됩니다.
항상 즐낚하시고
건강 합십시요.
오로지사는 붕원숙씨 만나러 가봐야겠어요.
사과하러가야되요.
오로지에 봉돌 빠뜨렸거든요.
우째 가슴 떨어지는 말씀밖에 없어니 가만히 보니
낚시대 놓아야 할것 같습니다
아니면 열심히 물가에서 만해하면서 봉원숙씨을
만나야 괜찮은 양반이라는 소리을 듣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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