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긴세월을 같이 살았다
어느 산골에서 만났던 58년을 해로한 노부부에 비하면 아직 얕게 느껴지는
결혼생활이지만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꽃다운 아가씨와 설흔을 맞은 노총각이 맞선 3개월에 전격적인 결혼
철없는?아가씨와 무뚝뚝한 경상도 촌놈과의 결혼생활
결혼하고 바로 6개월을 떨어져 살아야 했고 그사이에 큰놈이 태어났다
그리곤 영하 20도의 혹한이 살을 에는80년 겨울 어느날
경기도 동두천 가까이 부대로 오전에 출발한
이삿짐이 새벽한시 사위가 하얗게 얼어붙는 어두컴컴한 밤에
부린것을 시발로
결혼생활15년에 이사를 열두번도 넘게한 부초같은 생활을
한 적도 있었고 .......
아내의 속에 들어가보지 못한 나지만
그래도 그렇게 멋진 남편이었을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사랑은 언제나 내가 아내에게 더 주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결혼후 처음 전방 근무지가 25사단 부관부
내전임자가 사관학교 1년선배였는데 그 선배 숙소에서
하룻밤을 잔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선배부인은
선배가 출근할때 언제나 빳빳이 새로다린 군복을 따뜻하게
준비하였고
국방색 군대양말을 아랫목 이불밑에
두었다가 신도록 하였으며
군화를 연탄아궁이 옆에 두어 온기가 더하도록하는
그런 살가운 마음과 정성을남편에게 주었는데
나는 지금껏 단 한번도 그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
새로 다려서 깨끗한 손수건을
"아빠,여기 손수건"하고 건네 받아본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양복도 내가 다려 입었고 와이셔츠도 내가 다려입었다
철없는 아내가 아이 키우기 바쁜데 뭘 하는 그런 마음보다
의례 내가 하는 것으로 치부되었고
우리 부부는 결혼하고부터 오늘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물론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면 아내에게 몹쓸짓한것은 내가 더 많았다
어느때는 알뜰한 아내가 정성껏 모은 적금을 깨서
오디오를 산게 들통나 각서를 두어번인가 쓴적이 있고
신혼때는 걸핏하면 고스톱꾼들 불러모아 밤새도록
방안을 담배연기로 너구리잡게 만들었고
낚시에 미쳐서 주말만 되면 짊어지고 물가를 쏘다니느라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오붓하게 외식을 한것도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나 자신의 열락에 빠져있었던
지독한 에고이스트였다는 것 돌이켜보면 후회도 되고
죄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술먹고 늦게 들어온적 한번도 없었고 담배연기로 방안공기 탁하게한적 없었으며
와이셔츠에 입술연지 묻히고 들어와 티걱 태걱한적
없었다.
돈이 생기면 아내에게 갖다주는게 즐거움이었고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면 항상 내가 선물챙겨 주었고 내가 선물을 받은적은
그렇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
.
.
.
략
언제나 뭔가 부족하고 모자른
예를들면 성질이 급하다,겸손치가 못하다,온화하지 못하다,살갑지 않다
무뚝뚝하다,아들에게 무심한 아버지다,이기적이다등등의 곰살맞고
싹싹치 못한 성격에 대한 불평과
말랐다,남자 허리가 그게뭐냐,뭐던 퍽퍽 잘먹지 않는다(돼진가?)
눈에 너무 힘이 들어가있다(눈에 정기있는것도 단점인가?),눈에 힘좀 빼라
등등 외모를 두고 험을 잡는다
여필종부라는 유교적인 덕목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이땅을 살았던 여인네들의
목을 컥 조이는 말이지만 그말에 스트레스 받는 여인은
지금은 별로 없으리라
아니 곧잘 돈 벌어주던 돈 버는 기계로서의 남편이 어느날 명퇴당하여
방안에 연기만 피우는 신세가 되니 쫓아내서 대문도 안열어줘서
멀쩡한 사람이 길거리를 전전하는 신세 만드는 세상
자식들과 공모하여 남편만 덩그러니 두고 재산 빼돌려 뺑소니치는
엿같은 세상(내 주위에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임)이니 여필종부가 아니고
이젠 역전된 마당이 아닌가?
