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반란

꾸벅^^ 안녕하세요? 분홍입니다. 어제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통로에 생선 굽는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옵니다. 우리집 이면 좋겠는데... 하며 피식 웃으며 집으로 들어서는데 벌써 밥상이 차려져 있고 고등어 한 마리가 선텐을 짙게하고 요염하게 누워 있는것입니다. 더 놀란것은 반주로 물 좋은(?) 가수원의 O2가 한 병 떡허니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근무 중 이상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대충 씻고 자리를 하니 다짜고짜 술부터 한 잔 따라줍니다. 아무 말도 없이... 몇 잔을 마시자 슬슬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요즘 당신 너무한거 아니냐~~~ 가만이 지켜봤는데 한 주도 쉬지 않고 주말마다 5주 동안 골프만 치러가서는 떡이 되서 돌아오더라... 도대체 가장으로서 애들을 위해 한 일이 뭐 있냐... 한 주라도 같이 있어줘 봤느냐... 등 등 등 주저리주저리.... 저도 반박을 합니다. 그럼 이제 머리올린 사람이 열과 성의를 다 해야지 언제 열심히 하느냐, 선배들 비위 맞추느라 그런다, 골프는 한 번 약속을 하면 부모님 상을 제외하고는 취소할 수가 없는 매너 경기다, 한 번 못 간다고 하면 다음부터는 불러주지 않는다.... 등등등 주저리 주저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애들에게는 한 번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수 있느냐 라며 몰아세웁니다. 이미 O2는 바닥이 드러나자 다시 한 병을 대령합니다. 아내의 의도도 모른 채 또 마십니다.... 한참을 옥신 각신하다가 결국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그럼 왜 배드민턴 잘 하는 사람 꼬셔서 낚시를 가르쳤냐????, 내가 낚시를 좋아하기 시작하니까 자기 혼자 쏙 빠져 나가냐..... 제발 평소의 당신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라.... O2가 두 병째 바닥을 보일 때 저는 이미 백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두 병이 들어가면 졸려서 더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아내는 노리고 있었던것입니다. 너무 졸려오는 잠을 참지못하고 그만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알았어! 이번 주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낚시가면 되잖아!!! 그리고 골프는 그만치고 작대기 다 꺽어버리지 뭐!!! 그러자 아내가 협상안을 내놉니다. 토요일 새벽에 골프치고 와서 밤 먹고 쉬다가 오후에 천천히 밤 낚시 준비해 출발하면 되잖아? 그럼 골프도 하고 낚시도 하고 좋잖아??????? 그래도 조금은 배려(?)를 해 주는 아내가 이쁜건지 미운건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낚시를 뒤로 했던 저를 다시금 끌어들이는 아내의 솜씨에 혀를 둘러 봅니다. 월님들~~~~~~ 아내가 비 오는데 오늘 밤낚시 가자고 할까봐 퇴근하기 겁납니다~~~~~~~~~ 꾸벅^^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