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모든 것들은 대기속에 녹아버린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번역한 마샬버먼이라는 포스트모던 학자가 쓴 책의 첫머리에 실려 있는 글입니다. 오늘 저는 이말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월척은 오늘 전설 하나를 잃었습니다.
견고한 고목같은 큰나무 하나가 굉음을 내면서 쓰러진 것같은 기분이 듭니다. 큰나무일수록 기울기가 어렵지 한번 기울면 그 어떤 힘으로도 넘어가는 나무를 돌이켜 세울 방법이 없습니다.
더구나 그 큰 나무가 넘어갈때는 주변의 잔목들이 같이 상하기도 합니다.
나는 당신이 어느정도 가치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것이 설혹 공명심이 개입되어 있는 일이라도
누가 있어 낚시터에 널부러진 그 많은 쓰레기를 치우겠습니까?
더도말고 덜도말고 저는 꼭 그만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 낚시터에서 담배꽁초 하나 버리지 않는 입장에서도 남이 버린 쓰레기를 함께 주워 오지 못하니 그런점에서 당신은 나보다 훨씬 훌륭한 분이시지요.
이렇게 되지 않을 그렇게 많은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왜 모든 것을 홀라당 뒤집고 그저 많은 회원 중 한사람으로 일상적인 글을 올리고 함께 뒤섞여 웃고 울지 못하셨는지요?
그 어떤 선인의식이 언제부터 당신 속에 자리잡아 유연한 대응을 하지못하고 조직된 대응으로 일관하셨느지,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협찬은 다소 강압적이라 하여도 그자체로 부도덕하다 생각치 않습니다. 대백회 때에도 협찬은 있고 그렇게 모여진 조구들은 행사를 더욱 행사 답게 만드는 즐거운 소도구가 됩니다.
당신도 그렇게 조구들을 자신이 사용치 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했을 겁니다. 그것이 설혹 주변에 사람을 모으고 그분들로 지지를 얻어내자는 일이 계획되어 있었다 하여도 그 자체로 정도 이상의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만, 그 어떤 잘못도 없다는 식으로 절대순수 이미지를 버리지 않고 스스로 견고한 완성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연연해 하니까 이렇게 되시지요.
우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쓰는 글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대개, 내 개인적인 일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겠다거나,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질문에 답해주겠다는 식이거나, 혹은 잘못에 대해 준엄하게 한 번 꾸짖어 주겠다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쓰는 글도 역시 그렇습니다. 이런 글을 정확한 용어로 바꾼다면 잘난체 또는 아는체가 됩니다.
이런 글을 모두 빼고 나면 이곳 자방에서도 대체, 남는 글이 몇 개나 되겠습니까?
저는 이 연장선상에 악동님의 글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은 유연하지도 솔직하지도 못하였습니다. 당신이 이 두가지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
당신을 공격하는 힘은 진실로 무장하고 고백으로 구체적이 되고, 커지고 불어나고 집채만해 지는데 당신은 이 굴레에 눈멀고 귀멀어 그 위력을 무시 했습니다. 당신은 그걸 알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참 영악한 분이시긴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입니다. 더 크게 이기는 법을 알지 못했고 더 커지는 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영리하고 우둔한 사람.
혹시 당신은 월척지의 골격같은 분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비판을,
무엇인가 주고받으며 유지되는 사람들의 찬사와 그리고 대부분의 깊은 의미를 아지 못하시는 월님들이 지어 바치는 존경으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그랬다면 당신은 부족한 사람입니다.
생각해 보면, 월척에서의 패권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대체 그것이 뭐라고 수많은 사람들을 피해자로 몰고 스스로도 이토록 깊은 상처를 입는단 말입니까?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할수만 있다면, 당신이 그정도의 패권을 유지하며 반쪼가리일지라도 월척지에서 최고 점수와 환경지킴이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가기를 원합니다.
그만큼 낚시터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낚시꾼을 보는 시선은 곱곱이 거칠어 갑니다.
대개 격렬한 싸움일수록 적장은 베지 않지요.
그리고 장수는 승패전이 나뉘고나면 으례 나로 인해 벌어진 일, 내가 다 지고가는 것이니 이후로 그 어떤 문제도 삼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관례적이죠. 이조차 하지 않고 가시면 남은자는 어떻게 어울렁 더울렁 살아가야할 월척을 정리 한단 말입니까?
말이 길어졌습니다.
잘 가세요. 그리고 다시 돌아오세요.
누구라도 우리 월척의 높은 이미지를 가진 잠못자는악동님이 그대로 있기를 바라지 않을 겁니다.
돌아오실 때는 더 커지고 더욱 유연해 지셔서 돌아오세요.
전설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설입니다.
때가 되면 영자님은 당신을 다시 복귀시키실 것이며 대부분의 월님들은 거기에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다시 웃는 낯으로 보십시다.
악동님께 인사드립니다. 잘 쉬시고 어서 돌아오세요.
파트린느 / / Hit : 3917 본문+댓글추천 : 0
공감합니다
여유롭게 대처하지못한님 저역시 꼬집고 싶습니다
어쨋 강퇴던 탈퇴던 잘되었습니다
언제간 오겠지만 성숙한악동. 겸손한악동으로 오길 바래봅니다
월척은 상징적인 큰 거목을 잃었음.
이 일을 경험으로,
악동님의 인생 앞길이 더욱 넓어지고 풍요로워 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물가에 가셔서 마음에 평화를 얻으시길,
인생사 다 그런것 아니겠습니까?
공은 공이고 과는 과라........
과연, 돌 던질수 있는자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