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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흐림,오늘은 맑음(담아온 글)

대가천(大家川). 산자수려한 가야산 서북면계의 어느 이름없는 산골짜기 바위틈에서 발원하여 수백여 리의 길을 이리저리 달달 달려오면서 여러 골짜기들의 세천들과 어우러져 고향 적송리를 저만치 남겨두고 부끄러운양 허리를 살짝 뒤틀어 남쪽으로 휘 내달으는 큰 내의 이름이다. 걸맞은 이름처럼 수량은 사시장철 항상 넉넉했고 그 물의 맑기는 가히 자지러질듯한 청류요 옥류였다. 그래서 늘 그곳은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고기가 참으로 많았다. 꺽지, 빠가사리. 피라미, 모래무지.쏘가리등 온갖 종류의 고기가 늘 그곳에 있었다. 특히 은어가 많아서 가근방 입맛 잃은 남정네들의 입에는 별미요 축복이었다. 언젠가 문중의 숙항들이 그물로 잡은 은어를 내장만 빼고 머리통까지 삼키면서 수박 맛에 한 뼘을 더한다고 떠들고,, 아예 어떤 숙항은 벌겋게 끓인 매운탕에 코를 박곤하였다. 오늘날처럼 혼자서라도 견디어낼 수 있는 TV나 혹은 마땅한 읽을 거리나 장난감 마저 언감생심 하던 그 시절에 더욱이 농촌에.. 그 곳은 우리들의 자유 세계며 낙원이며 왕국이었다. 인적이라곤 전연 찾아 볼 수 없고 고요란 고요가 다 내려 앉은 그 곳에는 햇살은 그 본래의 빛살을 그 무엇으로 인하여 더럽힘 없이 내려와 온 주위에 빛나며 그 물이며 그 풀들과 그 나무들은 너무나 고요하여 새들의 소리와 바람마저도 산들거림이 멎어 있다. 그러나 그 곳에 우리들이 발을 들여놓는 순간, 햇살은 크게 흔들거리며 유리알처럼 와장창 깨어지고, 바람은 나무잎새를 흔들고 새들은 그때서야 그들의 노래를 시작하며, 물도 그제서야 어깨춤하고 흘러가며 모든 생명들이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 곳에는 왕도 없고 신하도 없고 다만 완전한 자유와 평등만을 가진 자연의 일부인양 우리, 우리들만 있었다. 우리는 그 왕국에서 해질녘까지 일상 늘 하던 짓을 복습하며 웃고 떠들었다. 물싸움, 물방게잡이와 뒤집어 돌리기, 모래집짓기, 우리들은 왕국의 초입에서 부터 벌거숭이인 채로 아직 여물지 않은 것으로 멀리 물줄기 보내기와 비교하기, 물속에서 오래 참음과 같은 우리또래가 할수 있는 것을 반복하면서 놀았다. 그 중에서 참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반쯤 얼굴을 물속에 담그고 물아래속을 들여다보면 발바닥 사이로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져 살며시 빠져나가는 모래와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그 주둥이 나의 종아리를 톡톡 건드릴 때 전해오는 그 간지러움이, 그 앙징맞은 주둥이로 무슨 물속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 이때쯤이면 점심으로 찬물에 식은 보리밥뎅이를 말아먹고 온 우리들의 배는 아우성을 친다. 몰라도 그만 알아도 그만 우리를 위해서(?) 거짓말처럼 틔워놓은 구멍을 통하여 용감하게 참외서리를 하여 물에 한번 슬쩍 담궜다가 그대로 으석으석 먹으면 그 맛은 꿀맛. 애초부터 죄의식은 없다. 그건 우리들 왕국의 당당한 소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상 놀던 곳에서 이 리 정도 하류쪽으로 내려가면 신정소(沼)가 있는데 어머니 말씀으론 그 곳에는 천년묵은 이무기가 살고 있고 그 깊이는 명주실 한타래를 풀어도 알 수 없는 곳이라 하시면서 그 곳에는가지 말라고 하시곤 하였다. 허나 한번씩의 예외는 있는 법. 칠년대한에 비 안 오는 날 없고 구년지수에 볕 안 든 날 없다듯이 그 어느 날 둥둥둥 하며 징소리가 어렴풋이 들리기 시작하면 우린 누가 먼저랄 것없이 아랫도리만 가리우고 그 곳을 향하여 냅다 뛰기 시작한다".