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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루 ...

삼일절 아침 눈 뜨자 마자 태극기를 걸게 하고 곰탕국물에 밥한그릇 후루룩 들이붓듯 마셨다 서둘러 조반을든 이유 .. 늘 그렇듯 설이고 추석이고를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나서는 낚시때문이다 의미가 깊은날이니 가리지 않고 나선 조행에 마음 한쪽이 깨름하지만 해야 할것을 하지 못하면 한주일을 살아내며 정제되지 못한 속을 드러내게 된다 바닥수위를 만수로 바꿔버린 비가온 후이고 갑자기 기온이 차진 날이니 조황이 빈작일건 해보지 않아도 짐작하는바 이다 지난번 일요일 텐트를 치고도 내리치는 비에 낚시복이 모두 젖어버려 다소 얇은 옷을 빼 입었다 얇은 옷이라 하지만 이것 역시 겨울용 내피이며 비바람 가리는 외피인데 풍성한 다운이 주는 따뜻함보단 못할것 같다 오후에 아들녀석 기숙사 데려다 주는 당번이라 급히 서두른다 저기압에 잔뜩 흐린 날씨이니 오후 입질도 빨리 끝날것이다 도착한 낚싯터엔 인근의 주택에 사는 낯익은 강아지 녀석이 꼬리를 치며 반겨준다 나이도 꽤 됨직한 녀석 늘 가는곳이고 보니 낯이 익어 차소리만 들려도 금방 알아보고 반갑다며 꼬리를치며 반긴다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배를 드러내고 누워 금방 웃기라도 할것 같은 녀석 .. 잘 있었냐 . 그래 반갑다 일곱살쯤 됐겠지 ? 그래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 .. 녀석을 뒤로 하고 부지런히 포인트가 될만한 곳을 가늠해 본다 상류 60정도의 부들밭 ... 물이 황톳빛이다 위 논경지로부터 물이 흘러내렸던 유입로는 그나마 맑은물이 섞여 황토가 덜 짙다 저수지 전역이 황톳빛이니 새물챤스는 아니지만 물이 훓고 지난자리니 바닥도 깨끗할것이고 너무 짙지 않은 물색이니 이곳이 좋을것 같았다 주변엔 한겨울 보다 매서운 칼바람에도 낚싯터를 찿은 꾼들이 보이지만 챔질이 없다 예상대로 지난 일요일 막 살아나던 조황이 큰비와 궂은 날씨에 다시 꺽여버린것이다 입질이 얇다 굵은 오동찌를 쑥쑥 밀어주던 지난 일요일과는 달리 얇은 옥내림 찌임에도 새침떼기 아가씨 곁눈질처럼 야박하고 부실하다 작은 지렁이를 골라 껴도 가짓바늘을 해봐도 무거운 채비로 바꿔봐도 바늘홋수를 줄여봐도 똑같다 여러대 폈던 대를 반쯤 걷어버리고 네대만 남겨뒀다 예민한 입질을 극복하려면 다대의 확률보단 몇대의 집중이 유리할듯 해서다 찔끔후 2-3쎈티 올리는걸보고 채내면 여섯치 붕어들이 달려 나오는데 못본새 대를 끌고나가던 일요일의 입질은 기대하기 힘들다 붕어를 바늘에서 빼주고 손을 씻고나면 금방 손이 곱아온다 칼바람에 드러난 맨얼굴도 한겨울 폭설때보다 오히려 춥게 느껴진다 실질적인 체감온도보단 마음의 체감이 작용한듯하다 겨울은 겨울이어서 당연히 춥다고 인식하니 덜 추웠던거 아닐까 절기만 믿고 봄인듯 인식하니 아직 남은 겨울 뒤끝이 한참때보다 더 추운것일 것이다 일곱치가 최고다 이십여수 .. 손가락만한 작은 녀석들은 바로 던져주었으니 마릿수로는 삼십여수쯤 했나 보다 지난 일요일 조행에 축축해진 용품들을 바로 차에 넣었더니 습이 가득하다 일찍 걷고 차문을 열고 장비를 모두 내려 바람에 건조하고 차안도 통풍을 했다 엉망이던 차안이 말끔히 정리되니 마음도 후련하다 잘 정리된 차안과 낚시용품은 마음의 위안이다 급하게 나간 출조에서 완벽하게 상황에 맞혀둔 채비가 미리 준비돼 있을때의 든든함처럼 차속 정리도 제대로 돼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저수지 주변 밭엔 냉이가 벌써 꽃필 준비를 하느라 줄기가 드세져 가고있다 집사람과 냉이캐던 지난 외출이 문득 떠오른다 잠깐의 여유였지만 추위에 떨면서도 즐거워 하던 아내의 밝은 얼굴이 생각나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찬바람에 꾼들도 모두 이른귀가를 하고 차를 시동해 출발하기전 강아지 녀석과 또 작별인사를 한다 잘 지켜라 .. 일요일에 또오마 다음번엔 육포라도 좀 갖다주마 .. 꼬리를 치며 한참 서서 보고있는녀석이 오랜 친구같다 시원한 손맛은 없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흐린날도 맑은날도 따뜻한 날도 있을것이다 아주 입질조차 보지 못하기도 .잔녀석들만 나오는날도 .굵은녀석들이 줄서는 날도 있을것이다 매번 원하는 대로 가질수는 없는일 폭설 속에선 손가락 만한 붕어도 반갑지 않았더냐 흐린날 잔뜩 걱정하고 힘들어 하지만 언젠간 곧 해가 떠오르고 씻은듯 맑은날도 분명 올것임을 .. 이만틈 살았으면서도 그 간단한 자연의 순환을 .삶의 굴곡을 익히지 못하고 마음을 상하느니 .. 미련하고 또 미련하다 흐리고 찬 바람 부는날 . 살아 숨쉬고 내발로 걸어 움직이며 식욕을 느끼니 이마저도 삶의 기쁨인것을 ... 지난 조행중 강아지 사진입니다 2011-01-30 15_freebd11274950.jpg

