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들어가는 입구 네거리에 할인마트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대여섯 번 들리는 단골가게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수능이 있었던 다음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그마한 키에 통통한 얼굴,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앳된 알바 여학생이 계산대에 있더군요.
이틀 뒤, 궁금증에 물어보았지요.
"학생, 혹시 지금 고3 아이가?
내 딸내미도 3년 전에 수능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알바했거든, 그래서 물어보는 기라."
그 여학생은 갑작스러운 제 질문에 당혹한 표정을 지었으나
딸아이 얘기를 하니까 금방 얼굴에 미소를 띠었습니다.
"예, 지금 고3이라예."
딸아이 생각에 그 알바 여학생에게 무언가 조그만 힘이라도 되어주었으면 했습니다만,
자칫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머뭇거리다 한 달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제 술 한잔 먹은 김에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듯 용기를 내었습니다.
"학생, 달리 생각 말고 딸아이 생각나서 그러는데,
아저씨가 학생한테 뭐 하나 사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볼래?"
여학생은 살포시 웃으며 "정말요!"
하면서 반기는 기색이었습니다.
그리곤 자기 앞에 있는 막대 과자를 듭니다.
'200원'이라는 조그만 푯말이 보이더군요.
"에이~ 그거 말고." 하니까 그 옆의 500원(?)짜리 간식용 소시지를 듭니다.
참 욕심 없는 여학생의 마음에 오히려 내가 마음이 달았지요.
"좋아하는 과자 있나?"
"봉지에 든 과자는 다 좋아해요."
저는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딸아이가 평소 즐겨 먹던 과자를 집어서 그 아이에게 주었지요.
"이거 비싼 건데…"
하는 그 여학생의 목소리는 순수하고 맑은 울림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소시지와 과자를 주면서
"학생, 힘들제?"
"쪼금요."
"힘이 좀 들더라도 열심히 하거레이."
더는 해줄 말은 없었습니다.
아니, 엄청나게 많았는데 할 필요가 없을 듯하였습니다.
그 여학생이 오늘 하루 힘들고 피곤함이 조금이라도 풀어졌으면 바랐는데,
오히려 제가 흐뭇해진 날이었습니다.
2천 원 남짓 되는 돈을 쓰면서 이리도 기분 좋은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알바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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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세상에 저런 순수한 학생이 잇는가하면
순수한마음으로 다가가도 범죄로 역이용되는 그런 삭막한시대에
정말 글씨신분이나 학생이나 세상살아가는 따듯한정이 느껴지네요
좋은일하셧습니다^^
어려운 사람한테 용기를 주시는 아부지님...
저도 좀 주세요.
묵기만 하면 소화 불량이라요.
불씨....?
전 이런글이 좋습니다^^~
따뜻한 정으로 다가섰다면 제가 고마울 뿐입니다.
날으는밤나무님,소화불량엔 '부채표 가스활명수'ㅋㅋ
복이굿님,여학생이 밝고 맑게 컸으면 합니다.福이 Good!~~빠~샤! 그리고 착한 여학생!~~빠~샤!
새벽출조님, 과자보단 두부가 어울릴 것 같은데요.^^
선배님 얼굴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새벽에 출조하신....매화꼴에 어떤분....흰색 비니루 어른....
이분들이 그러시면, 여학생 112에 신고했을겁니다.
미소짓다님, 저도 미소짓습니다.⌒ ⌒ 남은 한 해, 미소만 가득했으면 합니다.
날으는밤나무님,불씨가 불타는 밤나무 될까봐서요?ㅎㅎ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볼래요?"
술 말고...
대롱과자가 먹고 싶어요~ @@"
발렌타인32년 먹고 싶어요~♥
어느 개그 프로가 생각나서 웃어 보았습니다
순수함이 때론 왜곡되어서 다르게 비춰지는 요즘입니다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글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피터님,대롱과자쯤이야 얼마든지 콜!
달랑무님,바랠걸 바래야지요. 줄에서 빠지숑!^^
아~또 댓글이 '통통'튀려 하네요.ㅠㅠ
링거 중독 증세 ..
저두 2천원어치 사 주고 싶은데요.
아니요~~~제비 이름으로 피자 한 판" 부탁 드립니다~ㅋ
인연도 보통인연이 아닌가봅니다.
아부지와함께선배님...
그학생의앞날이 밝기를 바래봅니다!
이 사회 좋게 다가가도 삐딱하게 보는 세상 인데요.