그렇지! 오늘도 누가 숟가락을 닦아 얹었구나"하면서 아! 그 곳에는 무당들의 푸닥거리보다 더 한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겄이 있으니 그것은 푸짐한 음식이었다. 몸은 비록 없어도 이승의 미련때문에 이승과 저승 사이를 정처없이 떠돌다 잡귀인 영산이 되기 때문에 무당들이 물에 빠져 수살영산이 된 원귀를 저승으로 천도한다고 넋굿을 벌리기 때문이다. 동네 어른들의 말에 의하면 두서너 해마다 꼭 한 두 사람이 그 소에 몸을 던져 죽는다 했다. 우리들은 무당들의 살풀이 춤이나 가족들의 초혼의 넋두리보담 '염불보다 잿밥에 정신 없다'는 중처럼 갖가지 음식이 층을 이루며 차려진 상을 연신 바라보면서 서로 꼬집어보며 시간의 더디 감을 나무라곤 하였다. 대처에 있는 나를 빼곤 또래들은 추석, 정월 초하룻날의 명절에도 대면치 못한 음식이랴! 종내 푸닥거리가 끝난 다음의 우리들의 손은 발이 되고 발은 손이된다. 개구리 배마냥 불러온 배를 만지면서 우리는 누구라 할 것없이 "또 누가 안 죽나? " 하면서 히죽 웃는다. 우리들은 우리의 왕국에서 인간 세계의 천덕구러기로 돌아갈 시간인 해질녘까지 놀다가 모두들 물을 먹어 토끼같이 새빨간 눈으로 저녁연기가 아스라히 피어나는 집으로 느릿느릿 돌아간다. 이렇게 그 곳에서의 놀이는 철따라 물놀이, 썰매타기로 체면을 가릴 줄 아는 나이가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국민학교 때의 나의 그림그리기 시간은 항상 물놀이에서 물놀이로 끝나는 그림이 태반이 넘었다. 어지간하면 한번은 불조심포스트를 그리는 시간에 선생님께서 "너는 불조심보다 물조심포스트를 그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겠느가. 지금도 비빔국수보다 물국수를, 비빔냉면보다 물냉면이, 김치보다 물김치가, 국 없으면 어쩐지 허전하고 무슨 물이든지 잘 먹고 영화나 다큐멘타리도 물에 관한 것이면 어느것보다 좋은 것은 지난 날의 그 왕국에서의 물놀이에서 원없이 많은 물을 먹은 익숙함 탓일까? 이건 순전히 우스개 소리일 뿐이다. 고향을 찾던 날 . 나는 오래전 우리들의 왕국이었던 그 곳을 보았다. 내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그리웠던 그 풍경들을 허겁지겁 눈으로 쫒으며 기억속에 흔적을 찾아내려 애썼지만 그 곳은 쇠비름과 엉겅퀴와 개망초들이 뒤덮여져있고, 이 곳 저 곳에는 흙먼지를 뒤집어 쓴 깡통들과 말라버린 쥐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고 그 맑고 넉넉하게 흐르던 그 물들은 하천 바닥을 송두리채 뒤엎은 불도저의 카터필라 자국속에 땟물처럼 흐르고, 냇가 따라 무성한 잎을 달구었던 미루나무들은 밑동이 부러진채 하늘을 향해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군데군데 만들어진 작은 물웅덩이엔 틀림없이 며칠 안으로 장구벌레들이 기승을 부리리라. 정녕 이곳이 우리들의 낙원이었고 왕국이었던가. 그 해맑은 웃음들과 그 왁자자한 소리와 명징한 햇빛과 그 바람과, 수박처럼 달다던 그 은어와 그 징소리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지방천 3급'이라고 뽐내며 서 있는 팻말을 보면서 분노와 슬픔보다 깊이를 알수없는 것은 배신.배신감이었다. 그 날따라 뉴스에서는 황사가 제일 심한 날이라 하였다. 그렇다. 이제는 주님의 강으로 가자 ! 켜켜이 쌓인 더럽고 추한 것을 주님의 강에서 말갛게 씻어보자. 그 강에서 사랑의 고기, 겸손의 고기, 온유의 고기, 오래참음과 교만치 아니함의 고기를 건져내자. 그 곳은 영원히 마르지 않고 늘 넘쳐 흐르는 생명의강. 은혜의 강이기 때문이다. 그 날은 흐림, 오늘은 맑음.

