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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들 ..그저 그런풍경들

큰길을 중심으로 떡방앗간.옷가게 .신발가게.가축병원등이있다 누군가 농약사를 10년간 운영하다 과도한 외상장사때문에 힘들어지자 여기저기 돈을 빌려 야밤도주해버린 자리에 가게를 얻어온이가 떡방앗간 김씨였다 덤프트럭 운전을 몇년하다 전혀 아는것도 없는 떡방앗간을 해보겠노라 여기저기서 장비를 사모으더니 결국 자기아내이름을 딴 상호로 가게를 차렸다 다소 거칠고 아무한테나 툭툭 생각나는대로 .눈에보이는대로 말을뱉어 상대방기분을 나쁘게도하고 .배운것없이 무식한이로 비춰지기도한 그지만 아내만은 걸맞지않게 다소곳하고 건강하며 순종적이다 김씨네는 광주에 아이들을두고 영광에 가게를 차린탓에 새벽세시에 가게문을열고 오후 다섯시에 문을 닫는다 두사람다 워낙 강골이고보니 감기한번 걸리지않고 추석대목 줄지어선 떡이며 모시송편이며를 산더미같이 만들어내서는 택배로 짐을 싸보내고 다음날이면 또 그런모습으로 부지런히 움직인다 김씨는 손재주가있어 직접 기계부품을 만들어쓰기도하고 이것저것 스스로 고안한 기구를 제작해 새로운모형의 떡을 만들어내기도한다 가끔 고춧가루 빻고받을 돈 몇백원에 생긴모습그대로 험한소리들을 이웃이 다들려라 질러대며 싸우기도하지만 성실한덕분인지 최근엔 억대가 넘는 땅을 사기도했다 거칠고 다듬어지지않았지만 길거리를 지나면서도 새로지은 건물이나 상권등에도 유난히 관심많은그가 지금의 성실과 모든것에대한 관심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끝까지 방앗간주인만으로 끝나지않을것이다 여수에서 중견브렌드 옷장사를 했던 신씨 일면식도없던그가 내가계옆으로 이사온건 3년전쯤이다 다른사람이하던 옷가게를 세얻어 들어온 그의 첫인상은 사람좋아뵈는 잘웃는 .보기에 편한 낯이었지만 어쩐지 시들은 화분의 꽃마냥 피곤한 기색이었다 그를 아는이가 들려준 말에의하면 아내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재원이며 그또한 명문대를 나와서 막힘없이 사업을 이뤄나가던 여수에선 알아줄만한 이였단다 과한 확장으로 부도가나서 결국 아내신용만이라도 살려보려 자신만 법정에 파산신고를 해버리고 남은 모든걸 털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며 이해를 구했지만 결국 여수에서 살지못하고 여기가지 흘러왔다는것 . 한때 몇십억대 현금을 운영하다 처지가 어려워졌지만 그의얼굴엔 어두운 구석은 보이질않았다 일요일도없이 열심히 일하는 부부 사람좋아하고 술좋아하는그가 타지에서 좌판같은 가게를 운영하며 하루 50여만원의 매상을 올리는것도 그의 친화력 덕분이아닌가싶다 삼십대후반의 신발가게주인 몸에맞지않은 헐렁한바지. 유독 빈약한몸매이다보니 크지않은바지도 잠옷입은것처럼 헐렁해뵈니 시장사람들은 그를 헐렁이라부른다 온갖신발을 넓은매장에 갖춰놨지만 그의기색은 늘피곤하다 책상에 팔괴고 컴퓨터게임에 몰두하거나 야릇한 화면에 눈을 박고있거나 옆 낚시집에가서 낚시끝내고 돌아온이들과 함께 술타령이다 주인없는 가게에 손님이들어도 고집은있어 술먹은채론 손님안보는게 그의 불문율이고보니 날마다 문을 열긴하는데 장사를해서 팔린물건이있긴하는지.. 그런그와는달리 그의아내는 남편이일하는가게뒷편의 다문화가정(베트남등) 도우미로 봉사활동을한다 남편이 그지경인데도 가게일을 도울생각도 관여할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내외간 사이는 좋아 아침 함게 차에서 내릴때보면 좋아죽겠단 표정이니 그속을 알길없다 돈이 되건 안되건 나름 행복한 모습이니 나무랄처지도 안되지만 할말은 없다 건너편 약국 30대 중반의 짧은단발인 그녀는 작은약국에 그의언니외에 함께일하는 40대여자 그렇게 셋이서 일을한다 언니는 이혼하고 오갈데없는처지라서 동생네 얹혀살고 가끔 주인이비면 약사흉내도내며 주인행세를 하기도한다 아이를 낳을 산모들이 너나할것없이 도시로나가 아이를 낳고돌아오니 약국옆 5층신축으로 지어 들어왔던 산부인과는 아주 출산모를 받지않고있어 약국마저 장사가 쉽지않을터인데 작은약국은 누구보다도 화려하다 고급외제차에 나같은 촌놈이 외우기도 쉽지않은 명품을 줄줄이 걸치고다닌다 상냥한말투가 어쩐지 상냥스럽게만 들리지않는 이유가뭔지 나도 모를일이다 다만 그의 남편이란사람이 광주의 재건축아파트일에 관여해 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큰돈을벌어 약국문을닫고 한달여나 외국여행을 다녀왔다는 소릴 듣긴했다 주변에 노인들 삼짓돈이나 빼먹는 . 물리치료기구 몇두고 종일 노인들락거리는 명패가 희미해진 모정형외과마저 문닫고나면 약국도 명맥을 같이하지않을까싶은 노파심이든다 가축병원 김원장 스마트하다 그의 가족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스마트'일것이다 중년부부인데도 말투며 몸가짐이 가볍고 늘 웃는 얼굴이어서 흡사 교사나 교회의 목사부부를 연상케한다 뭐좀 얻어쓰면 안돼요? 하고 못이며 망치며를 빌리러와 가끔은 얌체같기도하지만 그의업은 생계수단이라기보단 시골장터사람들속에서 품위를 잃지않으려 하는듯하고 옛 영화의 뒷끝을 부여잡고있는 청빈한 유지 행세를 하는듯도하다 우린 가진것없지만 그냥 즐거워요 ..호호호 그런데 나는봤다 그 샌님같은 김원장이 어느날 으슥한 골목에서 그의부인이아닌 앳된 아가씨와 나눈대화를 .. 그얌전한 부인께서 주변에 사람없는줄알고 남편에게 퍼붓던 상스런 욕설과 폭행을 .. 그리고 나만 우연히 보고 들은줄알았던 그들에대한것들이 시장사람모두가 공공연히 아는 비밀임을 ... 이런저런사람들 문득보니 옷가게 사장은 술이과했는지 얼굴이 좋아뵈지않는다 지나간말로 간검사라도 해보지그래요 ..햇더니 뭐 죽기야 하것어 ..하며 너털웃음을 턴다 떡방앗간.옷가게 .신발가게.가축병원이 모여있는 신하리 사거리에 스멀거리며 어둠이 깔리고있다 아마 여전히 그들은 손님없는 빈가게에서 웃고 떠들고 싸우며 내일도 이곳에 있을것이다 늘 근엄한척 인상을 펴지않는 나도 여전히 그들과 함께일것이다

스쳐지나가는 나와 이웃들의 모습이네여.

계절만큼 어려운 불경기에 하루 하루를 버튀어가는 개인사업자들.. 다름아닌 우리의 모습이죠 !!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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