그런 세상에 쫓겨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알지 무슨 뜬금없는 마누라
흠집내기냐고 할분들 있겠지만
오늘은 늘 자랑하던 이쁜 아내가 미운 마누라로 그리고 뭔가
좋은쪽으로 내마음의 가닥을 잡아가는 중에 끼어든 걸림돌이 아닌가
생각되어서 넋두리겸 마누라 험담을 해보았지만 이역시
자랑하는 팔불출보다 더 못난 팔불출이려니 생각이 되어지니
오늘은 잔뜩 흐림이다
(2006년 3월)
아내 험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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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우리동네 고기 좋은데 있으니 별일 없으시면
저녁에 바람쉴겸 올라오이소.
식사나 한 끼 하시지요. 뭐 사는게 밸끼 있겠는교.
기다림데이.........^^
사소한 것이라도 많이 올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두분 다정하게 손잡고 오래오래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네 사는 인생사 거기서 거기 인것 같습니다
지나온길 되돌아보면 후회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이있죠 그중에 가장 많은게 아내에게 섭섭하게 한게 가장 많다고 생각돼네요
이 제비천하는 그래서 반성하고 요즘은 마님으로 모시고 머슴으로 살고 있답니다 심부름시키면 먼곳은 절대로 안감 !!!
마트나 시장은 절대로 따라감!!!
봄봄님 추운 겨울 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아우님 이글은 마음의 기상도란 난으로
내 블로그에 삼년전 올렸던 글이지요
어제 오늘 삶에 덜미 잡혀 조금 부대꼈지만 털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닌것.....
아우님 말처럼 사는거 뭐 별거 아인긴데
어떨땐 그기 아이게 빡시기도 하고......
저는 제 삶을 프리즘으로 표현하지요
온갖 색깔이 어느땐 파랑,어느땐 빨강,어느땐 분홍색으로
늘 마음의 풍경따라 바뀌는........
이 나이에 아웅 다웅하는것이 어쩌면 보기 흉할지도 모르지만
늘 맑은 날만 계속되면 숲과 풀이 없어져 사막으로 황폐화되어지는 것처럼
삶에도 적당한 수위의 다툼과 자기 주장이 아우러져야 풍요로워지는것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팔불출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어떨땐 나이차이 나는 젊은 아내와 산다고 도둑소리도 들었구요
마트나 시장에서 서로 기웃거리고 카트끌고 다니는 것도
지루한 일상을 털어버리는 활력소가 되겠다 생각하고 저도 열심히
같이 다니고 있답니다
멍청한 남편은 가족모두를 힘들게하죠
분석적이지못하고 충동적인 .가벼운존재임을
인정하고 기꺼이 유순한 종노릇을 하는게
순리(?)입니다
선배님의 글 정독하고 갑니다
나를 좋아라 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26년을 살았습니다.
장남인 제가 귀한 막내딸을 아내로 삼았으니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리
신혼 초 부터 큰애가 유치원 갈 때 까지 편치 못했습니다.
시외버스로 마산에서 경주로 갈 때는 나란히 앉아가고 올 때는 모르는 사람마냥 왠수가 되어
여기 저기 따로 앉아서 오곤 했는데.....
막내 딸의 아내는 신랑만을 고집했고,
장남인 저는 제 보다는 부모님과 형제가 우선이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부터 발생됩니다.
.
.
.
그러나 서로 참고 맞춰 가며 잘 살아 왔습니다.
지금 껏 잘 살아준 아내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사는게 뭐 그렇고 그렇죠.
"먹고 사는 것은 내 노력 여하에 달려있고 큰 부자 되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라고 여기며 매사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봄봄님은 도둑소리 들을 만 했겠습니다.
노총각이 어린? 신부를 맞았으니.....
이제 받들어 총! 으로 부인과 행복하시길....
