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낚시족
드물게 계획에 없던 단체... 출조가 된 경우에도 본류는 쳐다보지도 않고 그의 눈에만 보이는 주공아파트 만한 주변의 수초더미를 발견. 리모델링을 하고나서 가지고 있던 15대와 빌린 15대를 펴고 매점에서 파는 신장떡밥에는 일별도 주지 않은 채 무슨 무슨 벌레.. 등을 게걸스럽게 찾아다니며 혹은 주변의 콩밭, 옥수수밭을 헤집고 다닌다. 드물게 여염집 메주를 탐하다가 도둑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조황을 주고받는 이들에게 토끼눈이 되어 울부짖는다. ‘니들이 ..애물낚시를 알아.’ 밤새 말 한마디 나눔 없고 정신세계는 피폐해져서 매끄럽지 않은 무성음은 발음이 잘 안 된다.
땜족.
‘한 마리를 잡아도 물 맑은 곳에서 힘센 강 붕어를 잡아야지. 버글버글 거품 나는 저수지 떡붕어들 잡아서 어디에 쓰게.. 여기 붕어들은 회를 쳐도 되!‘ 그들의 신념이며 대부분 그들의 가훈은 ’오름수위‘이다. 마릿수조과는 드문 편이므로 초저녁부터 지나치게 의기투합하여 호탕하게 노래방, 단란주점, 룸살롱 등으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역에 따라서 외부화장실을 가다가 토박이들과 시비가 붙어 영영 땜으로는 못 돌아오고 낚시장비 값만한 위자료를 지불하게 되는 부작용이 가끔 나타난다.
수로 족
무슨 낚시를 하는데 돈을 내고 해! 그들의 낚시인생에서 가장 큰 산은 청소비이다. 이제는 드물지만 간혹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장비의 절대량은 작지만 색상은 다채롭고 꼭 필요한 것들만 있으며 장비를 소중히 다룬다. 추억속의 장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식사 전이라면 간혹 인근에서 반찬거리를 장만하러 나오신 할아버지들도 만날 수 있다.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지 할머니에게 필요한 량을 확보해야 하므로 그분들의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왜소한 체격의 할아버지 일수록 더 그러하다.
양어장족
‘보다 가는 줄로 보다 작은 바늘로’ 족이다. 낚시대 및 본인의 안전이 절대 보장되는 곳이어서 장비를 최소한으로 경량화 할 수 있는 반면에 찌 길이는 계속 길어진다. 고수가 쓰는 것 인가보다. 나중에 .. 되면 써야지 어떤 용도인지도 모르고 산 양어장용 찌가 기십만원어치이다. 반 토막으로 잘라서 사용할 수도 없고 후회막급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어서 장비의 우열, 조과의 우열 등이 너무 가까이서 자주 나타나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 떼를 쓰는 경우도 많다. 양어장족은 Only양어장인 성향이 가끔 나타난다.
가족단위족
‘주말은 가족과 함께’ 족이다. 낚시장비보다는 향응, 숙박장비가 주가되며 그 날 인근의 낚시족들은 동참하여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삼겹살이나 얻어먹으면 운이 좋은 경우이다. 우연인지 이 단위 여인들의 복장은 7부 바지에 슬리퍼이다.
중층낚시족
하다하다 안되니까 층별로 잡겠노라고 이층인지 삼층낚시도 나타났다. 유일하게 책상다리를 하고 낚시를 하는 기법이다. 하도 낚시가 안 되는 날 해보았는데 그냥 발을 뻗고 하는 편이 났겠다. 이 낚시 기법의 대상어는 정신지체가 좀 있는 듯 눈알 색깔이 영.. 아니다. 이전에는 이것이 무슨 붕어인지도 모르고 좋아라했었는데 지금은 이것이 많이 있는 곳은 가지도 아니하거니와 혹 잡히면 살림망에 넣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낚시한 보람이 생기지 않는다.
릴족
대형 잉어등을 주대상어로 한다. 릴은 안 가져와도 물레방아로 대용할수 있지만 운동회 천막과 솥은 필수지참물이다. 보통의 낚시에서는 조과가 유일한 목적이 되어 버리고 마는데 어떤 의미로는 바람직한 형태이다. 강변에 릴을 쳐놓고 산수를 감상하며 책을 읽기도 하고 즐겁게 놀면서 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만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한 명당 나와바리가 광대해지는 단점은 있다.
옆족
이 부류는 엄밀한 의미에서 낚시족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찌된 일인지 주변에 낚시족이 한 명도 없는데 유일하게 낚시를 따라만 다니는 인간이 하나 있다. 1박2일동안 낚시를 하는 시간은 남의 자리가 비었을 때 잠시 앉아 있는 것이고 나머지 시간은 주로 마신다. 이웃을 넘보아 실시간 조황을 전달하는 것과 수초제거 등은 거의 의무사항이며 어디에선가 물차는 소리 ‘뜰채’소리가 났을 때 현장을 왕복하여 이제는 정확한 칫수, 미끼까지 파악하여 알려준다. 낚시자체를 할 줄은 모르니까 새로운 친구를 현장에서 쉽게 사귈 수는 없는데 어쩌다가 같은 족을 만나게 되는 경우 귀가 직전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매점이 없는 곳, 좌대로 가는 날은 안 나타난다.
여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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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데 웃고 갑니다
한참을 넋놓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안출하시고 장마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대단하신 통찰력+글솜씨 감탄합니다.
근데 자동빵족은 없나요~~~~~~~~~~~~~~~~~~~~~~~~~ㅎㅎ
퍼온글 인진 몰라도 ....
물론 웃자고 한 소립니다
풍자적이고 해학적인면으로
약간은 비하적인것 같으나
반성할 것은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