이글은 고향의 선배가 교회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어려서 물을 좋아하여 그것이 뿌리가 되어 이순의 이 나이에도
물만 보면 어찌할 줄 모르는 꾼이 되어버린 것인지 모르지만....

이 글의 전편을 꿰뚫는 자연 사랑에의 글
그도 어렸을 적 궤벗고 놀았던 그 냇가에의 풍경을 손에 잡히듯
풀어놓은 글과 그 아름답고 맑았던 자연을 부신 것들에
대한 강한 분노와 아쉬움이 가슴을 쳐대어 처음 이글을 접하고
고향선배인지도 모르고 수인사도 하지않았던 그 선배를 찾아
바로 형님이라하였던 강한 인상을 남겼던 글이어서
자연과 물,그리고 그곳에 자리하였던 물고기들이 이글을 올린 이는
낚시꾼이 아니지만 우리 낚시를 즐기는 이들
모두가 바라는 맑고 아름다운 자연을(비록 지금은 깨어진 것이지만....)
그림그릴 수 있는 글이어서 조심스레 담아와 보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봄봄님
어린시절 추억을 회상케하는 봄봄님의 글 감사드립니다
깨벗고 멱을감던 어린시절이 그립습니다
봄봄님 내내 건강 하십시요
제 어릴적 과거를 글로써 적어 놓은듯 합니다.

강으로,산으로 천둥 벌거숭이로 뛰놀던 그곳이..

이젠 기억 저편에 아스라히 추억으로만 남아 있읍니다

어릴때 게부랄티 친구들은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해 놓은것 없이 나이만 먹고 말았읍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내내 건강 유의 하시길 바라오며..(_._)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에 어울리는 분인것같습니다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어린시절 자연속에서 자연에 동화되어 천진난만 했던 생각를 떠올리며 잘 읽었습니다.
강산이 네번은 변한 세월의 흐름속에 오직 그 때 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몸은 비록 주름투성이로 변해갑니다만,
마음은 시공에 자유롭습니다.
"그대 어린시절을 잊지말고 가끔은 떠 올려 보게!"
봄봄님!
겨울비 뒤의 상큼한 날씨가 생기를 줍니다.
건강하시길...............
어릴적 뛰어놀던 뒷동산이 생각나네요

어릴적 동심으로 잠시나마 여행을 다녀온듯 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물!

만물의 고향입니더.

반가버요 봄봄님!

짠한 글 예날 생각하며 읽어 내려옵니다.

조영남의'옛생각' 좋아합니다.

가요방 가면 꼭 부러는 노래입니다.

뒷동산 아지랑이~~~~~~~그시절 그리워 동산에 올라보면

놀던바위 외롭고 흰구름만 흘러간다~~~~~~~`
많은 분들 다녀가셨군요,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은 하얀 비닐터널천지로 바뀌어 버린 내고향 성주
초전의 십만리벌이라고 이름지어졌던 넓은 벌 그 사이를
흘렀던 에메랄드빛 맑은 물,붕어,피라미,중태기들의 놀이터였고

물속 고사리주먹하나가 들어갈만한 구멍속에 손을 디밀면
손구락을 깨물고 달려 나온 갈색 알을 꼬리에 하나 가득 안고
나오던 가제......

이제 그 물속에 움직이는 생명체를 찾기 힘든 지경에
놓인 고향의 농수로입니다

그 개울에서 놀아야 할 아이들 이젠 티브이와
컴퓨터게임에 붙들려 버린지 오랜것 같구요
대가천 ...

전국에서 버들치가 젤로 많다는 ...

좋은 밤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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