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고향마을에는 참으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아침이면....개똥아!! 학교가자....영식아...순돌아.....순자야...영자야...미자야.....학교가자~~~
아이들은 보자기에 책을 싸서 어깨에 둘러메곤 까르르 깔깔!! 하하하...호호호...재잘재잘....조잘조잘 거리며 학교를 갔지요..
하교길에는 서로 약속을 한것도 아닌데.....뭐가 좋은지 하하하...호호호...재잘재잘 거리면서 집으로 돌아 옵니다...
불행히도 청소당번에 걸린 아이들은 먼저 가는 동무들을 향해 주먹밥을 날리면서도 후다닥 청소를 마치곤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아지랭이 피는 봄에는 냉이랑 달래랑 씀바귀도 캐고.........
진달래, 개나리, 아카시아 피는 계절에는 뒷동산에 올라 아카시아 꽃을 한입 가득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뛰어 놀았습니다..
여름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누구나 할것 없이 동네 개울로 놀러 갑니다...
쪽대, 삼태기, 밀가루채....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고나와 고기를 잡고 놉니다..
송사리, 피래미, 퉁가리....그리고 이름모를 수많은 고기들...참 많이도 잡혔습니다..
가을이면 메뚜기 잡아 구워먹고....겨울이면 사랑방에 모여 고무마,감자 구워 먹으며 재미나게 놀았지요...
조금 머리가 큰 형들은 어른들 몰래 집에서 훔쳐온 농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담배도 뻐끔뻐금 피우곤 했지요...
아이들이 커갑니다...
옆집에 사는 순돌이와 영식이, 순자와 영자는 읍내 중학교로....
공부를 잘했던 뒷집에 사는 영희와 철이 그리고 성식이와 규식이는 멀리 도회지에 사는 친척집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살림이 궁핍했던 시절이라 일부 아이들은 서울로 서울로 떠납니다....구로동에서...청계천에서 힘들게 힘들게 일을해서
고향집으로 돈을 부칩니다...자기는 공부를 못했지만 동생들 공부시키는 재미에 열심히 돈을 벌어 매달매달 돈을 부칩니다..
명절입니다......
앞으로 열흘이나 남았는데....마음은 벌써 고향집에 가 있습니다...
영자는 이뻐졌을까? 미자는 코 안흘리나 모르겠네....영철이 시키는 고추에 털이 났다던데......
마침내 명절날.....타지로 나갔던 아이들이 고향으로 모입니다...
반가워 어쩔줄을 모릅니다.......잔치가 벌어 집니다....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맛난것 얻어먹고
밤이면 또 사랑방에 모여 살아온 이야기를 합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커갑니다....남자애들은 군대도 가고....여자애들은 벌써 시집을 간 애도 있습니다...
명절이 되도 고향집에 돌아 오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듭니다...
예전처럼 활기차지도 않네요.....
또다시 세월이 흐릅니다.....
고향에 남은 친구들은 타지로 간 친구들을 그리워 하지만
고향떠난 친구들은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는 큰일이 아니면 고향집도 자주 들르지도 못합니다..
명절이 되도 흥이 안납니다...고향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너무 많이 줄었습니다....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은 기다립니다...그래....니덜이 언제까지 타향살이 할거냐......언젠가는 돌아오겠지....
너무 늦게나 오지마라......팔다리 힘빠지면 놀고 싶어도 못논다....같이 놀수 있을때 내려와라..............
타향살이 지친 친구들은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아이고 더 늦기전에 고향으로 내려가야 할텐데........친구들이 기다릴텐데....
친구야~~~~~~~~~ 보고싶다!!!!!!!!!!!!!!
월척 자게방도 옛날로 돌아갔으면 하는 심정으로....
때지난 설명절 인사를 긴 글로 대신합니다........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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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행복하세요...
이젠 시골에 가도 부모님 돌아 가시고 친구들 얼굴 잠시 보는게 다 입니다.
새해 인사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일 만사형통 되시길 기원합니다
고향이 그 고향이 아닙니다
지나치는 선후배님과 잠깐의 인사가 다입니다.
님의 글을 읽다보니
명절만 되면 뒷동산에 모여 선후배가 함께모여
떠들석하게 과자내기 자치기하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모든 물질이 풍부해지면서 마음 한구석에 정이 그리운것은................
찬 서리가 내리는 하얀 아침
고향 생각에 뒤척이던
기나긴 겨울밤을 접어두고
하룻길 삼백 리
그리움 찾아 떠나가리라.
애닯던 타향살이
반평생의 그리움을 앞세우며
시간을 쪼개며
나 돌아가리라.
토담 초가집도 사라지고
옛 정들은 희미하지만
소꿉놀이의 추억을 나누던
옛 친구들이 아직도 기다리는
내 고향.
그 정겨운 고향으로
나 돌아가리라.
유달리 낯선 느낌을
이번 명절에 받았습니다.
그냥 짬이 나서 가 본 이미 폐교 된 옛 국민학교.
옛 학교를 개조해 들어선 한우집
노래방 기계 소리만 빵빵 하더군요.
눈이라도 덮히지 않았다면
처음 서울 온 느낌 이었습니다.
그립네요.
새해강건하시고,어복충만하십시요~^^