온 세상 다들 행복했음 좋겠습니다
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출소님, 그라머 '새벽에 출조하신....(...어떤분... 어른....)
얼굴이면 가능한 일입니다만 아부지와함께의 얼굴에는 불가사의한 일입니다.'로 고칩시더.ㅜㅜ
제비님요,계좌번호 남기까예?
아부지와함께님, 오랜만에 인사 여쭙니다. 잘 계시죠?
알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따님이 보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열심히 잘 하고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건강...건강...건강 잘 챙기시길 ..
붕어와춤을님,에~고 성품이라고 할 것까지...온 세상 다들 행복했음...저도 손모아 봅니다.
사립옹임,오랜만이네요.반갑습니다.잊지않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 써주신 아부지와 함께님도 그렇고
받아준 학생도 그렇고
모두 다 아름답습니다 ^^
누구 딸인데...ㅋㅋ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 강!
조행기 올리셨든데, 조용한 시간에 볼려고 아끼고 있습니다.
며느리로 삼으십시요~~^^
아들내미와 나이가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포근한 정가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엔 부실한 난방으로 가족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지요.
마음만이라도 너그러워지고 따뜻해지고 싶은 바램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천하ㅈㅅ 쏘시지...
전 박스로다가...
사회 첫걸음일지도 모를 학생께 좋은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알바하시면서 심심할 때 소시지 드세요.
원글에 쓰려고 할까, 하다가 쓰지 않은 내용입니다.
몇 달 전, 퉁퉁한 어느 알바 여학생은
수시로 간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물어보았더니 하루에 서너개는 '아작'을 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알바비에서 공제한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벌어 먹고 싶은 거 사먹는데...
아무 말도 하지않고 웃기만 했습니다.^^
가슴이 따뜻하니 좋군요.
알바비로 먹는 걸...
전 감히 상상도 못할 일 입니다.
간식으로 주는 것도
쩐으로 바꿔서 귀가 해야됩니다...ㅠㅠ
아무것도 아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끼머쓰꼬님,착하고 순수한 여학생에게 제가 더 큰 것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효천님,언제 기회되면 싸나이 가슴 따땃하게 댑혀 줄 쏘주 한 잔 하입시더.
가슴 따뜻한 사람과 한 잔,
언제든 환영합니다.
님이 진정한 갑임다
대명이 영화배우 제시카알바를 연상케 하거든요.
아님,아르바이트 뜻과 관련은 있으신지요?
효천님,싸나이 가슴에 불을 댕겨라!^^
많이는 못합니다.소주 한 병이면 족하고,두 병이면 거의 죽음입니다.ㅎㅎ
갑이라는 말씀은 고마우나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부끄럽고 내세울 것 없는 놈이라서요.
그냥 웃기는 대명 고르다가...
뭐든 시켜달라는...
제 한테요
저 말고...ㅎㅎ
그래서 욜시미 잡일? 많이 하려고 노력 중 입니다.
작년이던가,제 글에 님께서 쓰신 댓글 '이슬을 만듭니다.'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말씀에 크나큰 힘을 얻었습니다.
다시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선이는 연락 자주 하지요?
궁금하네요.
담배 못 끊으셨구나^^
아부지님 따뜻한 마음씨에 쓸데없는 흔적 남겨봅니다~ *^^*
몇 번 저하고도 통화하였고요.
자꾸 길게 통화하려 해서 혼났습니다.(길어지면 짠한 마음에...)
걱정하고 우려하던 것은 기우에 불과하였습니다.^^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참,안부가 늦었습니다.사모님께서도 잘 계신지요?
그때 찍은 사진만 보면 행복함에 고마움을 늘 지닙니다.
재치있는 유머로 여학생에게 밝은 웃음을 선사하지 싶은데...
참, 이박사님도 그에 못지않는 유머가 있으시지..^^
샘이깊은물님,사장님 딸은 사장님과 완죤 붕어빵이라서 금방 표납니다.ㅋ
그리고 아직은 어린애들 밖에 없어요.님은 생각도 깊으셔...ㅎㅎ
이세상에 아부지마음이
아부지와함께님 같으면.....
세상 모든 아버지의 마음은 한결같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세상은 살아갈만 합니다!
♥ 운형궁님,
♥ 박라울님,
♥ 한우님,
♥ 괴기는맘속에있다님,
♥ 휘준아범님,
♥ 쌍파님,
♥ 다녀가신 모든 분
"고맙습니다."
따뜻한 마음처럼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학생들 떡볶이값 계산해주고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떡볶이 값만 12000 내주고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