모든?집안의 가장들은 현금 지급기 입니다~~
현금 지급기안에 돈이 없거나..고장나면 폐품처리 됩니다~~ㅋㅋ^^
흐믓해지는.....마음으로 갑니다
각서,아내와 심각한 상황 벌어졌을때 각서 아주 유용합니다
이젠 그 각서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각서보다는 현금박치기를 주장하지만......
은둔자님 안녕하세요
대개의 부부는 남편보다는 아내가 더 사려깊고 침착하여
삶에서 실패할 확률이 남편보다는 훨씬 낮다고 봅니다
젊은날 결정적인 순간에 아내의 주장에 못이기는 체 끌려갔더라면
지금보다 몇배는 안락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머물렀을 터인데
욕심과 고집때문에 왼가족이 어려운 지경에 처하였던걸 생각하면
나보단 아내가 훨씬 현명하고 지혜롭구나하는 것을 느낍니다
지식이 앞서는 게 아니라 욕심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에
삶의 지혜가 남편들보다 앞서는 것이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소쩍새우는밤님
사랑은 주는 것이란 노래가 있듯
아내에게 지극한 사랑을 받는것이 행복한가
아니면 내가 아내를 훨씬 더 사랑하는것이 행복한가
저는 후자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하더라도 나를 끔찍이 생각해주고 사랑해주는
아내보다 뭔가 내가 부족하여 아내를 더 사랑하는 그런 선택을 하겠습니다
그것도 다 사람마다의 색깔이 있을수 있겠지요만........
비익조님 반갑습니다
그래서 힘있고 능력있을때 열심이 일하여서
나중에 파워있는 실세 가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이들어 비디오 안되고 힘떨어질때
그나마 남편을 지키는 것은 경제력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남편을 극진히 사랑하는 좀 특별한 아내와 사는 분들은
조금 상황이 다르겠습니다만....
안녕하세요
늘 그렇게 따스한 눈길로 보아주시니
부끄럽고 팔불출같은 모습도 이렇게 글로 올리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소쩍님의 말씀에 동감을 표하며
여필종부가 사라지고
삼종지도가 흔적이 없어도
내 마눌, 내가 챙김이 마땅하다고.....(저도 팔불출인가요? ㅡ,.ㅡ)
자랑거리가 없어 자동빵 자랑도 합니더. ㅎㅎ
못달이 준비한 모노 원줄 차에 보관중입니다.
담에 뵐때 잊어버리지 마세요.
연애7년하고 결혼33년되었네요 지금까지 잘해주지못한것 너무많은데
이제알고잘해주려고하니 벌써여기까자왔네요 그래도지금껏한번도 싫은내색않고
참고살아주아내덕분에 제가여기있는것같읍니다
봄봄님 이글을쓰시는마음 아내자랑할려고쓰신글맞으시죠
팔불출아님니다 잘사셨네요 지금부터 더욱더 잘해주시고 행복하게사시길바랍니다
우리나이는 그저납세미과에 속하는게 제일편하고 제일좋은 일입니다
두분항상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 하시길빕니다
항상 가족을 먼저 챙기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인데,
언제 부턴가 가족이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 못내 부끄러울 뿐입니다.
항상 가정에 행복이 가득 하시길.. 기원합니다.
9년 차이,처음엔 같이 다녀도 2-3년 차이로 밖에 안봤습니다
그런데 나이 오십후반으로 들어서면서 그 차이가 더 벌어져
지금은 더 심각한 상황이랍니다
붕춤님 감사합니다
늦어도 다음주 금요일쯤이면 만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푸근하고 정다운 그모습 생각만 해도 기분이 편안합니다
야월백수님
연애 7년이라....
연애를 오래도 하셨네요
저는 만난지 3개월만에 전격적으로....
저는 제 아내가 저보다 여러모로 훌륭하다고
저 스스로도 얘기하고 저희 형편을 아는
모든분들이 저보다 아내가 훌륭하다고 얘기들을 합니다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가을의사랑님 안녕하세요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는 분들은 그래도
아내나 가족을 사랑하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생각조차 못하는 분들이 세상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채바는 이래산답니다 흑 ~ 불쌍한채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