하하,,,,

멍멍이 보초를 두셧군요,,,

굿은날씨에 그래도 손맛보셧습니다,,ㅎㅎ

저는 이래저래 출조길을 막는 일들이 생기는 바람에

사다놓은 지렁이통만 바라보고잇답니다

추운날씨에 고생많으셧네요,,,^^
고르지 못한 날씨에

붕어 구경만 해도 영광 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은둔자님!
굳은 날씨에 행복한 고생 하셨습니다.
큰붕어가 물고 늘어질 때도
잔챙이가 새침떼기 입질을 해도 그저 자연의 몫으로 생각하시는 여유가 좋습니다.

아래 "월척 접속수"란 글에서 은둔자님을 떠 올리지 못했습니다.
제 머리의 한계인가 봅니다.
은둔자님,권형님 모두 자게방에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행복한 월척지를 만드시는데....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도 바쁜 일정 보내셨으니 편히 쉬십시오
은둔자님..

손맛 진하게 보셨다니 제가 다 기쁩니다^^

요즘 가게일 때문에 저수지 구경도 못하고있습니다.. 그저 부러울따름입니다..

수고하셨구요.. 편안한 밤되세요^^
남도 사는 후배가 전화 해서 형님 겨울에 왜 물낚이 안되나요? 물이 어나요? 이렇게 물으면 많이 미워지지요.
이 계절에 손맛 보셨다니 부러울 따름이지요.
남도 구경 한 주 더 해볼까 계획 중이긴 합니다만, 잘 될 지 모르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역시 은둔자님이십니다.

아직 낚시대 쳐다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제자신이 많이 게을러 진거 같네요.
헉 울강쥐를 언제찍었우 ㅎㅎ

즐낚안출하시공 봄나물 마이드시우
공격적인 낚시는 아랫도리 힘이 있을때 해야 제맛이 납니더~^^*

비린네가 여기까정 나네요~
안녕하신지요?

언제쯤이면 은둔자님과 물가 나들이를 할 수 있으련지...ㅠ.ㅠ

영광권으로 나들이가 쉽지가 않군요...

늘 행복하신 모습과 가족사랑이 정말 아름다운신 은둔자님...

내내 그 모습 그대로 여전하시길 소망합니다...
개 무서워 합니다.
낚시터 가서 강아지 줄 없이 다니면 그냥 도망 옵니다.ㅠ.ㅠ.

하여간 삼월 첫 출조에 손맛 보심 축하드립니다.
그짝이 물이 따시긴 따신가보네 눈그리많이와도 얕은 수심에 입질붙는거보니...

그려 .. 입질없을 땐 죽어라 용써봐야 소용없우 ㅎㅎ

낚시가 힘으로 된는것두아니구 ...

한번씩 차에꺼 몽땅 내놓고 말릴거 말리고 버릴거 버리고 ....

정리하고나면 개운하지요

뭐 꼭 낚시가 잡아야 맛은 아니더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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